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베스트] 노랑풍선 상장하면 주가&기업가치는 얼마?
노랑풍선 내년 상장 유력...상장시 주가&기업가치 예측
2017-03-15 17:24:26 | 양재필 기자

직판 여행사 1위 업체인 노랑풍선이 본격적인 증시 상장을 준비하면서, 여행업계와 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월9일 노랑풍선은 KB증권과 대표 주관사 계약을 맺고 코스닥시장 상장을 본격 추진했다. 통상 주식 공모 및 상장 과정이 1~3년 정도가 걸리는데, 적어도 내년 정도부터는 상장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노랑풍선 상장에 대한 가능성은 이미 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거론됐다. 매출 상위 여행사 중 6개 여행사가 이미 상장이 되어 있고, 노랑풍선도 꾸준히 몸집을 불린 덕에 기업 가치와 브랜딩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트래블인사이트가 현재 거래 중인 상장 여행사들의 기업가치와 노랑풍선의 재무구조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실제 증시 입성 시 노랑풍선의 상장 기업 가치와 주가 수준을 예측해봤다.

양재필 선임기자 ryanfeel@ttlnews.com

예견된 상장… 어떤 대박 노리나

현재 증시에 상장한 여행사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레드캡투어, 참좋은레져(참좋은여행), 롯데관광개발, 세중 등 총 6개사다. 이중 하나투어와 롯데관광개발이 코스피(거래소) 시장에 상장돼 있고, 나머지 4개사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노랑풍선의 증시 상장은 업계 내에서는 가장 가능성 있는 스토리였다. 가장 큰 이유는 단일 여행사, 직판 여행상품 브랜드로 확실한 포지셔닝에 성공했고, 매출도 유수의 여행사만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서 여전히 중저가 패키지 주력 판매 매출로 인한 수익성 문제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자본시장 입성 시 기본 자격은 수익보다는 매출 중심이기 때문에 노랑풍선은 충분한 상장 자격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노랑풍선은 급증하는 매출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고, 그만큼 풍문도 많이 돌았다. 특히 지난 2015년 중순, 중국 재벌인 완다그룹이 노랑풍선을 인수 협상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업계 내 관심이 뜨거웠다.

완다그룹이 당시 중국 내 여행사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중국 최대 여행사 설립을 천명하면서, 국내 여행사 중 노랑풍선에 대한 인수 역시 물망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컸다.

하지만 완다그룹의 노랑풍선 인수 건은 다소 과장된 소문이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실제로 완다그룹 관계자와 노랑풍선 임원진이 한두 번 만나 인수에 따른 지분문제를 논의한 적은 있지만, 실제 전혀 실행된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노랑풍선은 소문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는 듯, 지난해 초 350억 원 규모의 을지로 사옥 건물을 매입해, 전 직원이 이사했다. 사옥으로 이전한 후에도, 사옥 매입을 위해 과도한 차입을 실행해 재무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일각의 부러움 섞인(?) 우려마저 나온 상태다.

하지만 노랑풍선이 또다시 증시 직상장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기업 성장성 문제와 재무구조 취약 등에 대한 의구심은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상장절차

 

[노랑풍선 기업 기본스펙]

몸집 고속 팽창 긍정적…수익성은 ‘답보’

노랑풍선은 지난 2001년 출발드림투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 2003년 현재 사명으로 바꾸었다. 처남과 매부 사이인 고재경 대표와 최명일 대표가 공동 창립자다.

직판(직접 판매) 여행사는 자체 개발한 여행 상품을 대리점 등 중간 경로 없이 온·오프라인으로 직접 판매하는 여행사를 말하는데, 현재 업계에서는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대리점을 통해 여행자를 모집하는 방식의 여행사는 간판(간접 판매) 여행사라고 한다. 간판 여행사보다 직판 여행사들은 대리점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없어, 상품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 대형 간판 여행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노랑풍선의 자본금 규모만 보면 20억 원으로 타 상장 여행사중 가장 적다. 참좋은레져가 70억 원, 하나투어는 58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다. 시작은 작게 시작했지만 매출을 크게 키우는 데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노랑풍선의 연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매년 25%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고,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더 빨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 2010년 연간 매출이 175억 원 수준이었는데, 4년 만에 두 배를 넘겼고, 2015년에는 전년대비 매출이 100억 원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예상 결산 매출은 전년 증가 비율 25%를 적용하면 약 600억 원 정도가 나온다.

노랑풍선의 외형 확대 추세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은 항공권 발권(BSP) 시장이다. 여행 상품 구성에 필수 요소인 항공권 발권 규모가 매년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노랑풍선이 발권한 항공권 발권 총금액은 3946억 원인데, 이는 전년대비 50%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전체 항공권 발권 여행사 순위로 보면 하나투어, 인터파크투어, 모두투어 다음 4번째인데, 이는 역대 가장 높은 등수다. 2014~2015년 항공권 발권 순위 10위 수준을 오가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증시에서 성장형 모델이 가장 인기가 있는 만큼, 노랑풍선의 가파른 매출 확대 속도는 예상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는 근거로 작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매출 급증 추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답보 상태에 있다는 것이 업계 내 평가다. 노랑풍선 재무제표를 통해 조사한 당기순이익 지표를 보면, 몸집이 마구 부는 것과는 다르게 이익은 매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지표를 보면, 이익이 20~30억 원대를 왔다갔다하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행히 2015년부터 이익 지표가 과거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데, 2016년 결산 수익이 발표될 때, 영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을 상회한다면 지표상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여행사와 기업가치 비교]

'맞수' 참좋은레져 기업가치 넘어설 수 있나

현재 대형 직판 여행사로 영업을 영위하는 여행사를 꼽으라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KRT가 대표적이다. 이들 직판 3사는 최근까지만 해도 시청역 앞 연호빌딩에 같이 입주해 있었는데, 노랑풍선이 사옥을 구입해 나가면서 현재는 참좋은여행과 KRT만 남아 있다.

규모와 매출 규모로 볼 때, 노랑풍선과 KRT는 큰 차이가 나고, 실제 참좋은여행과 라이벌 관계라고 볼 수 있다. 기업가치 비교 시 이미 상장돼 있는 참좋은여행(레져)를 비교해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보는 이유다. 주력 여행판매 상품은 다르지만 업계 내 브랜드 인지도나 역량이 비등하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여행사의 기업가치 및 상장가치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노랑풍선의 경우 여행부문 단일 브랜드이지만, 상장된 참좋은레져의 경우 참좋은여행이라는 여행부문과 레저 부분이 결합된 형태고 재무구조도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참좋은레져 상장기업분석과 현재 상장 여행사들의 투자지표를 통해 노랑풍선이 실제 상장 시 어느 정도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일단 참좋은레져는 2015년 매출이 792억 원, 영업이익은 65억 원, 당기순이익은 58억 원 정도다. 지난해 결산 실적은 매출이 소폭 줄어든 735억 원,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난 85억 원, 당기순이익은 69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매출과 이익 질로만 보면 노랑풍선은 참좋은레져보다 한 수 아래라고 볼 수 있다. 매출이 100~200억 원 이상 차이가 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참좋은레져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여행 부문과 레저 부문 매출을 합산했기 때문이다. 실제 여행사업 부문 매출만 놓고 보면 노랑풍선이 참좋은여행을 이미 앞서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참좋은레져의 주요 매출 구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참좋은레져의 매출 중 여행사업과 관련된 부분은 여행알선수입과 항공권 판매 수수료 부문인데, 이는 참좋은레져 총 매출의 4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전거 및 자전거 부품 판매 매출 비중이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량분석을 통해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의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 기준으로 노랑풍선 매출은 486억 원, 참좋은여행은 356억 원, 영업이익은 30억 원으로 비슷하게 나온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노랑풍선이 참좋은여행을 크게 앞서기 시작했고, 이익의 질은 참좋은여행이 더 괜찮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중저가 중·단거리 패키지 시장 장악에 성공한 노랑풍선과 유럽 장거리 상품 강자로 거듭난 참좋은여행의 포지셔닝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노랑풍선 상장 시 가장 신뢰성 있는 기업가치 수준은 참좋은여행과 참좋은레져 사이 정도라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참좋은레져의 시가총액은 1400억 원 수준, 주가는 1만 원 선이다. 일단 노랑풍선이 실제 코스닥 시장에 상장 시 매출과 이익 규모가 더 높은 참좋은레져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고성장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단기간 참좋은레져 수준을 넘어서는 고평가가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상장시 주가 모형 예측]

시가총액 1000억~1200억 원
주가 5000~1만 원 ‘현실적’

그렇다면 노랑풍선이 실제 상장 시 받을 수 있는 상장 기업가치와 주가는 어느 정도가 될까. 상장 시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시가총액(이하 시총)이다. 시총은 주식 1주당 주가와 상장 주식 수를 곱한 것으로 상장 회사가 증시에서 어느 정도의 기업가치로 평가받는지 알려준다. 이 시가총액은 과거와 미래, 성장성과 안정성 등 투자 지표와 업황, 투자심리 등이 전부 반영된 총체적인 현재의 상장기업가치라고 볼 수 있다.

현재 하나투어의 시총은 9100억 원대, 모두투어는 4200억 원대이며, 레드캡투어와 참좋은레져는 1400억 원대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결국 시가총액이 결정되면 주가가 결정되는데 이는 주식 수에 따라 주가가 바뀌게 된다. 주식 수가 많을수록 주가는 낮아지게 된다. 현재 상장 여행사들의 주식 수는 대부분 1000만~2000만 주 사이에 집중돼 있다. 6개 평균 상장 여행사들의 평균 주식 수는 1800만여 주로 노랑풍선도 주가 수준을 고려해 평균 수준에서 상장 주식 수를 결정할 확률이 높다.

주가 수준을 예측하기 위해 한 가지 더 알아봐야 할 사항은 투자 지표다. 투자지표는 기업 안정성과 성장성을 두루 살피기에 편리하다.

현재 6개 상장 여행사들의 PBR(주당순자산비율)은 2.67배다. 청산가치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높이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PER(주가수익비율)은 24.73배로 타 업종대비 무난한 수준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은 성장성 지표인데, 상장 여행사들의 평균 ROE는 11.51%로 자기자본 대비 10% 이상의 이익을 내고 있다.

과거 실적과 현재 상장 여행사들의 투자지표를 감안해 노랑풍선 상장 시 예측할 수 있는 투자지표를 산정해봤다. PBR의 경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같은 영향력 있는 대형여행사의 높은 수준을 책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참좋은레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인 PBR 2.5배 정도가 적당하다. PER은 이미 노랑풍선 재무제표상 20~25배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이는 상장 여행사들의 평균치와도 비슷하다.

노랑풍선 ROE의 경우는 급등락이 다소 심한 편이나, 10~20% 사이를 오가고 있어. 평균 15% 정도로 잡았다. 이는 상장 여행사 평균치 11.5%보다는 높은 수치다.

통상 신규 주식 상장 시 기업 성장성에 대한 이슈로 주가가 높게 형성되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노랑풍선 주가 모형은 상장사 평균 혹은 평균 수준보다 소폭 높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이 지표에 의해 상장이 되더라도 시총 크기는 예상보다 크게 나올 수 있으므로, 다양한 시총과 상장 주식 수를 결합한 주가 수준을 분석해 봤다.

이 중 가장 현실성 있는 모델은 시가총액 1000억 원 근방, 1500만 주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상장될 시 주당 주가는 6000~7000원 수준이 나온다. 물론 시가총액이 1000억 원 이상으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노랑풍선 상장 시 가능한 시가총액 밴드는 1000억~1200억 원 수준. 1400억 원이 참좋은레져 시총임을 감안하고, 이 회사가 노랑풍선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훨씬 앞선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간 고평가가 진행되더라도, 이 이상으로 주가가 형성되기는 중장기적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상장 여행사들의 자본금 규모와 주가 수준을 살펴보더라도 노랑풍선이 주당 주가를 비싸게 책정하는 것은 유동성 확보에 불리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역대 상장 여행사 중 가장 작은 자본금으로 상장하는 만큼 성장성에만 기대 높은 기업가치로 평가받았다가 후에 기업 재평가를 통해 역풍을 맞을 확률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노랑풍선 상장 시 현실적인 상장가치 및 주가 수준은 시총 1000억 원, 주당 주가 6000~7000원이 될 소지가 크다. 상장 시 고평가 프리미엄을 받는다고 가정한다면 시총 1200억~1500억 원, 주당 주가는 8000~1만1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돈방석 예약한 공동대표들…상장 타이밍 대박 열쇠

이래저래 노랑풍선의 기업 상장가치를 고려해 주가 모델 분석을 해봤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장 타이밍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 사이클은 불황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다. 여행 업황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활황이나, 업계에서 체감하는 수익성은 갈수록 흐려지는 상황이다.

노랑풍선은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중저가 시장 프리미엄 상품 장악을 통해 확실한 직판 포지셔닝을 구축했고, 불황에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가 불황인 점을 감안하면 상장이 현실화되는 내년이나 내 후년의 경기 상태는 현재보다는 호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주식 공모 상장 시에 높은 기업가치를 받을만한 좋은 조건이 된다.

노랑풍선이 창사 이래 최고의 규모 팽창과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하는 만큼, 경기 호전과 상장이 맞물리게 된다면, 예상보다 더 높은 상장기업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랑풍선 실제 상장 시 고재경, 최명일 대표는 순식간에 돈방석에 앉게 된다.

단순히 가장 낮은 시총 밴드 1000억 원으로 계산한다 해도, 고재경 대표 260억 원, 최명일 대표는 약 200억 원의 지분가치를 보유하게 된다. 수년간 불운했던 여행업계에 새로운 성공 신화를 보여주게 되는 셈이다. 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