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노회찬 마지막까지 삼성 비판
삼성X파일부터 백혈병 문제까지 삼성家와 질긴 악연 재조명
2018-08-01 15:54:00 , 수정 : 2018-08-01 23:09:17 | 정연비

▲ 사진: 지난 19일 방영된 JTBC ‘썰전’에 출연한 고인

이날 마지막 주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 간 만남의 의미였다. 고인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 부회장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논란”이라며 “삼성전자의 일련의 행동들이 대법원 재판을 앞으로 잘 봐달라는 제스처가 아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한 “왜 아직도 삼성은 노동조합을 제대로 허용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공교롭게 고인이 생을 마감한 날은 썰전의 녹화날이었고 JTBC는 범삼성가 언론이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의정 활동 마지막 메시지가 삼성 백혈병 노동장에 관한 내용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故 노 의원과 삼성과의 악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고인은 당초 이날 오전 9시30분 정의당 상무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불참했다. 고인이 숨진채 발견된 시각은 이날 오전 9시 38분경으로 만약 회의에 참석했다면 해당 메시지를 읽었을 수도 있던 시간이었다. 정의당은 이를 대신해 고인의 메시지를 서면으로 전했다.

 

故 노 의원의 마지막 서면 발언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사업장에서 백혈병 및 각종 질환에 걸린 노동자들에 대한 조정합의가 이뤄졌다. 10년이 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이 사안을 사회적으로 공감시키고 그 해결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단체인 ‘반올림’과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원내대표로서 고인의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한 마지막 메시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앞으로 최종 합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잘 마무리되리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년이나 끌게 만들도록 용인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故 노 의원과 삼성의 악연은 지난 2013년 ‘삼성 X파일’ 관련 폭로로 거슬러 올라간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고인은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아온 검사 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 후 명예훼손과 통신기밀보호법 위반혐의 등으로 기소된 고인은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고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형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상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유전 집행유예, 무전 실형’이라는 말로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비판했다. 이건희 회장부터 3세 경영체제인 이 부회장까지 대를 이어 고인의 비판을 받은 셈이다.

한편 노동운동가 출신 3선 의원으로 정의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故 노 의원은 의정활동 기간 동안 재벌 개혁을 위한 법안 마련 등 유독 재벌 문제 해법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故 노 의원은 “(삼성 등) 재벌개혁은 우리 사회의 오랜 숙제로 이를 해결하지 못해 오늘의 국가적 재난을 만들었다”며 “이번 사태가 재벌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좋은 방안이 마련되는 역사적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백혈병 문제 등 고인이 생전에 남긴 말들은 삼성의 과제로 남았다. 삼성이 내놓을 신뢰회복을 위한 경영쇄신안 등에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