[티티엘뉴스] 네덜란드 국적의 KLM항공(KL)이 한글로 쓴 '승무원 전용 화장실' 메모로 촉발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한국인에 대해 차별적인 조치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14일 광화문 포시즌스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KLM항공의 한국, 일본, 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기욤 글래스' (Guillaume Glass / General Manager for Korea, Japan and New Caledonia),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 ‘프랑수아 지우디첼리’ (Francois Giudicelli / APC Business Development), 한국, 일본, 뉴칼레도니아 커머셜디렉터 ‘크리스 반 에르프’ (Chris Van Erp / Commercial Director for Korea, Japan and New Caledonia), 한국 지사장 ‘이문정’ (MJ LEE / Country sales manager) 등이 참석해 기욤 글래스 지역사장이 사과문을 낭독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 왼쪽부터 '기욤 글래스' KLM 한국, 일본, 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Guillaume Glass / General Manager for Korea, Japan and New Caledonia)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 일본, 뉴칼레도니아 커머셜디렉터(Chris Van Erp / Commercial Director for Korea, Japan and New Caledonia), ‘이문정’ 한국지사장 (Country sales manager), ‘프랑수아 지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 (Francois Giudicelli / APC Business Development)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안내문을 영어로 병기하는 것을 잊은 것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그리고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행위로 해석돼 한국 고객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KLM은 전 세계 자사 승무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고 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인천에서 출발·도착하는 항공편 운항 전 승무원 브리핑 시간에서 이번 문제를 다시 강조하겠다고 했다.
기욤 사장은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은 항공사의 공식적인 운영 정책이 아니다" 라고 말하며 "탑승 승무원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승객을 차별했다' 는 점에 대해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을 전면 금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순히 비디오나 인스타그램만 보고 초기에 밝혀진 몇가지 사실만으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고, 보다 심층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해당승무원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1차적으로 회사 측과 간단한 면담을 진행한 승무원은 "영어까지 적는 것을 깜박했고, 이는 단순한 실수"라고 말했다고 KLM측은 설명했다.
글래스 사장은 "이 문제는 KLM 본사 임원진에게 바로 보고되었다"고 말하며 "내부적으로 경위를 조사 중으로 해당 항공편에 타고 있던 승무원 10명은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에 도착하는대로 기내 운영 총괄 부사장과 심도깊은 면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항공기에는 네덜란드인 승무원 8명과 한국인 승무원 2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논란을 일으킨 승무원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면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문제가 된 KL201편 777-200 기종에는 총 320석에 탑승객 277명, 한국인 135명과 외국인 탑승객 142명이 타고 있었으며 네덜란드 국적 승무원 10명과 한국인 승무원 2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참고로 해당 기체는 총 5개의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으며 2개는 비즈니스좌석 구역에 나머지 3개는 이코노미 좌석 구역에 설치되어 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KLM 인사들이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 이문정 KLM 한국지사장
▲ 질의 응답 시간
그러나 논란은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에 불거졌다. 기욤 글래스 지역사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에 더 많은데,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격리하고 차별했을 리가 없다"며 "이번 논란이 차별로 해석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논란은 인종차별이 아닌 단순실수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또 글래스 사장은 “코로나바이러스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 문제”로 “미디어를 지켜보니 유럽에서 일부 그런 시각(인종차별)이 있는 것 같다. 이 자리에 선 것은 회사가 이 사안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문정 KLM 한국 지사장은 기자에게 “글래스 사장의 사견”이라면서도 “KLM과 글래스 사장은 이번 이슈를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승객에게 인종차별로 느껴지게 만든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인 김모씨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출발해 암스테르담에서 환승해 한국으로 왔던 것으로 알려졌고, 13일에 KLM측의 사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주주모임을 비롯한 여행·항공 커뮤니티에서는 KLM항공 기내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KLM항공 불매운동을 주창하고 있는 상황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이다. KLM항공을 탔을 때 받았던 인종차별에 대해 성토하는 글들도 보이고 있다. 한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KLM항공이 그동안 1989~1991년 제작 B747-400 콤비 항공기로 한국 노선을 운항한 바가 있어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해왔다(지금은 보잉777-200)"며 "오래된 항공기는 정비를 잘한다 해도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겉으로는 세계 최초의 민간항공사를 표방하지만, 현재 운항하고 있는 KL855편은 평균 기령이 12.8년~16.4년에 달하는 등 심각하게 노후되었다. 이것만 봐도 한국 시장을 대하는 KLM항공측의 차별적인 행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문제가 많은 항공사임을 국민청원 등을 통해 알리고 취항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많은 누리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기자간담회 기사가 노출되자 인종차별 이슈가 아닌 단순 승무원 전용 화장실 사용건으로, 또한 단순히 개인의 행위로 프레임을 만들어 이번 이슈를 애써 축소하려는 KLM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는 '인종차별 논란'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 KLM 사과문 전문 (한글 번역)
안녕하십니까?
KLM은 2월 10일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KL855 항공편에서 있었던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승무원 전용 화장실의 운영 및 공지와 관련해 승객 여러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승무원 전용 화장실의 운영은 KLM의 정해진 정책은 아닙니다.
이러한 결정은 항공기 승무원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에 대한 공지는 한글로만 이루어졌습니다. 영어 안내문구는 승객의 지적이 있은 후에야 추가 기재되었습니다. 이것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이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입니다. 이에 저희는 이에 대해 사과를 드리는 바입니다.
저희는 일부의 승객 분들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해당 승무원의 의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저희의 실수는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행위로 해석된 바 한국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사안은 KLM 본사 임원진에게 바로 보고되었으며, 내부적으로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KLM 기내 서비스 총괄인 수석부사장 ‘미리암 카트만(Miriam Kartman)’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해당 항공편의 승무원은 한국 승객에게 미친 피해와 관련해 기내 운영을 총괄하는 고위 임원진과 별도의 면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와 별개로, 저희는 어제 모든 KLM 승무원들에게 승무원만을 위해 운영되는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지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인천으로부터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항공편 운항 전 실시하는 승무원 브리핑 시간을 통해 해당 이슈를 다시 한 번 강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해당 항공기에 탑승하셔 불편함을 겪으셨던 승객 여러분과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겪으셨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를 드리는 바입니다.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 KLM 사과문 영문 전문
Ladies and Gentlemen, good morning.
KLM wishes to explain its position regarding crew-only lavatories in response to the incident onboard KL855 flight to Incheon from Amsterdam of 10 February.
First of all, we would like to express our sincere apologies to all passengers who were offended by the operation and announcement of crew-only lavatories.
It is not KLM policy to reserve lavatory for crew.
The decision was taken by the crew, and the announcement was written in Korean only and the English version was only added after it was pointed out by a passenger. This is a human mistake and we apologise for it.
We take the allegations that we have discriminated against a part of our passengers very seriously.. We are deeply sorry that this was viewed as discrimination, which was absolutely not the intention of the crew.
The issue was immediately reported to headquarters executives and is under investigation internally. To prevent this from happening again, Our Executive Vice President for inflight service, Myriam Kartman, will take all necessary measures. The members of that particular crew will talk with inflight senior management about the impact on the Korean passengers.
In addition, we have reminded yesterday to all KLM crew that it was not allowed to reserve a lavatory for the sole usage of the crew. And we will remind this at the crew briefing prior to departure to/from ICN.
We would like to take this opportunity to apologize to the passengers who have been inconvenienced onboard the KLM aircraft and to the people of the Republic of Korea who have been offended by the incident.
Guillaume Glass
General Manager for Korea, Japan and New Caledonia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