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vest.] 여행업종 자본시장 활용, ‘성장 촉진제’ 옥석 가려야
M&A/ 직상장(우회상장)/ 출자회사/ 기업 분할 활발
단기 자본 성과 골몰 리스크 키워...합리적 투자 저울질
2017-08-01 15:43:04 | 양재필 기자

                          
여행 및 여행 관련 기업들이 자본시장 흐름에 다양한 방식으로 발을 담그고 있다. 인수합병(M&A), 직상장/우회상장, 출자회사, 기업 분할 등 다양한 방식의 자본 활용도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전에 없던 큰 변화다.
전통적인 여행업은 자체 자금 흐름을 통한 보수적인 자본 가두리 운영에 집중하며 성장을 스스로 제한해왔다. 하지만 IT 기반 새로운 형태의 여행 융복합 기업들은 스스로 업종 장벽을 허물고, 공격적인 자본 활용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투자 시 제대로 된 자본 활용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중요해졌다.
양재필 선임기자 ryanfeel@ttlnews.com 

 

 

SCENE #01

 

옐로모바일, 달콤한 축제 혹은 무너질 모래탑


>직상장 체력 떨어진 옐로모바일의 무리수(?)


한동안 여행업계에게 다양한 이슈를 만들었던 옐로모바일이 없는 살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와 헬스케어 사업 확대를 위해 500억 원을 들여 동양네트웍스 지분 인수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옐로모바일이 3년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잡았지만 핵심 계열사와 갈등으로 삐걱거리고 있어 우회상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사업 강화를 위해 동양네트웍스 지분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

 

옐로모바일이 밝힌 동양네트웍스 유상증자 참여 배경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옐로모바일이 우회상장을 염두에 두고 유가증권 상장사인 동양네트웍스 지분 인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

 

옐로모바일의 경영사정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동양네트웍스 실적보고서 어디에도 바이오나 헬스케어 등의 단어를 찾을 수 없다 보니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옐로모바일은 시장의 이런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재차 "우회상장 계획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 말이 대한 진위여부는 당장에 따지기 어렵지만 현재 상황상 상장이 그리 쉽게 이뤄질만한 조짐은 많지 않아 보인다.

 

옐로모바일이 우회상장을 할 만한 체력도 없을뿐더러 동양네트웍스를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하는 게 벤처연합체를 유지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다. 자산양수도를 통해 벤처연합체를 지원할 수 있는 실탄을 마련할 수 있고, 자본 유출 창구(엑시트 플랫폼)도 우회적으로 생기는 만큼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 유치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오리알 옐로트래블, 엑소더스(Exodus)


옐로트래블(yellotravel)은 초창기 옐로모바일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사업부문으로 각광을 받은 바 있다. 여행박사, 제주닷컴 등이 옐로모바일과 전격 손잡으며 여행업계에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하지만 수년 만에 옐로트래블은 수익성과 사업성이 두루 망가지며 입지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해체 수순에 이르렀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옐로모바일의 광고 사업부문이 대부분의 실적을 일구고 있고, 여행사업부문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여행 사업부문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꺾이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종속회사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파악한 듯 협력보다는 와해를 택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5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여행박사 신창연 대표와 조맹섭 대표가 모두 물러난 후,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옐로트래블은 여행박사, 제주닷컴 등 총 13개 종속회사를 포함하는 모회사임과 동시에 옐로모바일그룹 여행사업부문을 영위하는 중간지주회사이며, 제공서비스형태에 따라 여행플래닝, 숙박예약, 레저/리조트 입장권 판매, 항공 및 숙박, 제주여행 입장권판매, 국내외 일반여행 사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단기 자본 성과 골몰한 옐로모바일

시너지 효과 유명무실 부실한 체력

옐로트래블도 수익성 제로로 와해“

>달콤한 독배가 되가는 옐로모바일


2012년 아이마케팅코리아로 출발한 옐로모바일은 '벤처연합군'을 표방하며 4년만에 85개 벤처기업을 지분 교환 방식으로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옐로모바일의 이 같은 급성장은 개별 벤처기업의 독립 경영은 보장하데 한 울타리 안에 모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획기적인 사업 모델에 장밋빛 전망이 점쳐진 결과였다.

 

이 덕분에 2012년 6700만 원에 불과했던 옐로모바일의 매출은 2013년 90억 원, 2014년 963억 원, 2015년 3138억 원, 2016년 4428억 원 순으로 계열사 증가추세에 맞춰 늘어 왔다. 하지만 당초 기대됐던 벤처기업 간 시너지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옐로모바일이란 거대 우산에 의존한 탓에 상당수 벤처기업이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역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옐로모바일의 재무건전성을 갉아먹는 독이 됐다.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의미하는 영업권이 지난해 1721억 원으로 2015년에 비해 624억 원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한때 장외주식 시장에서 주당 425만 원에 달했던 옐로모바일의 주가 역시 100만 원대로 낮아졌다.

문제는 옐로모바일이 전환사채 형태로 투자받은 비중이 전체의 40%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옐로모바일의 부채총계는 개별기준 1502억 원이고, 이 중 전환사채는 1124억 원에 달한다. 즉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옐로모바일에 대한 차입금 상환 압박이 심각해질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옐로모바일이 3년 내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해 말 계열사를 20개 수준으로 줄이는 '옐로모바일 2.0'을 선언하고 경영효율화 작업에 나서게 됐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김남철 전 위메이드 부회장 등 상장사 출신 임원들을 연이어 영입한 것도 사업구조개편과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상장심사 문턱을 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옐로모바일이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면서 계열사들과 적잖은 마찰음을 빚고 있는 데다 수익성 개선 방안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목표(코스닥 상장) 달성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옐로모바일이 우회상장을 염두에 두고 동양네트웍스 지분 인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의 협상력과 관리능력은 입증됐지만, 벤처연합군이라는 옐로모바일의 사업 모델이 기업 간 시너지 창출에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며 "옐로모바일이 당장이야 우회상장 등을 검토하지 않겠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도 뚜렷한 상장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 사명 변경 등을 통한 우회상장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이 '벤처공룡' 수식어에 걸 맞는 경영실적을 보여준다면 혁신의 아이콘으로 다시 비상하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 벤처연합체의 정체성이 흔들려 파도 앞 모래성 처지에 놓일 공산이 높아 보인다.


 

 


SCENE #02

 

자본시장 날개다는 LCC 증가
본격적인 ‘규모의 경쟁’ 돌입


>진에어 상장 준비...제주항공과 ‘용호상박’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 등의 LCC가 상장 전 기업공개(IPO) 작업을 추진 또는 검토 중이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는 LCC상장 2호가 유력한 곳이다. 진에어는 한진칼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이 지분 17.8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진에어는 지난 4월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연내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진에어는 내년에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기업공개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진에어는 내년까지 항공기를 8대 도입해 보유 항공기 수를 30대로 늘리고 노선 수도 55개로 늘릴 예정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액 7197억원, 영업이익 523억원, 당기순이익은 39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내년까지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찰의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점은 상장예비심사 등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진에어의 상장 시기가 빠르면 올해 4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진에어 상장 시 상장 기업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시가총액도 진에어와 제주항공이 엇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이 최근 부진을 딛고 다시 주가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시가총액도 1조원 근방까지 올라왔다. 진에어의 경우 잠정적이기는 하나 투자업계에서 상장시 최저 5000억에서 최고 1조 밴드사이에서 상장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 두 곳이 나란히 상장 기업이 되면서 기업 가치와 규모 경제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한 패권 경쟁은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 본격 진입 LCC

산업 팽창에 호실적 쌍두마차

시장 파이 더욱 키우는 촉진제“
 


>티웨이항공, 자본시장 업고 체력 증강

 

티웨이항공도 내년 중 상장을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1∼6월)에 주관사를 선정하고 주주총회 결의 등의 준비를 거쳐 하반기에 상장 예비심사와 주식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중대형기를 도입해 중장거리 노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2025년 매출 2조원, 연간 수송객 2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3826억원, 영업이익 125억원, 당기순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PO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자본금을 확대해 부채비율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0년 8월 설립된 티웨이항공은 적자가 계속되다, 2013년 흑자전환했다. 이후 4년간 흑자 행진을 이어왔으며 지난 5월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티웨이항공의 지난 1분기 실적(2017년 1~3월)은 매출액 1360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이다.

 

‘LCC상장 1호’인 제주항공에 이어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이 기업공개에 성공하면 국내 LCC 산업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T-SM C&C 업종간 융합

키울 건 키우고 나눌 건 나눠

새로운 시도 실질 성과 지켜봐야“
 




SCENE #03

 

자본통합과 신성장 시도 SKT-SM C&C


SK텔레콤(SKT)과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사 SM C&C(컬처앤콘텐츠)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강남 SM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통신과 엔터테인먼트 1등 업체끼리 계열사의 지분을 상호 인수해 정보통신기술(ICT)를 결합한 차세대 콘텐츠 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이번 제휴는 SM C&C 여행사업 부문(사장 정의권)에도 상당한 시너지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음향기기 제조 자회사 아이리버와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사 SM C&C(컬처앤콘텐츠)에 각각 250억원과 650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다고 17일 공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계열사와 함께 아이리버와 SM C&C에 각각 400억원과 73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로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각각 SM C&C와 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된다.

 

아이리버와 SM C&C는 유상증자 후 증자대금을 활용한 인수 합병을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이리버는 SM 계열사인 SM MC와 SM LDC를 흡수해 K팝 팬을 대상으로 콘텐츠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SM C&C도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의 광고 사업을 인수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인수 대금은 660억원이다. SK플래닛의 광고사업 부문은 물적 분할돼 SK C&C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K플래닛의 광고 부문은 SK그룹의 TV 광고를 포함해 연간 4500억원의 광고 대행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SM C&C는 SM그룹에서 제작하는 콘텐츠와 VR·AR(증강현실)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물적분할 후 SM C&C의 최종 지분율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이 32.8%, SK텔레콤이 23.4%이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양사간 ICT와 콘텐츠의 결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아이리버의 제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류 연예 콘텐츠에서 파생하는 사업 기회를 포착해 추진할 계획이다. SM C&C는 중국과 동남아 광고 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