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워라밸을 위한 '별 볼 일 있는 여행' 6곳
2018-08-30 22:48:57 , 수정 : 2018-08-31 00:25:45 | 이민혜 기자

[티티엘뉴스]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미코노미'(내가 주체가 되는 다양한 경제 활동), '나심비'('나'와 '심리', 그리고 '가성비'의 합성어) 등 최근 '나'를 위한 문화를 담은 다양한 신조어들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잔업이 일종의 관습으로 여겨지는 탓에 기대할 수 없었던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두 달이 되어가는 요즘은 '워라밸'이 떠오르는 단어이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의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 '워라밸'은 말 그대로 개인의 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끝이 보이지 않던 폭염 끝에 가을이 오듯, 열심히 일한 후에 나 홀로 먹방이나 퇴근 후 도심 속 짧은 여행 등 경기관광공사가 저녁이 있는 삶, 별 볼 일 있는 경기도를 소개했다.


이민혜 기자 cpcat@ttlnews.com

자료제공=경기관광공사
 

1. 시장에서 즐기는 수제 맥주, 오산 ‘오색시장 야시장'
 

1호선 오산역 1번 출구에서 서울 방향으로 10분 거리에는 매주 금·토·일 저녁 5시부터 10시까지 오색시장 야시장이 열린다. 상인들과 청년들이 힘을 합쳐, 젊은 고객들도 즐겨 찾는 특별한 시장으로 발돋움해 더욱 의미가 깊은 이 야시장에서는 맥주 한 잔 들고 시장 구경하는 모습이 일상적인 풍경이다. 오색시장의 명물인 까마귀 부루잉의 수제 맥주 '오로라'는 5가지 홉에 과일을 더해 묵직하면서도 산뜻한 끝 맛이 인상적인 페일에일(Pale Ale)로 야시장의 인기 먹거리인 양꼬치, 케밥에도 잘 어울린다. 저녁 7~8시에 진행되는 해피아워에는 오색시장에서 5000원 이상 구매하면 수제 맥주를 할인된 가격 3000원에 즐길 수 있다. 오산장에서 이름을 바꾸고 상설시장으로 운영되는 오색시장이지만, 원래는 오랜 역사를 가진 큰 규모의 오일장이었다. 그 덕인지 3일과 8일 장날에는 더욱 활기차고 정이 넘치는 곳이므로 오산역과 가까운 오색시장에서 퇴근 후 부담 없이 夜한 먹방을 즐겨보자!
 


2. 단돈 3000원으로 즐기는 먹방, 광명 ‘광명시장'


수도권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명시장은 7호선 광명사거리역 9번 출구에 위치한 곳으로 평일에도 낮부터 밤까지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활기찬 시장이다.


광명시장의 다양한 먹거리 중 단연 최고의 인기 음식은 녹두를 갈아서 다진 채소를 넣고 두툼하게 부친 빈대떡이다. 단돈 3000원에 즐길 수 있는 광명시장 빈대떡은 맛과 가격 모두 훌륭하다. 해물파전과 김치전 등 따뜻하게 부쳐내는 다양한 전이 모두 푸짐한 가운데, 3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으로 오랜 단골손님이 유난히 많은 곳이기도 하다. 3000원의 행복은 빈대떡뿐 아니라 직접 밀어서 탄력 넘치는 면에 진한 멸치육수가 어우러지는 칼국수도 있다. 커다란 냉면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오는 비주얼에 3000원은 믿기지 않는 가격이다. 이 외에도 천원 떡갈비, 3개에 1000원인 어묵꼬치 등 맛있고 저렴한 먹거리가 넘치니 지갑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먹방 천국이다.


품질 좋은 농산물과 식재료가 저렴하기로 소문난 시장까지 지하철 7호선과 연결되어 있으니 대중교통으로 쉽게 가서 가성비 좋은 먹방도 즐기고 신선한 식자재도 살 수 있다.
 

3. 가을밤의 은은한 문자 향, 파주 ‘지혜의 숲'
 

독서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경기도에서 책이라고 하면 책의 모든 출판 과정이 이루어지는 파주출판도시가 떠오른다. 파주출판도시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이 있다. 높은 천장까지 이어진 총 3km 길이의 서가가 인상적인 이곳은 드라마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지혜의 숲'은 3개의 섹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혜의 숲 1'(이용시간 10:00~17:00)에는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기증한 책들로 채워져 있다. 도서별 분류가 아닌 기증자별로 분류되어 명사들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아가고 교감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대표 출판사들이 기증한 도서로 가득한 '지혜의 숲 2'(이용시간 10:00~20:00) 역시 출판사별로 분류하여 출판의 흐름과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다.


'지혜의 숲 3'(이용시간 24시간)은 출판사, 미술관, 박물관에서 기증한 도서들로 꾸며있는데 출판도시의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를 겸한다. 24시간 개방하는 섹터로 한밤중에도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며 문자 향을 호흡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또한, 북소리 책방과 헌책방 보물섬, 카페와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4. 달이 비추는 행주산성 '고양 행주산성 달빛 야행'
 

가을밤 행주산성에서는 '행주산성 달빛 야행, 행주산성 달 비치다'로 행주대첩 스토리를 담은 달빛축제가 열려 특별한 밤을 보낼 수 있다. 8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금·토·일요일(18:00~22:00)에 '경기도 야시시(夜視視)한 산성 이야기'를 주제로, 첨단 기술과 빛을 활용하여 행주대첩의 역사적 사실을 대중적 시선으로 풀어내는 뉴미디어 쇼가 진행된다.


여기서는 행주산성 고유의 시설물에 빛을 입혀낸 야간경관이 주요 볼거리이며, 특히 행주산성 산책로를 따라 대첩비까지 이어지는 홀로그램과 3D 미디어 파사드 쇼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행주산성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화려한 조명과 극적인 음악이 빛과 조화를 이루며 행주대첩을 재현,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을 6가지 빛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권율 장군의 등장부터 왜군 3만 명을 무찌른 극적인 이야기를 첨단 뉴미디어를 통해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의상 입고 달빛투어, 야광 페이스 페인팅, 별자리 타로 등 독특한 야간 프로그램도 무료로 운영된다.
 

5. 낯선 은하의 별빛풍경, 이천 ‘별빛 정원 우주'
 

최근 '별빛 정원 우주'의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별빛이 화제다. 우주(ooozooo)는 덕평자연휴게소와 연결된 곳으로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곳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늘면서 SNS 명소로 떠올랐다. 요즘은 별빛데이트를 즐기며 특별한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커플을 비롯해 일부러 휴게소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늘었다는 이곳은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버스킹 공연을 감상하거나 차 한잔하면서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빛이 몽환적인 우주를 상징하는 작품 '아트큐브'는 실내에 설치되어 있어 먼저 감상할 수 있다. 어둠이 내리면 '우주'에 별빛 세상이 펼쳐지며 로맨틱 가든의 화려한 무대에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진다. 눈썹달을 표현한 조형물 위로 실제 달이 떠오르는 진풍경이 연출되는데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인생샷을 건질 확률이 높다. 앉거나 눕거나 달 앞에 서 있기만 해도 하나의 작품이 된다. 단, 가장 인기 좋은 포인트인 만큼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이 밖에도 반짝이는 별빛이 꽃밭을 이루는 '플라워 가든', 장미 모양 전구가 길에 이어지는 터널 '갤럭시' 등, 마치 낯선 은하에 도착한 듯 몽환적인 별빛풍경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6. 낡은 골목과 어우러짐, 수원 ‘행리단길'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품은 행궁동은 단아한 전통미를 간직한 곳으로 요즘은 감각적인 느낌의 카페 약 60여 곳이 들어서면서 '행리단길'로 불리고 있다. 개성 넘치는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들이 SNS에 화제가 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고, 한산하던 마을은 활기차게 변했다.


행리단길의 특이한 점은 세련되고 화려한 상가가 아닌 골목에 소소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의 삶과 추억이 녹아있는 오래된 골목의 이 카페들은 대부분 가정집을 리모델링했다. 허문 벽을 그대로 살려 심플하게 꾸미고, 햇살을 오래 받을 수 있는 긴 창을 만들고, 옥상 공간을 활용해 멋진 루프탑 카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진한 커피 향만큼 매력적인 공간에서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저녁이 있는 삶, 별 볼 일 있는 경기도에서 워라밸이 준 시간을 소소한듯 특별하게 보내본다.


이민혜 기자 cpcat@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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