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래도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2018-09-04 23:49:25 | 편성희 기자

[티티엘뉴스 ▶인사이트 브리핑] 그래도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출처: 픽사베이


돈이 돌지 않는다. 혈류가 딱딱하게 굳어버린 느낌이다. 만 1년이 넘도록 중국 여행 인·아웃바운드 시장이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바운드도 개별자유여행시장이 성장했다고 하지만, 관련 업체들 실적 제고에는 별반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3000만 명 출국자 수를 전망하는 아웃바운드 시장도 올해는 일부 동남아 지역과 특가 미주·유럽여행 상품 등을 제외하곤 여행 예약률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추석 예약률도 예년 같지 않다. ‘전세기’ 상품 담당자들의 상당수가 “모객이 안 된다”고 탄식이다. 더좋은여행을 비롯한 중견 패키지여행사의 파산 및 항공권 전문 판매 여행사 탑항공의 BSP부도 소식은 위기론에 힘을 더 싣고 있다.


특히 “지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 더욱 우려스럽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 더 섬뜩하게 들려온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기업경기동향조사서>에 따르면, 관광산업의 1분기 업황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3.7로, 전 분기보다 9.7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관광숙박업 및 식당업(66.2)이 전 분기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선행지수로 활용되는 증시 지표는 여행업계의 위기를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대장주인 하나투어는 지난 1년 새 최저인 7만 원 선이 붕괴됐고, 모두투어도 2만 원 초반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주도 좀처럼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최근의 인·아웃바운드 여행시장의 경기 악화엔 ‘내수 경기 부진’이 크게 작용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플랫폼이나 신용카드사 여행부서 등에선 상대적으로 실적 부진 폭이 덜하거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건 반전이다. 과거처럼 외환위기도 아니고 국제정세 불안도 아닌, 소비자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비 기근의 시대, 줄어든 소비층의 눈길을 사로잡는 여행업체. 경기불황에도 여행산업계 생태계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재편의 길을 걷고 있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