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의 소문난 그곳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나무 위 세워진 동심의 세계 
어릴 적 꿈이 되살아나고, 그 꿈이 시작되는 곳
2020-09-28 19:57:54 , 수정 : 2020-09-29 16:16:47 | 이상인 선임기자

[티티엘뉴스]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호기심이 자극해서가 아닐까. 나무 위의 집, 과연 어떤 모습이며, 어떻게 지었을까. 짧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곳 트리하우스를 찾아오는 이유는 과연 뭘까? 




▲김제에 있는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모습. 두 나무 사이에 얼기설기 엮어 만든 트리하우스의 멋진 모습  


그 해답은 미즈노 씨의 말 속에 담겨있는 듯하다. “우리 집을 찾아 주신 모든 분들이 이곳에서 편안한 쉼을 얻고, 내 속에 감춰졌던 동심을 찾는 계기가 되며, 바쁜 생활 속에서 미뤄왔던 꿈이 시작되는 곳이 되시길 바랍니다”  바로 이곳에서 동심을 찾고, 잃어버렸던 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리하우스에 관광객들이 한 가족이 올라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봤던 나무 위의 집,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커다란 느티나무 위에 얼기설기 지어진 트리하우스는 보는 것만으로도 동심을 불러일으킨다. 트리하우스를 만나 위를 쳐다보는 순간 당장 올라가 보고 싶은 마음이 요동친다. 동화에나 나옴 직한 모습의 트리하우스는 만들기를 좋아하던 소년 미즈노 씨의 꿈과 희망이 그대로 재현된 곳이다. 




▲천진난만한 소년같이 활짝 웃고 있는 미즈노 마사유키 씨 모습. 가까이서 보면 매우 행복해 보인다 


일본인 미즈노 씨가 어려운 삶의 역경을 이기지 못해 죽음의 문턱까지 가며 얻어 낸 인생의 참된 삶의 비결은 모든 것을 버리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제2의 삶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생활하는 것으로 정했다. 




▲미즈노 씨의 또 다른 철학, 인생도 행복도 공사 중이라고 써 논 글씨가 벽에 붙여 있다


계획처럼 모든 인생사가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하고 계획하면 꿈이 이뤄진다는 것을 미즈노 씨는 몸소 체험했다. 이 또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미즈노 씨의 생각이다. 이런 모습들이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에는 곳곳에 베어져 있다. 미즈노 씨는 지금도 공사 중이라고 한다. 인생도, 행복도 공사 중이라며 모든 것에 완성이 없고 진행형이라며 웃는다. 




▲미즈노 씨네 가족이 살고 있는 본채. 거실에서 부엌으로 본 모습. 부엌으로 미즈노 씨 부인 최은희 씨 모습이 보인다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밝은 모습으로 행복해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다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때 미즈노 씨는 더욱 행복해진다. 처음에 미즈노 씨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내 집을 방문한 손님 같은 마음으로 차를 그냥 대접했었다. 지금은 찻값을 받고 있지만, 그는 초심같이 내 집을 방문한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그림으로 그린 미즈노 씨 가족의 화목한 모습


미즈노 씨가 자녀들을 위해 트리하우스를 만든 지 약 7년이 됐다. 트리하우스가 일반에게 공개되면서 그동안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트리하우스에 올라갔는데 공통점은 올라가기만 하면 누구나 표정이 소년, 소녀가 된다는 점이다. 톰 소야의 모험처럼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 꿈꾸었던 것으로 나도 한번 나무 위에 집을 짓고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동심이 이곳에서 살아나는 것 같다고 미즈노 씨가 전한다. 




▲미즈노 씨가 살고 있는 본체에 꾸며진 소품들의 모습. 모든 것을 다 만들기 좋아하는 미즈노 씨가 손수 만들었다


미즈노 씨가 트리하우스를 꾸미게 된 동기는 단순하다. 일본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일본을 자주 갔다 왔다 하다가 우연히 일본에서 잡지에 나온 트리하우스 사진을 보게 됐다. 보는 순간 마음에 숨어 있던 동심이 발동되면서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들고 싶다는 나와 그렇지 못한 내가 계속 싸웠다. 미즈노 씨 45세 때 일이다.




▲미즈노 씨 본체 부엌의 일부 모습. 넓은 통을 주워다 만들었다는 환기구의 모습에 적시 적소에 잘 맞게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가 탁월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큰딸이 다음 해에 대학에 입학하는 시기였고, 그는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돈을 벌어야 했다. 그런 미즈노 씨 마음속에서는 말리다가도 계속하겠다는 마음이 나오면서 나중에는 미쳤다 싶었지만, 마음의 소리를 믿게 됐고, 아무래도 시기는 아닌 것 같지만 하자하고 다시 한번 그는 마음을 믿었다. 그게 계기였다. 마음만 먹었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기적이 일어났다. 기적이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오게끔 하기 위해 그걸 믿는 게 기적을 일궈내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미즈노 씨는 담담하게 말했다. 




▲외부에서 올려다본 트리하우스 전경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는 약 400여 평의 대지에 60년 된 한옥 한 채와 아름드리나무 위에 지은 트리하우스가 전부다. 본채는 그래도 당시에는 꽤 잘 지은 집이었다. 묵은 때를 벗겨내고 보니 기둥과 보, 서까래 등 원형은 그대로 사용해도 될 만큼 튼튼하고 상태가 좋았다. 툇마루는 외부로 조금 확장해 테라스로 만들었고, 주방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현대식으로 개조했다. 




▲트리하우스에 올라가 본 모습. 가운데 나무를 중심으로 원탁이 있고 난간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있다. 좌측으로 약간 보이는 곳은 자녀들의 방으로 만들었다. 나무가 흔들리면 따라 흔들리는 데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트리하우스는 약 7년 전에 짓기 시작했다. 뒷마당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와 갈참나무 두 그루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동화 같은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 재료는 이곳저곳에서 주워 온 폐목재, 버려진 나무 등을 사용했다. 트리하우스에 들어간 돈은 대략 100만 원 정도. 트리하우스는 2층 구조로 되어있다. 1층 입구에는 얼기설기 엮어진 기둥들과 우측으로 나무 그네가 있다. 급경사로 이뤄진 계단으로 올라가면 2층 가운데 나무기둥을 중심으로 된 원형 테이블과 전망대 형식으로 된 난간으로 되어있다. 전망대 좌측으로는 작은 방이 별도로 지어져 있다.




▲미즈노 씨가 관광객들이 주문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커피를 내리는 기구도 직접 만든 제품이다


현재 가족들이 사는 한옥 본채는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오후 6시까지는 홈 카페로 변신한다. 가족들이 사는 방과 마루, 다락 등 모두가 관광객들이 쉬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구석구석 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놨다. 모두가 미즈노 씨 손길로 만든 것들이다. 처음엔 조금 복잡하고 지저분한 듯도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이것도 구경거리가 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미즈노 씨의 특별한 점인 듯 요소요소에 만들고, 붙여 놓은 건들이 모두 제자리에 맞아 조금도 어색함이 없다.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에 가장 현대식으로 신축된 카페 모습. 큰딸인 최사랑 씨가 창업자금을 받아 지은 카페로 사랑 씨가 대표로 직접 운영하고 있다. 미즈노 씨가 운영하는 본체 카페보다는 잘 안되는 듯


관광객 중 상당수는 미즈노 씨가 만들어 놓은 이곳을 돌아본 후 가면서 하는 말이 나도 집에 가면 오늘부터 뭔가 직접 만들어 집을 장식해야겠다는 이야기다. 사실 보기는 쉽지만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최근 큰딸이 운영하는 카페를 트리하우스 옆에 최신 건물로 오픈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다 보니 가정을 잃어버린 것 같아 카페와 가정을 분리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입구 쪽에서 바라본 트리하우스 모습 


미즈노 씨는 1968년 일본 북해도 삿포로에서 태어났다. 부인 최은희 씨와는 지난 1992년 결혼해 1남 4녀를 두고 있다.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수원에서 살았지만, 이곳 김제로 내려온 건 약 7년 전이다. 미즈노 씨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가족기업을 꿈꾸고 있다. 그 마지막 사업은 트리하우스 캠핑장이다.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하는 꿈과 희망이 있는 놀이. 모두에게 놀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트리하우스 밑에 만들어 놓은 그네에서 미즈노 씨가 잠시 포즈를 취했다


아무도 찾지 않던 이 마을에 천지개벽이란 말처럼 주말이면 500여 명 이상의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부인과 5명의 자녀를 둔 미즈노 씨라는 순박하고 선한 중년의 일본사람이 동심으로 돌아가 자녀들을 위해 만든 또 다른 놀이터 트리하우스를 지은 것뿐인데, 그것도 많은 돈을 들여 지은 게 아니고 공사장 폐자재와 비바람에 꺾인 나무들,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버려진 쓰레기들로 만든 트리하우스인데,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간판 모습 


그러나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를 찾는 이유는 미즈노 씨가 꿈꿔왔던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와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이곳에서 다시 찾고,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위치 : 전라북도 김제시 만경읍 대동 1길 49-5




김제 = 이상인 선임기자 lagofl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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