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랑' 강동원 "맛있는 거 먹지 못한 게 가장 힘들어"
영화 인랑에서 '임중경'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 인터뷰
2018-07-29 23:58:44 | 이민혜

[티티엘 뉴스] 대체역사물로 격화된 사회운동과 이를 진압하는 경찰의 무력적 움직임이 만연한 196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견랑전설'(1999, 감독 오이시 마모루)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인랑'(감독 김지운)이 25일 개봉했다. 개봉 당일 극중 특기대 내 비밀 조직의 인랑 '임중경'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올해 동안 나온 영화 두 편이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원래 잔잔한 장르를 좋아하는지?

 

A. 그런건 아니다. 물론 너무 신파적인 걸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잔잔한 영화는 잘 안 보고 호러 영화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캐빈 인 더 우즈'(감독 드류 고다드)를 감명깊게 봤다. 다시 봤을 때는 감흥이 떨어졌지만 작년에 처음 봤을 때 이게 정말 뭔가 싶었다. 공포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은데 보통 공포 영화는 얼굴이 너무 잘 알려진 사람이 나오면 감정 이입이 안 된다. 모르는 사람이 나와야 재미있다.

 

 

Q.개인의 고뇌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다. 액션할 때 서글픈 느낌도 들었는데.

 

A. 캐릭터로 인해서 고뇌를 하는 거니까 멜로도 있고 정치적인 상황도 있고 정말 화려한 액션도 보여줘야 하다보니 한 작품 안에 녹여내려고 감독님이 힘들었을 것 같다. 인간 병기로 키워지고 현재로부터 5년 후에 만들어지기로 한 조직이다. 사람을 죽이게 되는데 있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흔들리는 인물이었다. 사람을 죽여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아닌 것 같다.

 

 

Q. 액션을 위해 근력 운동과 체력 운동은 어떻게 했나?

 

A. 감독님이 영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몸을 키워서 섹시해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계속 많이했다. 힘들었다. 탈의씬 있을 때는 처음으로 음식 조절하면서 매일 닭가슴살만 먹고 드레싱 섞지 않고 소금도 안 넣고 풀만 먹으면서 빼겠다고 해봤는데 너무 싫었다. 맛있는거 먹고 술 한잔하는게 유일한 낙인데 그걸 못하게 하니까 힘들었다.

 

Q. 30kg 넘는 강화복을 입고 연기했는데 그 안에서 표정 연기는 했었는지?
 

A. 무용수들이나 음악하시는 분들이 몸을 움직일 때 연기를 안하지는 않는다. 그런 감정을 가져야 무브먼트가 나온다. 아무리 갑옷 안에 있어도 그런 감정을 안 가지면 그런 움직임이 안 나온다. 피아노 치는 분들도 건반만 치는 것이 아니고 그 음악에 대한 감정을 가져야 그 움직임이랑 음악이 나오는 건데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달랐던 것은 수트가 약간의 움직임이 있다. 가만히 서있으면 눈도 있고해서 멍청해보이기도 한다. 약간 숙이면 눈이 내려가서 반달처럼 되고 못되보인다. (웃음) 얼굴 근육을 이용해서 마스크 각도를 유지했다.

 

 

Q. '인랑'에서 대역을 쓰지 않았다고 했는데 혹시 춤을 따로 배운 적이 있는지?

 

A. 영화 '형사'(감독 이명세)를 위해서 5개월 정도 배웠었다. 그때 배웠던 수준이 엄청 하드했다. 기본으로 윗몸일으키기 천 개 하고 그랬다. 그래서 오래할 때는 하루 12시간씩 했다. 무용으로 단련된 몸이 아니니까 그 몸으로 만들고 시작하는 거다. 액션 준비할 때도 액션이 생각할 때 치고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액션도 감정 연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액션도 연기고 감동이라고 생각해서 액션은 조금만 해도 힘들다고 여겨진다. 고난이도의 연기이다.

 

 

Q. 최근 미국 영화 '쓰나미 LA'(감독 사이먼 웨스트)에 캐스팅 되어 촬영 중인데 힘든 점은?

 

A. 외국어 공부를 제대로 하는 것이 처음이다. 독학으로만 하다가 일을 위해서 제대로 배워보니 쉽지 않고 힘들다. 아무리 사람이 언어 습득력이 빠르고 느리더라도 그걸 떠나서 외국어에 노출되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한국 배우로 가서 부끄럽지 않으려면 잘해내야 하는데 점점 다가오고 있고 절대적인 노출 시간 양은 하루하루 줄어가고 있다. 미국은 정말 가차없다. 한국이랑 달라서 나를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 많이 늘고는 있는데 예전에 영어를 배웠던 것은 해외진출을 떠나서 영어를 하다보니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그런 게 재미있어서 재미로 했었다. 선생님을 두고 하다보니 엄청 스트레스 받는다. 2시간하면 아무것도 못하겠다. 뇌가 다 타들어가서 아무 생각도 안 든다. 회의도 많이 한다. 시나리오 회의, 리허설, 연기 선생님과 연기 수업도 하는데 일주일에 7일 일을 하고 있고 쉽지 않다.

 

 

Q.가장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영어인가?

 

A. 그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너무 다르다.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다고 했는데 안 똑같다. 좋게 얘기하면 직설적으로 원하는 거 바로 얘기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직설적으로 들으면 스트레스 받는다. 뭘 원하냐고 해면 얘기 해도 되나 고민하게 되는데 미국에서는 무조건 원하는 것을 물어본다. 처음에는 주눅 들기도 했고 내 나라가 아니다보니 뭘 잘못했나 먼저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한편, 영화 '인랑'은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강대국의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민생이 악화되는 등 지옥 같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 혼돈의 2029년,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하자 '섹트'를 진압하기 위해 설립된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 이에 입지가 줄어든 정보기관 '공안부'는 '특기대'를 말살한 음모를 꾸민다. 절대 권력기관 간의 피비린내 나는 암투 사이, '특기대' 내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비밀조직 '인랑'에 대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5세 관람가.


이민혜 에디터 cpcat@ttlnews.com 

사진ⓒ 앤드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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