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호텔업 진출에 항공기도 구매
600억 원 규모 호텔 준공… 항공기 3대 구입
LCC 수익성 약화 신호… 하나투어 반면교사
2016-08-18 15:50:26 | 편성희 기자

제주항공(7C)이 호텔사업 진출, 항공기 직접 구매 등 실물 자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 심화로 인해 갈수록 어려워지는 단순 LCC 운영 환경과 낮아지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다듬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그 동안 25대의 항공기를 임대해서 운용리스 방식을 이용했지만 향후 항공기를 직접 구매해 보유한다는 방침이다.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항공기는 현재 운용 중인 항공기와 동일한 보잉 737-800기종 총 3대이며 해당 항공기들은 2018년 모두 도입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이 같은 사항을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신규시설투자 및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알렸다.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업 목적에 광고업과 광고대행업 및 광고물 제작업 등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고 공시했다.


호텔 사업에도 전격 진출한다. 호텔사업 투자는 600억 원 규모이며 서울 마포애경타운이 짓는 홍대입구역 복합역사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 4000㎡ 규모의 최신식 복합쇼핑몰과 함께 준공된다. 호텔은 제주항공의 비즈니스모델과 부합한 콘셉트로 지어지고, 이는 항공여객과 연계한 인바운드 승객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모기업 애경그룹은 이미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을 통해 호텔 사업에 진출한 바 있어 호텔업이 처음은 아니다. 제주항공은 이번 호텔사업 진출을 통해 항공과 연계한 에어텔(항공권+숙박) 상품 개발 등 부가가치를 창출해 매출 확대는 물론, 서비스 차별화를 꾀할 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5년 1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선포한 비전 발표에서 “단순히 여객을 태우는 운송사업에서 벗어나 호텔, 여행사, 렌터카 등 다양한 여행인프라를 마련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여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 컴퍼니(Network Company)’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06년 취항이후 10년 동안 큰 폭의 외형성장은 물론 부가서비스, 자유여행라운지, 항공동맹체 가입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성장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내년까지 30대 이상의 기단을 운용하며 호텔사업, 밸류얼라이언스(LCC 항공동맹체) 등 신성장 동력을 통해 명실공히 중견 국적항공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 후발항공사들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호텔 사업 투자와 항공기 직접 구매를 두고 업계는 대부분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이소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제주항공의 상승세가 꺾이는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비관론의 이유는 대부분 기업들이 성장 부분에 매출을 집중시키는데, 성장부문 수익성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신사업에 목을 매는 것이 패턴이기 때문이다. 명목상은 인프라 구축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벌어들인 돈을 실물 자산으로 묶어두는 효과가 커 향후 여객부문 실적 레버리지는 반대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를 보면 여행사업 잘하다가 신사업 동력으로 호텔사업, 면세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다가 지금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여행사업으로 벌어들인 돈까지 까먹고 있다. 제주항공도 잘 나갔지만 갈수록 LCC 경쟁이 심해 여객만으로는 수익내기가 버거울 것이다. 증시 상장도 했고 돈이라도 벌어들였을 때 LCC 부분 집중투자 보다 실물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최선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매출은 늘지만 수익은 감소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올 2분기 매출은 1621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해 시장 추정치에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93.0% 감소한 6억 원으로 추정치를 한참 밑돌았다. 3분기에는 실적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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