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관광으로 배보다 배꼽이 큰 여행상품··· 만족도 하락·소비자 반응 냉랭
2019-11-20 11:06:26 , 수정 : 2019-11-20 12:58:40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패키지 여행상품이 가격 경쟁력 이외에 내세울 만한 장점을 잃은 지 오래라는 조사 결과 및 통계자료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미 많은 여행객들이 개별여행 및 항공과 호텔을 OTA에 직접 예약하면서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상품 예약비중이 많이 줄었다. 그중, 여행사가 여행상품의 품질보다는 눈 앞의 여행객 모집하기에 급급해 '저렴한 가격'만 강조하다보니 정작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소비자의 만족도가 점점 낮아져 재구매 고객이 줄어든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해외 패키지 품질만족도 발표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는 식사, 숙박, 빠듯한 일정, (은연 중)선택관광 강요, 쇼핑 강요 등을 불만족스럽게 여겼다.

 

여행사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이 있다. 항공비와 지상비(현지 일정에 들어가는 비용)를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여행상품을 구성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고객의 불평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패키지 상품은 이러한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실속형인 저가 상품과 중고가 품격 상품으로 양분해 여행사의 수익률을 지키려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당장의 수익과 모객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여행사 관계자들 상당수의 입장이다. 이번 겨울시즌에도 상품가격은 내리고 선택관광(옵션)을 많이 늘려놓은 기형적인 상품들을 찾을 수 있었다. 본지가 주요 여행사들 홈페이지에서 발견한 여행상품 중 특히 눈에 띄게 품질 차이가 나는 상품을 공개한다. 해당 조사는 패키지여행을 두 차례 이상 경험한 소비자 패널 10명이 참여했다.

 

 

▲ 모두투어의 이집트 전세기 상품에는 소비자가 선택하는 선택관광이 무려 13개다.  

 


▲ 선택관광 비용을 합하면 총 1180유로(약 1백5십3만4000원)에 달한다. 실제로는 6가지 정도를 진행하는 것으로 현지 가이드를 통해 확인했다.  

 

 

예를 들면 모두투어의 이집트 전세기를 이용한 상품(9일) 가격은 198만 원이지만 선택 관광이 무려 13개이다. 선택관광 비용은 무려 1180유로(약 153만4000원, 1유로 1300원 기준) 에 달한다. 두가지를 합치면 약 351만 원이다. 선택관광을 많이 붙여 싸게 보이게 하는 전형적인 광고이다. 그러나 모두투어 상담원은 이집트 현지에서 진행되는 선택관광은 모두 못하고 시간관계상 6가지 정도 진행된다고 설명하였다.  

 

 

 

▲ 비슷한 일정의 참좋은여행의 여행상품 가격은 269만원 + 선택관광 6개(75만원) 총액 344만원으로 비슷한 금액이 나온다. 

 

비슷한 상품인 참좋은여행의 이집트 전세기 직항 9일 상품은 269만 원이다. 선택관광(6가지 580유로, 75만 원)을 포함하면 상품금액 + 선택관광 금액이 344만 원에 출시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총 금액은 비슷하다. 겨울철에 많이 가는 스페인 상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스페인일주 7일 상품가 149만 원, 선택관광 8가지 390유로(약 50만 원)이다.

 

동남아 상품의 경우는 선택관광이 더욱 심하다.

 

KRT여행사의 세부 알테라리조트 세미패키지+ 스톤마사지 3박5일 상품의 경우 최저가가 25만9000원이다. 그러나 세부 선택관광리스트를 보면 16가지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지에서 1인당 4~5가지 정도의 선택관광을 하고 400~450달러 수준으로 비용을 사용한다고 여행사 관계자가 말하였다.   

 

 

 

노랑풍선의 코타키나발루 3박5일(32만9000원) 상품도 선택관광이 9개에 달한다. 여기도 6가지 정도의 선택관광을 진행하고 400~450달러 수준에서 선택관광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좋은여행의 장가계,원가계,천문산, 천자산 황룡동굴 6일 상품(19만9000원)을 보면 선택관광이 10가지에 달한다. 상품 담당자는 이중 4~6가지 정도의 선택관광을 진행하고 1인당 평균 350달러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든다고 상담원은 설명했다.

 

 

 

 


앞에서는 저렴해보이는 여행상품은 선택관광을 포함하면 총금액이 많이 올라간다. 이런 상품은 소비자를 유인하는 상품 구성방법으로 대부분의 여행사가 홈쇼핑, 온라인 사이트에서 상품을 판매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런 고질적인 병폐가 여행사의 '패키지상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점점 하락하는 요인이라고 패널들은 말했다. 이제 종합여행사로 부르는 패키지여행사들은 온라인 여행사(OTA)와 메타서치(Meta search)의 공세 속에 여행사의 텃밭인 패키지에서도 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수행하는 '여행상품 만족도 조사'를 보면 지난 1년(2018년 9월~2019년 8월) 종합여행사를 통해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4638명의 종합 품질만족도를 분석할 수 있다.  

 

▲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해외패지키여행 품질만족도


결과를 보면 레드캡투어는 전반적으로 점수가 향상되면서 단숨에 5계단을 뛰어올라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롯데JTB (작년 4위)였고, 작년 1위, 2위였던 한진관광과 NHN여행박사는 공동 3위와 6위로 내려앉는 등 선두권 자리 바뀜이 심했다(참고. 해외여행 만족도, 패키지는 한진관광 · 개별은 여행박사가 1위).


60사례 이상의 표본(응답자)이 확보된 종합여행사는 총 15개(노랑풍선, 레드캡투어, 롯데제이티비, 롯데관광, 모두투어, KRT, 온누리투어, 온라인투어, 인터파크투어, 자유투어, 참좋은여행, 투어2000, 하나투어, 한진관광, NHN여행박사)였다. 품질만족도는 △가이드 △일정 △옵션 △쇼핑 4개요인의 중요도를 반영해 1000점 만점으로 산정했으며 15개 종합여행사의 평균은 전년대비 10점 하락한 618점이었다.

 


■ 레드캡투어, 4개 평가항목 중 3개 1위

 

△레드캡투어가 651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롯데JTB는 642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공동3위인 △롯데관광 △한진관광이 나란히 640점, △참좋은여행은 638점으로 5위였다. 롯데관광과 참좋은여행은 작년 순위를 유지했으며 톱5 중 레드캡투어를 제외하면 새로 진입한 여행사는 없었다.


레드캡투어는 여행일정(63.9점, 3위)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1위(△가이드 67.4점, △옵션 64.9점, △쇼핑 63.2점)를 차지하며 다른 선두권 업체를 총점에서 10점 안팎 차이로 크게 따돌렸다. 특히 '옵션' 부문이 전년도보다 크게 개선(10위→1위)된 것이 약진에 기여했다. △여행일정은 투어2000이 64.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 15개 브랜드 중 10곳 대부분 점수 하락··· "고객의 엄중한 경고"

 

2019년 종합여행사의 해외 패키지 품질만족도는 최근 3년 중 가장 낮았다(17년 624점, 18년 628점, 19년 618점). 15개 브랜드 중 5개사만 작년보다 점수가 올랐으며, 10점 이상 상승한 곳은 레드캡투어(+12점)와 12위 자유투어(+15점) 뿐이다.

 

반면, 10점 이상 하락한 브랜드는 6개(한진관광, 온라인투어, NHN여행박사, 온누리투어, 롯데관광, 모두투어)였다. 특히 전년도 1, 2위였던 한진관광(-49점), NHN여행박사(-33점)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눈에 띈다. 레드캡투어의 반짝 1위는 상위권 중 유일한 향상 브랜드라는 점도 있지만 작년도 최상위권의 추락의 덕을 봤기 때문이다.


개별여행이 확대되며 온라인여행사(OTA)/메타서치(가격비교)가 해외여행 시장 전반에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모하지' 플랫폼을 출시하며 개별여행 시장으로의 이탈을 흡수해보려 하고 있지만 인지도(7.7%; 24개 브랜드 평균 43.2%)와 이용경험률(0.2%; 24개 브랜드 평균 4.8%)은 최하위 수준이다(참고. '야놀자' 3년 연속 1위…독주 계속될까). 하나투어뿐만 아니라 다른 종합여행사 역시 개별상품 판매로 전환을 꾀하고 있으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에서 만족도가 크게 낮아진 것은 소비자의 엄중한 경고로 보인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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