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Talk] '신과함께-인과 연' 주지훈 전생은 뱀장어?
2018-08-11 00:10:57 , 수정 : 2018-08-11 18:07:38 | 이민혜 기자

[티티엘뉴스] 지난해 14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후속 작품으로 '신과함께-인과 연'이 1일 개봉했다. 10일 오후 10시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신과함께-인과 연'은 누적 관객 수 8,060,236, 예매율 35.4%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차지해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이번 주말에는 천만 스코어를 찍을지 기대된다. 개봉을 앞두고 극 중 저승차사 '해원맥'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와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Q. 촬영은 한 번에 했지만, 작품은 두 개가 나왔다. 어떤 기분인지?
 

A. '신과함께'처럼 상상력을 발휘해서 찍고 편집하고 음악 들어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하다. 한국 영화에서 경험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리지널리티가 생길 수 있는 영화라서 참여하는 것이 영광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1편보다는 CG가 좋아진 것 같다. 아무래도 한번 했던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니 시행착오도 적어진다고 한다. 이 예산에 한국 영화의 퀄리티가 이 정도까지 올라왔다는 것에 기술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정말 감사할 일이다.

Q.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땠나?
 

A. 아무래도 기획, 구성이나 이야기가 워낙에 보편적이어서 왜 만들어지려고 하는지는 알겠지마는 한국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모르니까 놀랐다. 블루 매트에서 촬영하는데 그렇게까지 블루인 것에 놀랐다. 시력이 좋아진 것 같다. 온통 초록색이니까 10개월 동안 정서적으로 평온해지는 것 같았다. 살면서 그렇게 많은 초록을 본 적이 없다. 반대로 다 블루일줄 알았던 검수림은 직접 산을 세트로 만들어서 놀라웠다.
 

Q. 3~4편이 나오면 출연할 의향이 있는가?
 

A. 이 말을 하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정우형이나 정재형이 모든 인터뷰에서 나오겠다고 하면서 나도 하겠다고 했다. 이 기획과 이야기에 굉장히 관심을 주는 거고 궁금해해 주는 건데 감독님과 제작팀이 한다면 우리가 거부할 이유가 없다.


Q. 원작을 봤었는지?


A. 캐스팅되고 대본 보기 전에 봤다.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대본과는 조금 달랐다. 영상화시킬 때는 달라지는데 감독님이 아주 검증받으신 분이고 정우 형과 태현 형이 캐스팅된 상태였다. 신뢰가 굉장히 높은 분들이다.
 

Q. 두 편의 이야기를 뒤죽박죽으로 촬영했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
 

A. 다행이었던 것이 좋은 시너지를 낸 것 같다. 2부 대본까지 보고 찍었으니까 기능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사람인지라 연기를 하다 보면 욕심을 낼 수도 있고 나도 모르게 할 수 있는데 분명히 1, 2부를 합쳐서 전개됐을 때 이야기 구조가 맞다고 생각하니까 욕심부리지 않고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세트를 지었다 부쉈다 할 수 없으니 한 세트, 한 지옥에서 찍거나 며칠은 1부, 며칠은 2부를 찍는데 부를 뛰어 넘어가야 해서 막막했지만, 그 디테일로 천 년 전도 가야 하고, 2부라고는 하지만 3부를 찍은 개념이다. 1인 2역을 하면서 영화 두 개를 한 타이밍에 찍었다. 고된 작업이지만 즐겁게 해결해나갔다. 감독님께서 건어물을 좋아하셔서 힘든 씬 찍으면 오징어 구워주시고 그랬다.
 

Q. 과거의 '하얀 삵' 이야기를 하다가 머리를 내리는 모습이 나오는데 순한 양처럼 나왔다. 죄를 지은듯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A. 차림새에 대한 고민을 했던 거다. 우리끼리도 설정했던 것이 의상도 바뀐다. 현실일 때는 인간을 초월하는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성주신'도 인간 육체를 가지고 인간다움이 있다. 씻고 스타일링도 하는 건데 그렇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뛰쳐나갔다. 그런 마음 상태에서 씻고 원래대로 꾸밀 정신이 있었을까 싶다. 실제로 설정해서 찍은 거다.
 

Q. 마지막에 (강림을) 용서하는 분위기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A. 생각해보면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할 거다. 천 년을 애증의 관계로 지내왔고 과거 얘기를 들었다고 해서 너무 슬프고 잔인한 얘기지만 한 번에 동화되지 않았을 것 같다. 10~20년 관계라면 몰라도 천 년의 관계이다. 우리가 지금 전생 얘기를 들으면 우스갯소리로 듣는다. 대본에 결말이 그렇게 되어 있어서 이렇게 이해하려고도 했던 것 같다.
 

Q. 배우들끼리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나?
 

A. 제작 발표회 때 질문이 나오기는 했었다. 스타일리스트가 점 보러 가서 최면으로 내 전생을 봤다고 한다. 뱀장어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웃음)
 

Q. '신과함께'에서 '해원맥'은 어쩌면 관객 시선하고 가장 비슷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A. '지옥'이라고 떠올리면 무섭다. 이 영화를 꿰뚫는 메시지는 '지옥은 무섭다', '지옥은 고통스럽다'가 아니다. '저승'이라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두려운 곳이지만, 죽음, 저승사자, 지옥에서 고통받고 그런 것들을 메시지 이전에 샛길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 기능적인 게 필요했다. 김용화 감독님과 가장 닮은 것이 '해원맥'이다. 재기발랄하다. 우리가 잡은 것은 비애감이었다. 촬영 중에 8000만 원짜리 드론이 파괴되는 사건이 있었다. 띄우는 중에 떨어졌는데 렌즈까지 하면 몇억 되었을 것이다. 진 빠지고 우울하고 짜증 날 수 있는 상황에서 감독님은 그냥 "빠개졌네"하고 말았다. 어려운 상황을 관객이 느낄 때 어렵게 처절해지게 비애감으로 보여주는 것이 '해원맥'이다. 천년 세월을 환생하려고 일했다고 생각했을 때 '강림'이 하는 행동은 진짜 진 빠지는 거다. 실제 김용화라는 캐릭터가 있어서 '해원맥'으로 다가가기 편했다. 말투도 똑같고 거부감도 없다.
 

Q. 어느 지옥이 제일 무서웠나?
 

A. 거짓 지옥이 제일 무섭다. 천륜 지옥은 무섭긴 한데 아직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살인은 안 했고 나태 지옥은 이렇게까지 열심히 사는데 괜찮을 것 같다. 진통제 먹고 레드카펫도 가봤다. 거짓은 우리는 모두 거짓을 말하고 산다. 음식점 가서 맛없어도 표현 못 한다. 선물 받고 마음에 안 든다고 못하듯 연기자가 아니어도 모두가 거짓말을 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인사할 때 진짜 '굿모닝'이라고 느껴서 하겠나. 한국 사람 모두가 열심히 산다. 게으르다는 생각을 다 하는 것 같다. 좀 내려놓고 살아야 한다. 데뷔했을 때 미디어나 책에 영향을 받아서 세뇌되어 압박감과 불면증이 있었다.
 

Q. 이 영화의 주제가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화해와 용서라고 생각한다. 쉬운 것 같지만, 이 영화는 어려운 주제를 수많은 엔터네이닝한 요소를 적합 시켜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즐겁게 보고 나서는 한 번쯤 주위 사람들을 기분 좋게 떠올려볼 수 있다는 게 강점인 것 같다.

 

Q. 평소에 용서를 잘하는 스타일인지?


A. 좋은 선배들과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들로 인해서 돌아보게 됐다. 예전에는 기계가 아닌데도 칼 같이 살았던 것 같다. 내 나름의 룰을 정해놓고 진짜 큰 실수를 누군가가 해도 3번까지만 넘어갔다. 3번 넘어가면 칼 같이 잘랐다. A형이라 등 돌리면 예외 없다. (웃음) 부모님이 두 분 다 AB형인데 A형이다. A형의 소심함과 AB형의 이상함을 다 가지고 있다. (웃음)

 

Q. '공작'도 이어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A. 정치 얘기라 진지하다. 영화의 이미지에 왜곡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신과함께'는 확실히 재미있고 관객 친화적이다 보니 관객과 만남이 수월하다. 10년 넘게 고민을 했다. 리얼리틱한 영화도 찍어봤다.
 

한편, 동명의 웹툰 '신과함께'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는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독특한 구성으로 두 편을 동시에 찍고 차례로 개봉했다. 이번 편에서는 천 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켜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는 저승 삼차사 중 '강림'(하정우)은 지난 시리즈에서 환생에 성공시킨 '자홍'(차태현)의 동생이자 원귀였던 '수홍'(김동욱)을 마지막 귀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 저승 법상 원귀는 소멸되어야 마땅하나 '염라대왕'(이정재)은 저승 삼차사에게 새로운 조건을 내걸며 '강림'의 제안을 수락한다. 바로 '성주신'(마동석)이 버티고 있어 저승 차사들이 가는 족족 실패하는 '허춘삼'(남일우) 노인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이다.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으로 내려간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은 '성주신'의 막강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중 우연히 그가 천 년 전 과거에 그들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차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잊은 기억에 대한 호기심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사진ⓒ 딜라이트

이민혜 기자 cpcat@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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