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항공 타고 떠나는 일본 북해도 도깨비 여행
피치항공 삿포로 직항 취항...가성비·서비스 두루 만족
밤도깨비 주말 여행객 북적...비에이·오타루의 고즈넉함
2019-05-17 12:59:08 , 수정 : 2019-05-17 18:17:35 | 최유미 에디터

[티티엘뉴스]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며, 일에 쫓겨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일, 가사, 휴식의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요즘 직장인들은 스스로를 ‘타임 푸어족’, ‘시간 빈곤자’라고 말한다. 이러한 분위기와 맞물려 TV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채널 속 타인의 여가생활을 보며 대리만족을 통해 휴식, 여행에 대한 갈망을 해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먹방을 열심히 본다고 해서 실제 배고픔이 채워지지는 않는 법. 갑분여(갑자기 분위기 여행)를 실천해보자. 거창한 계획도, 여유 있는 시간과 돈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이번에 북해도로 밤도깨비 여행을 떠났다.
 


▲비에이 시키사이노오카 화원

 

■ 가깝고 고급스러운 주말 여행, 일본 북해도 강추

 

연차나 휴가를 길게 사용한다면 어디로 떠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안정적으로 주어진 시간은 단 이틀, 주말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2~4시간 거리의 가까운 일본, 대만, 홍콩, 중국, 러시아(블라디보스톡)은 직장인들이 단기 해외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요즘 극성인 미세먼지와 더워지는 날씨를 피해 깨끗하고 쾌적한 날씨를 가진 일본 북해도(홋카이도)로 선정해서 1박 2일 일정을 보내고 왔다.

 

■ 주말을 이용해 일본 북해도에 다녀올 수 있는 항공편은?

 

금요일 퇴근 후 출발하여 월요일 출근 전에 도착하는 일본 북해도 밤도깨비 여행을 위한 항공편이 있다. 얼마 전 삿포로 신규취항을 시작한 피치(Peach)항공이 정답이다. 피치항공은 일본 여행 마니아들에게 가장 가성비 높고 서비스 좋은 항공사로 입소문이 자자한 항공사다.


이 항공사는 매일 오전 2시 4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약 2시간 50분을 비행하고 출발일 오전 5시 30분에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한다. 이른 새벽에 출발하니 퇴근 후에 여유롭게 집으로 들렀다가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직장에 티내지 않고 조용하게 다녀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이 추천받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서 오후 22시 정각에 출발하여 약 3시간 10분을 비행하고 익일 오전 1시 1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날이 평일이라도 출근 시간에는 지장을 주지 않아 잠을 조금만 아낀다면 낭비되는 시간 없이 알차게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 지난 4월 26일 삿포로에 신규취항한 피치항공 항공기가 출발을 위해 공항에 계류하고 있다.

 

■ 피치항공 삿포로 노선 탑승 후기

 

단거리 해외여행지로 떠날 땐 비행시간이 길지 않으니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비용절감을 위해 LCC(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많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한 번은 괜찮지만 두 번은 이용하고 싶지 않은 항공사도 더러 있다. 피치항공은 그동안 이용한 저비용항공사중 최고였다고 평가한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천이 아닌 가죽 재질로 마감된 좌석 시트로 인한 쾌적한 착석감이 좋았고 슬림한 좌석 등받이가 뒷 자석에 조금이라도 더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해 주어 편리했다.

 

 자잘한 짐이 많이 들어간 보스턴 백을 발 아래 두었음에도 앉아있는 내내 불편하지 않았다.(신장 163cm, 체중 53kg 여성 기준) 늦은 밤 출출하지만 과하게 먹는 것이 걱정될 때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스낵과 음료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먹고 나면 속이 가벼우면서도 당충전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피치항공 X zarame(교토 유명 솜사탕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피치바닐라맛 솜사탕이 인상적이었다.

 


▲ 피치 항공기 내부

 

■ 주말을 이용해 떠난 일본 삿포로 1박 2일 자유 일정

 

여행을 간다는 기쁨에 의욕적으로 일정을 짜게되면 자칫하면 스케줄에 쫓기게 될 수 있다. 바쁨을 피해 도망가는 여행인데 또 다른 바쁨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면 짧은 일정 속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일정을 계획하는 걸 추천한다. 피치항공 삿포로 노선은 일정 첫날 이른 오전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날 늦은 저녁까지 앞뒤로 꽉 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기에 첫째 날은 자연과 힐링을 테마로, 둘째 날은 감성충전과 먹방을 테마로 여행 일정을 계획해보았다.

 

첫째 날

신치토세 공항 온천 - 비에이 시키사이노오카 - 비에이 청의 호수 - 비에이 흰수염 폭포 - 삿포로 시내 호텔

 

 


▲ 신치토세 공항 내부에 위치한 온천

 

신치토세 공항 온천


여행 첫 날 도착하면 오전 5시 30분으로 당장 계획한 여행지에 가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새벽 비행으로 인한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샤워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 신치토세 공항 국제선과 국내선 사이 4층에 위치하고 있다. 공항 밖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짧은 일정에는 넣기에 빠듯한 온천방문을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수면실, 식당, 객실, 각종 편의시설이 있고 온천 이용에 필요한 물품까지 다 제공되니 여행객들에게 정말로 편리한 곳이다. 수면실에서 2~3시간 잠을 자고 일어나서 온천욕을 통해 깨끗하게 씻고 나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니 첫 목적지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워진다.

 

비에이 시키사이노오카


홋카이도의 풍경을 상상하면 설국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눈 이외에도 이색적인 풍경을 자랑한다는 사실! 신치토세 공항에서 버스로 약 3시간을 달려가면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의 향연이 펼쳐지는 비에이를 만날 수 있다. 사계절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시키사이노오카에서는 거인이 색색깔 꽃을 수놓은 것 같은 광대한 화원이 있다. 그랜드캐년을 한 컷에 담을 수 없는 것처럼 시키사이노오카도 트랙터를 타야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한없이 넓으니 편한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이 좋다

 

 


▲ 비에이 청의 호수(아오이이케, 靑い池)

 

비에이 청의 호수

바다가 아닌 호수에서 코발트 블루색을 발견할 수 있는 청의 호수(아오이이케)를 보고있노라면 마치 지구가 아닌 가상의 세계에 있는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이 든다. 물 안으로 뿌리를 내려 서있는 나무들이 맑은 물빛에 반사되어 비치는 풍경이 단연 으뜸이다.

 


▲ 비에이 흰수염 폭포(시라히게노타키, 白ひげの滝)

 

 

비에이 흰수염 폭포


청의 호수에서 잔잔한 물의 매력을 느꼈다면 반대로 흰수염 폭포(시로히케노타키)에서 역동적인 몸짓을 보여주는 폭포수의 매력에 빠져보자. 시로가네 온천마을에 위치한 이 폭포는 온천수라서 한겨울에도 얼지않고 힘차게 물줄기를 내뿜는다. 블루리버 다리 아래 펼쳐지는 장관과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는 시원한 냉수를 마시는 것 같은 쾌감을 준다.

 


▲ 삿포로 시내

 

삿포로 시내


북적이는 삿포로 시내의 재미를 놓칠 수 없다면 삿포로 시내 안에 위치한 숙소에서 머무르는 것이 좋다. 도큐레이 삿포로 호텔은 스스키노 역에서 도보 2-3분 거리로 근처에 맛집, 편의점, 드럭스토어들이 모여있고 주요 관광지인 오도리 공원, TV타워가 도보 15분 이내의 거리에 있어 시내 위주의 여행을 즐기기에 최고의 위치를 자랑한다. 객실에 짐을 풀어놓고 소소한 쇼핑을 시작으로 취향대로 맛집을 찾아 삿포로 음식으로 저녁 한끼하니 이게 요즘 말하는 소확행이로구나 싶다.

 

 

 

■ 둘째 날


삿포로 오도리 공원 - 오타루 오르골당 - 사카이마치도리 - 오타루 운하 - 신치토세 국제공항

 


▲ 삿포로 오도리 공원(Odori Park, 大通公園)

 

삿포로 오도리 공원


삿포로의 번화한 건물들을 중심으로 예쁜 산책로가 길게 뻗어져있는 오도리 공원에서 아침을 맞았다. 잘 관리된 꽃과 나무들을 보며 여유롭게 걷다보면 저 멀리 보이던 TV타워가 어느새 가까워져 있다. 1년 내내 다양한 축제와 볼거리들이 이어지는 곳이니 그냥 평범한 공원이라고 생각하지말고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 오타루 오르골당(Otaru Music Box Museum, 小樽オルゴ-ル堂)

 

오타루 오르골당


삿포로에서 JR을 타고 약 50분 정도를 가면 오타루가 있다. 오타루로 가는 열차 오른쪽 좌석에 앉으면 창밖으로 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히든 꿀팁을 알게되었다. 이미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영화나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나본 오타루 오르골당 앞에 도착하면 '픽픽'대는 소리로 연주하는 증기시계가 반겨준다. 고풍스런 외관과 목조 인테리어의 건물이 아날로그적인 오르골과 잘 어울린다. 1층부터 3층까지 약 3,000종에 달하는 수많은 오르골들이 곳곳에서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준다.

 

 

사카이마치도리


오타루 여행 필수코스 중 하나인 사카이마치도리 상점거리는 도로 양 옆으로 다양한 상점과 카페, 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많은 매장 앞에서 인기 제품을 시식할 수 있게 해주니 구경하는 도중 시식으로 출출함을 채우는 재미가 있다. 섬나라 답게 해산물을 재료로 한 간식들이 유명한데 맛있는 향이 콧속으로 파고들어오니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힘들다. 비싼 해산물 요리 음식을 낱개로 먹을 수 있도록 판매하고 있으니 사먹기에 부담이 적다. 또한 낙농업이 발달한 홋카이도에서 생산한 신선한 우유로 만든 유제품도 별미다. 치즈케이크와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디저트 브랜드 Le Tao(르타오) 본점이 오타루에 있다. 한국에도 매장 입점하여 만날 수 있지만 푸딩은 팔지 않으니 푸딩을 좋아한다면 이곳에서 푸딩을 꼭 먹어보길 바란다. 한국으로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플 정도로 맛있다.

 

 


▲ 오타루 운하(Otaru Canal, 小樽運河)

 

오타루 운하


사카이마치 혼도리 길 끝으로 향하다보면 오타루 운하가 나온다. 운하 주변으로 벽 색이 바랜 창고들이 세련된 느낌은 아니지만 오히려 이런 옛스러운 느낌과 투박함이 오타루 운하 앞에서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것 같다. 해가 저물어 가로등에 불이 켜진 오타루 운하의 분위기를 떠올리니 아직도 마음이 훈훈하다.

 

 

 

다시 신치토세 공항


오타루에서 아쉬운 마음을 부여잡고 신치토세 공항으로 가는 길은 JR을 타고 약 1시간 20분 소요된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절차를 거쳐야하니 오타루에서 최소 오후 7시엔 떠나는 것이 좋다. 신치토세 공항 안에는 마치 쇼핑몰을 방불케 할 정도로 즐길 거리, 먹을 거리가 많아 돌아가는 여행 일정이 일찍 끝났다면 공항 안에서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어도 좋다. 라멘집만 모아놓은 라멘거리에서 따뜻한 라멘 한그릇과 일본에서만 파는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 한잔 마시고나니 월요일 전 속이 울렁거리는 일요일병이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다.

 


돌아갈 곳이 있으니 여행이 즐거운 것 아닐까. 돌아오는 주말, 내 삶의 망중한(忙中閑)을 북해도 주말여행으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일본 북해도=최유미 에디터 ym@ttlnews.com

취재협조=피치항공 한국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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