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와인 역사, 필드 블렌드로 품격 높인 비엔나
2017-09-11 08:43:24 | 편성희 기자

비엔나는 슈베르트, 요한 스트라우트, 빈 필하모니 등 음악의 도시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와인의 도시로는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통과 현대의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비엔나에서 와인이 차지하는 의미는 상당하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자료협조= Vienna tourist board, GEOCM

 

 

비엔나의 상징 와인(Wine)

 

‘와인’은 여유와 풍요를 상징한다. 와인색이 더욱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살기 좋은 면모를 대변하는 요소에서 와이너리(Winery)는 빠질 수 없다. 경영컨설팅 기업 머서가 발표한 <도시별 삶의 질 순위 보고서>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비엔나의 와이너리는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는 세계의 여느 수도와는 달리, 주요 와인 생산 재배지가 도시 곳곳에 있다.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려면, 적합한 자연환경을 수반해야 한다. 다뉴브 강과 수많은 나무로 우거진 비엔나 숲은 최고의 포도와 와인이 생산되기에 최적의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 깨끗하고 풍부한 녹지에서 나온 2000년 역사의 비엔나 와인이 그곳의 문화·예술을 더욱 융성하게 하는데 일조했다는 것은 명약하다.


현재 비엔나는 와인을 경제 지표로도 삼고 있다. 2015년 초에는 세계 최초로 비엔나의 모든 포도 농장이 부동산 개발업자들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새 법이 제정됐다. 법의 보호막으로 비엔나의 와이너리는 새로운 전기에 들어섰다.

 

95곳 와이너리와 호이리거


비엔나에는 95여 곳의 와인 레스토랑 및 와인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비엔나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는 도시의 특색이다. 카렌베르크(Kahlenberg), 누스버그(Nussberg)등 비엔나 인근 약 200만평 이상의 농가에서 150명의 농장주가 연간 40만 시간을 정성 들여 비엔나 대표 와인을 생산해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Mayer am Pfarrplatz)는 비엔나의 대표적인 와이너리로 손꼽힌다. 400년 넘게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비엔나의 역사 유산으로 현재도 40ha의 면적에서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내고 있다. 특히 1617년에 사용했던 참나무로 만든 양조시설은 지금까지도 와인을 만들어낸다. 일명 ‘베토벤 하우스’라고도 하는데, 건강이 좋지 않았던 베토벤이 1802년 4월부터 6월까지 그곳에 기거하면서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작곡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에는 다양한 와인 태번, 일명 ‘호이리거’(Heuriger)도 있다. 호이리거는 와인 농장에서 운영하는 펍(Pub)이나 식당을 통칭한다. 그곳에선 해당 농장에서 그해에 직접 경작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준다. ‘아우스구스테크’(Ausg’steckt) 표시나 전나무 가지가 보이는 곳이라면 들어가자. 비엔나 와인 중에서도 특별한 햇포도주를 마실 수 있다.

 

호이리거는 프라터 공원의 대관람차, 쇤부른 궁전, 빈 소년 합창단만큼이나 유명하다. 수많은 뮤직비디오와 영화 촬영지였고, 비엔나를 찾는 여행자에게 이색적인 즐거움과 비엔나 특유의 여유로움, 음식의 풍미를 선사한다.


맛의 탁월함 '필드 블렌드'

비엔나 와인의 특산품 중 하나는 ‘필드 블렌드’(Field Blend, Wiener Gemischter Satz)이다. 필드 블렌드는 같은 포도밭에서 난 두 종류 이상의 포도를 섞어 만든 와인을 말한다. 블렌딩은 와인을 만드는 매우 전통적인 방식 중 하나이며 포도의 재배환경 못지않게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19세기 비엔나의 와인 제조자들은 타 오스트리아 와인 생산지에서 우수한 포도를 재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좋은 와인을 만들려고 했다. 그들의 열정은 다른 종 포도를 혼합 재배해 와인으로 제조하는 데에 성공했다. 필드 블렌드는 신선도, 풍부한 과일향, 그리고 풍부함이 조화를 이루어, 다양한 특징을 갖게 됐다.
 

2006년 비엔나 와인 제조자들은 조합을 결성해 비엔나와인(WienWein, www.wienwein.at) 그룹을 만들었다. 크리스트(Christ), 에드모제(Edlmoser), 비닝어(Wieninger), 코벤즈(Cobenzl: 비엔나 도시 소유의 와인 생산 부지),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 (Mayer am Pfarrplatz) 및 퍼가슬 우버(Fuhrgassl Huber) 등 비엔나를 대표하는 와이너리가 힘을 모았다. 비엔나와인(WienWein)은 비엔나 와인의 특이 특징과 메시지를 국내외로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비엔나 필드 블렌드’를 부활시키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비엔나와인은 필드 블렌더의 성격을 규정짓는 특별한 규제 내용을 2011년 4월 조합에서 정했다.

 

△필드 블렌더 와인은 100% 비엔나 포도밭에서만 생산해야 한다.

△적어도 세 종류의 포도로 혼합 재배, 제조해야 한다.

△어떠한 한 종류도 혼합 와인의 5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10% 미만이어도 안 된다.


그렇게 만든 상품은 생물의 다양성을 위한 슬로우 푸드 재단의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실렸고, 이탈리아 기반 재단은 ‘Presidio’로 지정했다. 2013년 빈티지 제품부터 와이너 게미슈터 사츠(Gemischter Satz) 와인에 DAC 자격을 부여하고, 원산지를 보증해주는 봉인 실을 부착했다.

 

와인 축제의 정점 11월


비엔나와인 그룹은 자기들의 와인을 다양한 이벤트와 축제 등을 통해 국내외에 소개하고 있다. 매년 11월 11일에는 ‘올해의 빈티지’ 첫 선을 보이며, 비엔나 곳곳에서 와인을 즐기는 축제가 벌어진다. ‘젊은 비엔나인’(Young Viennese)들이 1일 가이드를 자처해 비엔나 여행객들을 호이리거나 수도 인근의 와이너리로 데려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보다 앞서 10월경에는 가을철 포도 수확을 기념하는 와인 축제 ‘와인 하이킹 데이’(Wine hiking day)가 열린다. 이 기간 동안 양질의 와인을 맛보거나 비엔나 도심의 경관을 여유롭게 거닐며 즐길 수 있다. 올해는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이틀간 진행한다.


봄이 오는 삼월 중순 무렵에는 호이리거 와인 펍에서 와인 시음, 하이킹, 호이리거의 재즈 브런치부터 포크 음악까지 아우르는 ‘슈라멜’(Schrammel) 음악행사가 열린다. 4월에 진행되는 비너 윈저투어(Wiener Winzertour)는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이 찾는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윈저투어를 하며 비엔나의 와인 주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뿐더러, 대폭 할인된 와인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엔나 와인이 비엔나관광청을 통해 9월초 집중 홍보된다. 비엔나관광청은 한국의 미식가와 여행객을 대상으로 비엔나의 와인을 알리고자, 9월 초 푸드 칼럼니스트이자 알테르 에고 오너 셰프인 박준우 씨와 특별한 행사를 진행한다. 박준우 씨는 비엔나의 대표 와인과 함께 오스트리아 음식을 재해석한 퓨전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엔나 여행 팁(Tip)


01. 비엔나 시티 카드(Vienna City Card)

비엔나관광청의 공식 시티 카드인 ‘비엔나 시티 카드’는 붉은색과 흰색, 2가지 종류가 있다.

 

붉은색- 위너 리니언(Wiener Linien)

•24/48/72시간용 시티 카드(각 이용권 당 €13.90/€21.90/€24.90)

•210여 곳 이상의 할인 혜택

•지하철, 버스 및 트램 무제한 이용 가능

•카드 소지자에 한해 14세 이하 아동 1인 무료 탑승 가능

•알베르티나 광장(주중 오전 9시~오후 7시), 비엔나 중앙역(오전 9시~오후 7시), 비엔나 국제공항(오전 7시~오후 10시), 시민공원 / 카를광장 / 랜드스트라쎄 등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여행 정보 및 티켓 판매처(Wiener Linien info and ticket counters)와 비엔나 시티 카드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구매 가능

 

흰색- 빅 버스 비엔나(Big Bus Vienna)

•24/48/72시간용 시티카드(각 이용권 당 €28/€31/€35)

•210여 곳 이상의 할인 혜택

•24시간 hop-on, hop-off 이용권 포함

•시티 가이드 투어 포함

•대중교통 자유 이용권 불포함

•카드 소지자에 한해 15세 이하 아동 1인 무료 탑승 가능

•알베르티나 광장(주중 오전 9시~오후 7시), 비엔나 중앙역(오전 9시~오후 7시), 비엔나 국제 공항(오전 7시~오후 10시), 빅 버스 비엔나, 비엔나 시티 카드 앱 및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 가능

 

02. 비엔나 시티 맵
 

주요 박물관·미술관 리스트, 호텔 정보, 매월 진행되는 행사, 맛집 소개 등의 비엔나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시티 맵은 무료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전화(+43-1-24 555) 또는 이메일(info@vienna.info)을 통해 문의하면 된다. 해당 연락처로 호텔 관련 문의사항이나 예약도 가능하다. 비엔나관광청 홈페이지(www.vienna.info/en)에서도 한국어, 중국어 등 모두 13개 언어로 비엔나 여행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03. 비엔나 메인 여행정보센터
 

알베르티나(Albertinaplatz) 광장 방향의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뒤편에 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숙소를 포함해 비엔나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는 물론 입장권, 문화 행사 할인 티켓 및 무료 와이파이, 기념품 등도 선보이고 있다. 비엔나 중앙역(Hauptbahnhof)에도 여행센터가 있다. 중앙역 내 오스트리아국가철도정보센터(Austrian National Railways Info Point, ÖBB)가 여행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연중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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