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와 교감하려는 여행자 '인식' 갈수록 높아져
2025-04-22 21:38:27 | 편성희 기자

[티티엘뉴스] ‘관광이 지역 사회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한 응답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부킹닷컴이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5 지속가능한 여행 보고서’ 중에 나온 의미있는 통계이다. 

 

이 보고서는 여행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 세계 여행객의 인식을 분석한 연례 연구로,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부킹닷컴은 전 세계 34개국 3만2000명의 여행객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광이 여행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주요 통계 중 ‘관광이 지역 사회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한 응답자 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는데, 글로벌 평균은 53%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보다 낮은 40%로 나타났다. 반면, 여행지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글로벌 69%, 한국 72%로, 한국 여행객의 의지가 글로벌 평균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보고서는 특히 ‘지역 사회’에 대한 여행객의 인식과 영향에 주목했다. 응답자에게는 자신이 여행할 때의 태도뿐 아니라,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영향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이에 관광이 자신의 거주지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은 글로벌 57%, 한국 41%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균형과 요구를 고려한 조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여행객들은 자신의 지역에서 관광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문제점 또한 체감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관광 규모가 ‘적정하다’고 응답한 여행객은 글로벌 48%, 한국 47%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지역 주민들이 흔히 겪는 문제로는 △교통 체증(글로벌 38%, 한국 33%) △쓰레기 문제(글로벌 35%, 한국 32%) △인파 밀집(글로벌 30%, 한국 18%) △물가 상승(글로벌 29%, 한국 16%) 등이 지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글로벌 16%, 한국 11%)에 그쳤다. 대신 지역 사회의 인프라 개선을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인식했는데, 그중에서도 △교통수단 개선(글로벌 38%, 한국 36%) △쓰레기 관리 체계 강화(글로벌 37%, 한국 27%) △환경 보전(글로벌 32%, 한국 27%) 등이 주요 대안으로 제시됐다.

 

관광객에 대한 현지 주민의 인식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응답자의 과반수는 △관광객이 현지의 문화를 존중한다(글로벌 53%, 한국 34%)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글로벌 54%, 한국 21%)고 평가했다.

 

아직 개선의 여지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여행객 스스로의 가치관 및 여행 방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실제로, ‘자신이 지출한 여행 경비가 지역 사회에 환원되기를 바란다’는 응답은 글로벌 73%, 한국 66%, ‘현지 문화가 반영된 진정성 있는 여행 경험을 추구한다’는 응답은 글로벌 77%, 한국 68%에 달했다.


2025년 현재, 약 10명 중 8명의 여행객(글로벌 84%, 한국 81%)이 ‘지속가능한 여행’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인식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여행하고 있다’고 생각한 응답자가 글로벌 기준 42%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지속가능한 옵션을 선택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글로벌 93%, 한국 97%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여행의 우선순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객들은 이제 여행이 지역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더 나은 선택을 실천하려는 의식적인 태도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실제 행동에서도 이런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지난 10년간 에너지 절약과 쓰레기 줄이기와 같은 실천은 이제 여행객 사이에서 ‘주류’로 자리 잡았다. 예컨대, 객실을 비울 때 에어컨 및 히터를 껐다고 응답한 비율은 글로벌 기준 2020년 43%에서 2023년 67%, 한국은 57%에서 2023년 73%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환경적 실천뿐 아니라, 지역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행동도 주목했다. 여행객들은 △비수기 여행에 대한 조언을 구하거나(글로벌 39%, 한국 21%) △과밀 관광지를 피해 대안 여행지를 방문하는(글로벌 36%, 한국 23%) 등 여행이 미치는 영향을 의식적으로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두드려졌다.

 

다니엘 드실바(Danielle D'Silva) 부킹닷컴 지속가능성 부문 책임자는 "현지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여행지에서 만족하려면, 여행객의 선한 의도만큼이나 제도적인 관광 시스템과 인프라, 그리고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킹닷컴은 신뢰할 수 있는 외부 기관의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숙소 노출, 숙소 파트너 대상 교육 및 가이드 제공, 지역 사회와의 관계 형성, 천연자원 사용 절감을 위한 실천 안내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여행을 실현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AI 기술 등을 통해 여행객과 다양한 지역 사회 간의 연결을 돕고, 관광의 혜택이 보다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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