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Talk] '물괴' 김명민 “단순한 오락 영화이지만 탐욕의 상징“
2018-09-13 12:37:45 , 수정 : 2018-09-13 16:02:37 | 이민혜 기자

 

[티티엘뉴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영화적 픽션을 더해 넣어 제작된 크리처 사극 액션 '물괴'(감독 허종호)가 12일 개봉했다. 중종 22년, 거대한 '물괴'가 나타나 백성들을 공격하기 시작, '물과'와 마주친 백성들은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거나 살아남아도 역병에 걸려 끔찍한 고통 속에 결국 죽게 된다. 한양은 삽시간에 공포에 휩싸이고 모든 것이 자신을 몰아세우는 '영의정'(이경영)과 관료들의 계략이라 여긴 '중종'(박희순)은 옛 내금위장 '윤겸'(김명민)을 궁으로 불러들여 수색대를 조직한다. '윤겸'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성한'(김인권)과 외동딸 '명'(이혜리), 그리고 왕이 보낸 '허 선전관'(최우식)이 그와 함께하며 물괴를 쫓게 된다. 사물 물(物) 괴이할 괴(怪) '물괴'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극 중 물괴 수색대의 수색대장 ‘윤겸’ 역을 맡은 배우 김명민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완성도가 괜찮은 영화였다.

A. 감독, CG 팀이 끝까지 만들었다. 시사회 하기 전까지 계속했는데 만들면 만들수록 디테일한 것들이 살아났다. CG는 돈도 중요하지만 시간이다. 처음에 생각했던 '물괴'보다 혐오스럽고 공포스럽게 나와서 언론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다행이라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Q. 처음에 생각했던 '물괴'는 어땠나?

A. 프리 비주얼 만들어서 찍었는데 상상이 힘들었다. 이렇게 할지 저렇게 할지 발전시켜가는 과정에서 촬영 끝나고도 형상을 계속 얘기했다. 고민하면서 만드는 작업이라 막상 촬영 기간 형태를 알고 갈 수는 없었다. 막연하게 연기를 하다 보니 불안함이 있었다. 기자회견 때 말씀드린 게 이 정도 나올 줄 알았으면 혐오스러워하는 표정이라던가 그런 걸 더 쥐어줬어야 하는데 연기가 아쉽다고 얘기한 것도 그 이유이다. '물괴'가 너무 세긴 하지만 '초롱이'를 생각하면 연민도 느껴졌다.

 

 

Q. 크리처물인데다가 액션까지 할 일이 많아서 힘들지 않았는지?

A. 쉽게 생각하면 적은 하나 '물괴'이다. 목표가 하나이기 때문에 각자 할 것은 하면 되고 케미를 보여줄 부분은 되레 쉬웠다. 반동 인물, 주동 인물에 적 하나라서 목적이 하나였다. 정치색이 들어간 부분이 있어 우리는 적이 둘이긴 하지만 '물괴'가 등장하면서 그런 걸 빼면서 단순해지고 오락 영화가 된다. 장단점을 같이 가지고 있다. 역사 실록에 있는 이야기이고 서사를 깔아줘야 한다. 역사적인 배경에 크리처와 오락 영화로 안 맞을 수 있는데 암흑했던 시대에 어떻게 매치될지 싶어서 힘들었다. 장점은 실화를 바탕, 실록을 바탕으로 한 트루 스토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시대고 거기에 크리처가 들어간다는 점, 이게 어떻게 접목될 것이냐에 대한 딜레마다 후반 작업 끝까지 있었던 것 같다. 두 가지를 하나에 접목해야 하는데 톤의 매너가 왔다 갔다 하거나 편중될 수도 있고 한 쪽의 부재가 심각하게 가버리면 안 된다. 실록의 고증을 살리려고 애쓴 흔적이 초반에 보였고 그게 최선이라고 본다. '물괴'를 언제 등장시키는지도 딜레마였다. 초반부터 등장해야 하는지 중후반인지 고민하다가 빨리 등장시킨다고 당긴 거였다.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지금이 적절한 것 같다.

 

 

Q. 혜리의 첫 스크린 데뷔이다. 함께 촬영하면서 어땠나?

A. 앞뒤에서 말해주면 찰떡같이 받아들이고 했다. 감이 좋은 배우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혜리가 해야 될 몫은 충분히 해낸 것 같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친구이다. 성격도 너무 좋은데 그게 기본적인 배우가 갖춰야 할 자세라고 본다. 나는 한 시간씩 일찍 가서 상대 배우와 얘기하고 농담하면서 친해지려고 하는데 현장에 있을 때 차에만 있다가 연기할 때만 나오는 배우가 있다. 혜리는 일찍 와서 스탭들과 어울리고 분위기가 너무 보기 좋다. 많은 스탭과 감독이 볼 때도 그런 배우 보면 촬영이 수월할 것 같이 느껴진다.

 

 

Q. 역병 구덩이 속에서 '명이'를 구해 키우기로 선택한다. 극 중 '윤겸'은 어떤 감정이었는지?

A. 인트로에서 구덩이 장면이 나온다. 임금을 음해하려고 지네 같은 걸 이용해서 일부러 역병을 퍼트리고 걸리지 않은 백성들을 구덩이에 넣고 죽여버리는데 보고는 역병이라고 한다. 흉흉한 '물괴'가 나타나서 역병을 전염시키고 있다고 하며 퇴위시키려고 한다. 원래 이 장면을 3~4일 동안 찍었는데 많이 줄었다. 당시 '진용'이 다 죽이라고 했을 때 내금위장 수색대로 간 건데 모든 것을 지켜보다가 나라를 등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따를 수 없는 명령이어서 아이가 살아있는지 보고 들쳐업고 나온 거다. '명이'를 데려온 것은 왕권에 반하고 백성들 편에 들겠다는 그런 의미가 달린 것 같다. 역적이라고 불리면서까지 은둔 생활을 하는 것은 왕명에 불복하지 않겠다는 뜻인데 수많은 적이 생긴다. '윤겸'에게는 '명이'를 지키는 것이 곧 백성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아이 하나 못 지키면서 백성을 어떻게 지키겠냐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Q.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가장 걱정했거나 기대했던 점은?

A. 걱정이라기보다는 반신반의했던 게 '물괴'의 모습이었다.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어느 정도로 완성도 있게 나올 것인가였는데 시간을 더 투자하면 더 완성도 있는 괴물이 나왔을 거다. 도전이라는 부분에서 신나는 도전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크리처 무비를 좋아한다. 하지만 크리처 불모지이고 이곳에서 시도하고 공들인 분들이 대단해 보였다. 거기에 우리나라 실록에 있는 내용으로 만든다는데 대단한 것 같다.

 

 

Q. '물괴'의 모습이 다소 혐오스러워 보이지만 안타까워 보이기도 하던데.

A. '연산'이 만들어낸 삽살개와 이종교배한 희귀 짐승의 느낌에서 변화한다. '물괴'는 감정이 있어야 한다. 단순 괴물이 아니고 왜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단순 오락영화이긴 하지만, 탐욕의 상징이다.

 

 

Q. 추석 전주에 개봉하는데 대작들이 많이 나온다. '물괴'의 장점이나 차별점은?

A. 극장으로 많은 분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 영화를 필두로 모든 영화를 다 봤으면 좋겠다. 장르는 다 다르니까 윈윈하자는 전략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영화를 다 보면 뭐가 제일 재미있었는지 답이 나온다. 추천은 그분들의 몫이다. 그냥 극장가가 들썩였으면 좋겠다는 것이 진짜 소망이다. 가족이 다 같이 모였을 때 따분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생각할 것 많아도 잠시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크리처물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온 가족이 팝콘 먹으면서 보기에 가장 적합한듯하다.

 


사진ⓒ 씨네그루(주)키다이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민혜 기자 cpcat@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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