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한다. 실용적인 전기차의 매력
2018-03-07 17:43:00 , 수정 : 2018-04-20 14:03:57 | 강지운 기자

아름다운 섬 제주의 다른 이름은 전기차의 천국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7244대의 전기차 (2017년 06월 기준 국토부 발표)가 등록되어 있다. 가장 많은 전기차가 있는 지역인 만큼 제주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34 기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어(2017년 04월 기준 환경부 발표) 제주도에는 전기차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제주도가 관광지라는 특성상 상당수의 전기차가 렌터카 번호판을 달고 제주를 누비고 있다. 이제는 제주 여행에서 전기차를 렌트해보는 것은 한번쯤 고려해볼 이동수단이 되었다. 실제 전기차를 이용하면서 느낀 점을 소개한다. 

 

 

강지운 기자 jwbear@ttlnews.com

 

 

 

 

낯선 전기차와 만남 

 

 

렌터카 업체에서 설명을 듣고 3일간 발이 되어줄 전기차 ‘아이오닉(현대자동차)’ 을 만났다. 차체 크기는 동급 자동차에 비해 살짝 작은 느낌이 들었다. 같이 여행에 나선 오랜 친구가 먼저 운전대를 잡았다. 낯선 차에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운전석 시트 위치와 사이드 미러 등 운전에 필요한 부분을 조절하는 일이다. 한참 조정하던 친구가 한마디를 남겼다. “너무 불편해” 좌석 위치를 조정하는 레버는 100% 수동이다. 파워 윈도우도 운전석만 제공된다. 전기차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으로 시트 포지션을 바꿔주는 장치에는 모터가 사용된다. 그만큼 무게가 증가하고 전기 소모량이 늘어난다. 주행가능거리 경쟁을 하는 전기차 제조사는 이런 몇 번 쓰지도 않을 기능을 과감하게 뺀 느낌이다. 

 자차라면 분명 몇 번 사용 후 고정되어 있겠지만, 렌터카로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기어박스는 버튼식이다. 버튼식 기어에 적응하는 것도 꽤나 시간이 걸렸다. 신호 대기 중 친구는 “허전해, 있어야 할 것이 없으니 손이 어디 있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 아이오닉 전기차의 주행가능거리는 200km에 이른다. 운전을 마친 친구에게 주행거리가 충분하니 불안감도 없지 않냐고 물었다. 

“그래도 아직 좀…“
 
운전 중에도 친구는 자동차 배터리의 칸이 한 칸만 줄어도 불안함을 호소했다. 주행가능거리가 짧은 문제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여행 첫날 일행의 주행거리는 약 60km에 불과했다.

 


친환경이 전부는 아니다.

 

 

친구들과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SNS에서 인기를 얻은 한 카페를 찾아가고 있었다. 애월읍에 다가갈 쯤 신호대기 중이던 아이오닉 옆에 L 슈퍼카가 멈췄다. 로드스터차량이라 오픈에어링을 즐기는 차량이었다. 우리 일행의 눈이 저절로 돌아갔다. 신호대기가 끝나자마자 두 차량이 거의 동시에 출발했다. 당연히 L슈퍼카가 우리 눈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몇백 미터를 옆에서 달렸다. 슈퍼카의 운전자가 천천히 출발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전기차의 특성도 한몫했다. 전기모터는 구동되는 순간 최대 출력을 뿜어낸다. 초반 가속력이 좋기 때문에 제로백 (0m에서 100m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짧다. 아이오닉은 ‘회생제동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회생제동을 많이 할수록 전기차의 특징이 나타나며, 회생제동을 적게 할수록 일반 가솔린 자동차와 비슷한 가속력을 보여주며 대신 전기는 많이 소모한다

 뒤늦게 눈치를 챈 친구가 회생제동단계를 가장 낮게 설정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전기차의 가속력이 과도하게 제한이 되어 있다고 불평하던 친구는 더욱 즉각적인 반응과 시원하게 나가는 가속력을 느낀 후 전기차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연비운전에 최적화된 자동차 

 

 

 친구에게 운전대를 넘겨받았다. 친구의 의견 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운전석에 앉으니 다른 점을 느끼고 싶었다. 회생제동 단계를 가장 높은 단계로 설정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때기 만해도 제동이 되었다. 모터가 반대로 돌면서 제동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흡사 엔진브레이크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제동 페달을 밟지 않고 가속 페달만으로 운전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실제로 ‘발끝 신공의 고수’ 라면 가능하다고 느껴졌다. 회생제동을 한 단계 낮췄다. 신호대기 상황을 인지하고 감속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때었다. 제동 페달은 밟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감속이 되었다. 제동할 위치에 다다라서 브레이크를 밟으니 바로 제동이 되었다. 조수석 친구에게 제동 페달을 밟지 않았다고 말하니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제동페달을 밟은 줄 알았다고 대답했다. 

 

 

전기차 충전 쉽지만 아직은… 소제목

 

 

 하루 반나절 전기차를 이용하니 계기반에 전력량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많이 움직이는 여행객의 특성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일반적인 출퇴근거리라면 며칠은 더 사용해야 배터리의 수치가 반으로 떨어질 것 같다. 아직 괜찮다는 말에도 친구들은 충전에 민감했다. 전기차 충전소 근처 카페로 이동했다. 전기차 충전소 위치는 전기차 네비게이션 화면 버튼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인근 공영주차장에 사용가능한 전기차 충전기가 있었다. 충전구가 차량 후미에 있기 때문에 후방주차를 해야 충전이 편리했다. 충전기 화면에 차종에 따른 충전 단자를 선택하고 회원카드를 접촉한다. ‘딸깍’ 소리가 나면서 충전기 보관함 문이 열린다. 충전기는 가볍게 보였는데 의외로 묵직했다. 특히 케이블의 무게가 상당해서 충전기를 충전구로 이동시키는데 힘을 써야했다. 여성 운전자라면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 같다. 렌터카 인수 시 충전요금을 부담한다. 이후 충전은 렌터카 업체에서 수령한 카드를 이용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주차요금 비교하면 가성비 높은 이동수단 

 

 

우도에 도항하기 위해서 전기차를 성산항 주차장에 주차했다. 제주도로 다시 입항 뒤 주차요금을 정산하려하자 “전기차는 무료입니다.”라는 주차장 정산원의 대답이 돌아왔다. 성산항 터미널 주차장을 포함하여 제주도 내 공영주차장에서 전기차 주차요금은 무료이다. 전기차를 이용하면 저렴한 주유 및 충전비용에 무료주차까지 고려한다면 일반 가솔린차를 렌트하는 것에 비해 전기차를 렌트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가 될 수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