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사 주목 받는 제주, 인프라가 발목 잡나
에어아시아 엑스, 공항 슬롯 문제 고충 토로
제주 제2공항도 반대 의견에 사업 중단 난항
2017-12-14 13:49:27 | 편성희 기자

글로벌 관광지로 도약한 제주도가 공항 인프라 미비로 인해 국내외 항공사의 신규 취항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LCC 제주 취항

 

그간 국내 항공사들은 제주에서 외국으로 출국하는 승객 수요 확보가 가능한 일본과 중국노선만 운영했다. 정기편보다는 전세기가 많았던 것도 한 일환이다.
 

하지만 여객 수요가 적어 수익성이 낮다고 평가 받은 제주발 국제선에 국내외 저비용항공사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국적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1년 만에 제주-방콕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이스타항공은 태국 국왕 타계 이후 현지 관광산업 침체로 중단한 바 있다. 외국계항공사(이하 외항사)의 취항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타이완 타이거 항공이 제주-타이베이 노선을 취항했고, 홍콩익스프레스와 캐세이패시픽드래곤은 제주-홍콩 노선을 증편했다. 동남아시아의 대표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아시아 엑스는 12월12일부터 제주-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취항했다.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저비용항공사이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 이들 항공사는 “제주도가 동아시아 지역의 관광객을 끌어 모을 만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특히 에어아시아 엑스의 취항은 제주도에 오는 외국인 중 2위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인 수를 더 늘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하나 람리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6만여 명인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12만 명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유 이용객 증가 기대

 

저비용항공사들은 제주국제공항이 허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및 관련 관계자들도 허브 활용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라피다 아지즈(Tan Sri Rafidah Aziz) 에어아시아 엑스 회장은 “에어아시아그룹은 세계 각국에 허브를 두고 있다”며 “이번 취항은 중동, 호주, 뉴질랜드 등의 많은 관광객이 제주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루트가 마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제주국제공항의 현 상황이다. 포화상태라는 문제가 수년간 제기됐다. 지난해 기준 제주공항의 연간 이용객은 3000만 명으로 현재 제주공항의 여객처리능력(2589만 명)을 초과했다. 특히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슬롯 부족 상태가 심각하다. 현재 제주공항에서는 1분43초마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하거나 이륙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2016년도 제주공항의 슬롯 초과 항공기 운항 횟수가 415회에 달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슬롯 확보 절실해

 

제주-쿠알라룸푸르를 주4회 신규 취항한 에어아시아 엑스도 13일 기자회견에서 제주공항 슬롯배정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에어아시아 엑스는 제주도민의 동남아시아 또는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하는 해외여행에 편의를 제공하는 측면이 주 성과이지만, 제주도민 외에도 제주국제공항을 경유하는 탑승객을 확보해야 노선을 유지·확장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벤야민 이스마일(Benyamin Ismail) 에어아시아 엑스 CEO(사진 ▲)는 “현재 에어아시아 엑스의 제주-쿠알라룸푸르 노선은 매주 월·화·수·토요일 제주에서 오전에 출발해 저녁 시간대에 콸라룸푸르에 도착한다. 이 같은 경우에는 환승수요를 원활히 확보하기 어렵다. 우리는 매주 월·화·목·토요일 낮시간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하는 시간대를 배정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라피다 아지즈 에어아시아 엑스 회장은 “제주도청과 만나 시간대 변동을 적극 요청했다. 내년 1월 개최되는 협의회에서 시간이 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간담회에서 공식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항공사간 슬롯배정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에어아시아에게 원하는 시간대를 배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제2공항 사업이 반대 의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향후 타 항공사의 취항 시 원활한 슬롯 공급에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제주=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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