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드라마, 관광콘텐츠로 거듭나다
테마여행 10선- 강릉 드라마 여행 모니터링
2017-12-13 15:06:02 | 김세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강릉 드라마촬영지 여행 모니터링은 셀럽과 함께 한 이벤트가 더해졌다.

이번 모니터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국 10개의 문화권을 선정해 육성하는 테마여행 10선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했다. 드라마에서 본 익숙한 그곳,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절경과 전설이 있는 곳이 강릉과 속초였다. 강릉은 잠자고 있던 <피노키오>를 소환했고, 지구답지 않은 <도깨비>와도 낯을 가리지 않았다. 곱디 고운 <선교장>의 자태는 이상향이 있었고, <아바이 마을>의 메아리는 속초의 마음을 다독거렸다. 놀랍고 신비로우며 평화롭고 고요한 우리들의 세계. 드라마촬영지 여행 콘텐츠는 스테디셀러의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세희 에디터 sayzib@ttlnews.com

 

피노키오 코를 만나도, 우린 거짓말을 하겠지

강릉 <하슬라 아트월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카사노바로 나왔던 류승룡의 펜트하우스 <장(張) 레스토랑>이 있는 곳이 하슬라 아트월드이다.

외국어인 줄 알았다. 강릉의 옛 이름, 하슬라. 어느 예술인 부부(박신정, 최옥영)는 해안절벽 위에 아트 정원을 가꾸고, 강릉을 부르던 고구려인의 목소리를 새겼다. 누구에게나 가슴에 꽂힌 동심 하나씩은 있기 마련.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된 양 동굴에 몸을 맡기니, 피노키오와 마리오네트 인형이 반겼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했을 정도로 이탈리아, 체코 등지에서 풍윤한 사연을 품은 조각들. 그저 놀이터에서 놀다보면 하루가 저물던 어린 시절처럼, <하슬라 아트월드>의 시간으로 접속하면 된다.

 

빨간 목도리와 메밀꽃의 설화

강릉 <주문진 도깨비 촬영지>


드라마 <도깨비> 中

벌써 일 년이 흐른 로맨스다. 방망이를 휘둘러 금과 은을 뚝딱 만들던 도깨비는 놀랍게 성장했다. 비범한 재주를 뽐내면서도 인간을 애틋하게 여기는 한국형 도깨비. 바다를 가로지르는 방사제 위에서 빨간 목도리를 하고 메밀꽃을 든 여자가 사랑의 아이콘이 된 주문진 해변이었다. 물론, 남자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야 한다. 눈치보지 않고 공식적으로 사랑을 으스댈 수 있는 곳. 두 볼을 붉게 물들이는 온기와 수줍은 메밀꽃에 담긴 '사랑의 약속'을 탐할 권리가 그곳에 있었다.

 

스쳐지나는 갯배의 이별

속초 <가을동화 촬영지>

서로 다른 방향의 갯배를 탄 주인공이 안타깝게 교차하면서 가수 정일영의 미성이 깔렸다. ♪ "내게 뒤돌아서지 말아요." 금단의 사랑을 자아낸 통속적인 스토리는 세월이 흘러도 측은했다. 아바이 마을은 비극적인 연인 만큼이나 실향민의 애환도 담겼다. 한국전쟁 후 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38선과 가까운 이곳에 움막을 짓고 돌아갈 날을 기다렸던 터전. '아버지'를 뜻하는 함경도 사투리가 밴 순대는 고향을 그리는 마음으로 남았다. 선원 두 명이 쇠갈고리로 와이어로프를 당겨 움직이는 갯배의 헤어짐. 연인에게도, 가족에게도 피할 수 없던 숙명을 묵묵히 실어 나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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