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하기로 16일 공식 결의
진에어는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단계적 통합 전망
2020-11-16 11:28:25 , 수정 : 2020-11-16 12:08:27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OZ)을 인수하기로 공식 결의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11월 16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 업계가 갖고 있는 궁금증도 서면으로 답했다.

 

아시아나항공 필요 인수 자금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 8000억 원이다. 이를 위해 내년 초 2조 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칼은 KDB산업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 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 원 등 총 8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여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다. 유상증자 전이어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동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 투자 직후 8000억 원 전액을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3000억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 5000억원에 대한 계약금 3000억원에 충당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되어 자금운영에 숨통이 트일뿐만 아니라, 영구채 3000억원으로 자본을 추가 확충하여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고 한진그룹 측은 보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을 유지해 안정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 역시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을 전액 차입할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고 또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해 신속하고 확실하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현재 항공산업의 위기를 고려할 때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진에어 등 LCC업체 및 항공 관련 업체를 포함한 항공산업 전반의 개편이 절실하다. KDB산업은행이 보유하게 될 신주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이를 통해 KDB산업은행은 향후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구조 개편을 성실히 추진하는지 감시와 견제 역할도 하게 된다.

 

대한항공 밖에 없었나?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도 코로나19 위기 지속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항공산업의 구조 개편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여 국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배경이라고 한진그룹 측은 설명했다. 또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1국가 1국적항공사? 인수 시너지는 있을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마치게 되면 세계 10위권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선망, 항공기, 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측은 "인구 1억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1개의 네트워크 항공사만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복수 체제로 독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 국가의 항공사들과 경쟁에서 상대적인 열위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은 노선망, 항공기, 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우선 양사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를 확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환승 수요를 유치하게 되어 국내 항공산업의 성장을 한층 더 견인하게 될 전망이다.

 

항공 소비자의 경우 노선과 스케줄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연결편 개선, 마일리지통합 사용 등으로 편익이 향상됨은 물론 항공업 전반의 안전 역량 제고로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인수를 통해 인천공항의 여객과 화물의 연결 네트워크가 강화되어 허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등 아시아 대표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국제공항 경쟁력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 ▲)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직접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입니다.

 

오늘 아침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대한항공도

다른 항공사들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공적자금 투입 최소화로

국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인수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반세기,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으로 지금까지 성장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선도항공사로서

국내 항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국민 여러분께 보답 하겠습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세계 모든 항공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도

모든 임직원이 합심해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통합 이후 무엇보다도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양사 임직원들이 모든 처우와 복지를 

차별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모두 대한민국의 하늘을 책임진다는 사명 아래

한 가족임을 기억하며 포용하고 화합하겠습니다.

 

그 어떤 부문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제가 앞장서서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

 

또한 윤리경영책임경영투명경영을 원칙으로

고객 여러분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합리적인 운영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

소비자의 편익을 향상시키겠습니다.

 

또한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한층 강화된 여객과 화물 네트워크로

인천국제공항의 허브 경쟁력을 향상시키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토대로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모든 임직원들은

이번 통합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국가와 국민여러분께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그간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저희 가족을 대표해 깊이 사과 드립니다.

 

이번 통합작업과 코로나19 위기극복에 최선을 다해

국민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특히 주주 분들의 의견을 소중히 받아들여

적극 반영 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진에어도 에어서울, 에어부산과의 통합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LCC(저비용항공사) 3사 운영방안에 대해 "한진 측에선 3개사(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를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규모 확대와 LCC 시장 재편을 추진하고, 중복노선 개편과 기종 단순화 등으로 운영 효율성과 소비자 편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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