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베스트] 항공 수요 역대 최대...항공株는 날개 없는 추락(1)
역대 최고 호실적에도 추풍낙엽
틀어진 수급… 역발상 매수 유효
2018-10-10 18:17:42 , 수정 : 2018-10-10 19:03:15 | 양재필 기자

[티티엘뉴스▶트래블인사이트] 국내 증시가 미중 무역갈등과 경기 하강 우려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항공업종의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 항공업종 주식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대표돼 왔으나, 최근에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상장 저비용항공사(LCC)가 성장 바통을 이어받으며, 자본시장의 레버리지(Leverage)를 키워나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하락세는 LCC의 성장성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가파르고 지속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연중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는 항공업종은 언제쯤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양재필 여행산업전문기자 ryanfeel@ttlnews.com

 

 

차가운 투심
호실적도 의미 없다

 

여름 성수기 항공 이용객이 여름방학과 휴가철 등과 맞물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선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국제선 여객이 전년 동월보다 10.9% 증가한 782만 명, 국내선 여객은 5.5% 감소한 276명으로, 한 달간 총 1058만 명이 항공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997만 명 대비 6.1% 증가한 수치다.


최근 증시 분위기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 이슈를 극복하고,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나가는 상황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이 중심인 IT 업종이 상승세를 마무리하고 지지부진한 대신, 대북경제협력(이하 대북경협), 제약바이오. 금융업종이 바닥을 다지며 재차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업종은 쉬어가며 상승하는 이런 흐름에 전혀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대부분 연중 최고치를 찍었던 항공업종 주식은 4개월 만에 30% 이상 하락하며, 유가증권 시장 전 업종 중 가장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항공업종은 경기민감주로 분류된다. 경기 상승-회복-하강에 따라 가장 먼저 오르고 내리는 경기민감업종은 그만큼 상하 출렁임이 심하다. 여행항공업종의 경우 구매 단가가 높고, 소비경제의 말단에 위치해 있어, 경제가 힘들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갑을 닫게 돼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 


최근 항공업종 하락세의 특이사항은 실적과 무관하게 하락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항공사의 경우 매출 상승이 더디기는 하지만 꾸준히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고, LCC의 경우 매년 전년 매출과 수익을 뛰어넘는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호실적이 무색할 정도로 주가 하락은 지속되는 양상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매출은 13조원, 영업이익은 8100억 원대로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악재를 겪은 것에 비하면 여전히 견조한 실적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역대 LCC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영업이익도 1200억 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이는 지난해 대비 매출과 수익이 20% 이상 껑충 뛴 수치다. 다른 상장 항공사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대비 매출이나 실적이 내려간 곳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결국 최근 급격한 하락세는 실적과는 상관없이 증시 수급(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제주항공 수급: 항공업종에 대해 외국인은 방관하고 기관은 강하게 매도하고 있다

 

▲진에어 주체별 매매동향: 진에어는 각종 악재로 상장 이후 최저치이지만 개인투자자만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 방관 속 기관 폭풍매도
개인만 물타기 수급 불균형 심화

 

최근 항공업종의 하락세는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기관은 지난 5월 이후 줄기차게 항공업종을 매도해왔다. 외국인 대비 기관이 경기 판단 및 개별 이슈에 대해 민감한 매매 패턴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차익실현을 넘어 상당한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매수도 매도도 아닌 방관하는 매매패턴을 보이며, 기관 매도세를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월 이후 기관 매도 물량만 470만주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58만주 매수하는데 그쳤다. 나머지 360만주는 개인이 받아냈다. 


제주항공은 지난 5월 연중 고점 이후 외국인이 18만주 매수하는 동안 기관은 100만주 가량 물량을 쏟아 냈다. 외국인 매수 대비 5배가 넘는 매도 물량이 나온 것이다. 


저가 영역에서 개인만 열심히 매수하고 기관은 대규모 매도 물량을 떠넘기는 패턴이 장기화 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29% 가량 하락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진에어는 각종 악재가 터지며, 최근 2만 원대가 붕괴되기도 하는 등 흐름이 여전히 좋질 않다. 진에어는 연중 최고치였던 6월 이후 단 3개월 여만에 36% 가량 추락했는데,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170만주, 기관은 270만주를 매도했다. 사실상 반등할 때마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한동안은 해소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기관이 선제적으로 악재 및 경기 하강 우려에 대해 항공비중을 축소하고 있고,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가담하지 않으면서, 개인들만 저가에서 물타기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상승과 추가 모멘텀을 일으킬만한 사건이 없는 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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