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는 사람들이 야속해
사자의 사냥을 방해하는 사파리 관광객들
오늘도 사자는 배고픈 배를 움켜쥐고 잠을 잔다.
2018-02-18 15:46:42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보츠와나에 위치한 초베국립공원, 많은 관광객들이 게임드라이브를 즐기기위해 방문하는 인기 관광지이다.
 

이날 운좋게도 사냥을 준비하는 암사자 한마리를 발견했다.

 

1. 게임드라이브를 시작한지 한 시간여, 드라이버가 사자 발자국이 있다고 이야기 해준다. 강가 모래 위에 선명하게 찍힌 사자 발자국. 이곳을 다녀간지 시간이 그리 오래지나지 않았다. 근처에 사자가 있다는 증거다. 사람들은 사자를 볼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2. 초베 강쪽으로는 7마리 정도의 왓독(아프리카 멧돼지) 무리가 풀을 뜯고 있다. 왓독은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에서 품바로 나온 동물이다.

 

 

3. 왓독 무리가 있는 반대편 수풀에는 긴장된 숨을 헐떡이며 사자 한마리가 낮게 웅크리고 앉아있다. 사자의 눈은 왓독 무리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4. 사자가 있다는 소식에 주변에 있던 게임드라이브 차량들이 몰려오고 있다. 게임드라이브를 하면서 사자 보기가 쉽지않다.  게다가 잠자는 사자가 아닌 사냥을 준비하는 사자라니. 이 광경을 보는 관광객들은 운이 대단히 좋다. 마치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다.

 

 

5. 왓독 무리를 응시하는 사자와 그 사자를 지켜보는 관광객들,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차를 세워놓았다. 다들 '쉿' 하며 사자를 자극하지 않으려 한다. 운이 좋으면 사냥하는 광경도 볼 수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6. 차량들이 몰려들자 왓독 무리는 수풀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그 광경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사자. 자신의 사냥을 방해한 사람들이 얼마나 야속할까.

 

 

 

7. 소란스러운 사람들 탓에 결국 사냥을 포기한 사자가 일어나 움직이고 있다. 오늘 사냥을 실패해 사자는 사냥에 성공할 때까지 굶어야 할 것이다. 보통 사자는 3~4일만에 사냥을 한다. 즉 마지막으로 밥을 먹은지 3~4일이 지난 상태이다.

 

 

8. 시간이 지난 후 드라이버는 차를 몰아 사자가 자주 쉬는 곳으로 갔다. 사냥에 실패한 사자는 나무그늘 아래서 잠을 자고 있다.
 

사자는 자신의 사냥을 방해한 사람들이 얼마나 야속할 것인가. 사람들은 사냥을 준비하는 좀 처럼 보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고 왓독가족은 사람들 덕분에  평화로울 수 있었다. 사자는 오늘도 배가 고프다,  

 

 

 

보츠와나 초베국립공원 =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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