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분석] 관광·항공 따로 또 같이, 가는 길 달라도 방향은 하나
관광·항공은 공동가치 추구하는 분야
내·외생적 요인에 의한 환경변화 직면
2018-03-14 11:54:19 | 유지원

관광·항공은 공동가치 추구하는 분야

내·외생적 요인에 의한 환경변화 직면

정책적 의사결정 위한 전망 분석 필요

해외관광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비행기 탑승을 연상한다. 섬나라와 같은 처지인 한국에서 국제관광객과 항공여객은 사실상 동일한 대상이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함께 고려해야하는 관광업계와 국적과 상관없이 탑승률이 중요한 항공업계. 길은 다르지만 한 곳을 바라보고 이 두 업계가 머리를 맞댔다.


지난 2월 2018 관광·항공 협력 포럼이 개최됐다. 미래 환경과 시장트랜드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로 정책 및 사업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는 두 업계가 국내·외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미래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모였다.

 

유지원 에디터 jeni@ttlnews.com

 

실과 바늘, 관광과 항공
 

실과 바늘 같은 관계인 관광업계와 항공업계는 공동의 가치를 추구해야한다. 관광객 증대에 따라 항공여객이 증가하고, 항공연결성 확대로 관광이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북쪽이 막혀있는 한국은 ‘섬’ 지역적 특성 상 항공편이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인이 입출국 시 항공편을 이용하는 비중은 92%, 배는 8.3% 뿐이다.

 

관광과 항공의 협력미비와 입장 차이에 의한 정책적 격차는 하루이틀일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문체부와 국토부가 분리되며 그 차이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운송과 관광산업 간 정책이 분리될 경우 불협화음이 발생하여 여행과 관광사업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UNWTO 사무총장 탈래브 레파이(Taleb Refai)의 말이다.


우리나라의 관광-항공협력을 위한 노력은 예전부터 있었다. 제20차 UNWTO 총회(2013), 관광-항공협력 천명, OECD 관광위원회(2014), 관광-항공협력 정책 제안, 제21차 UNWTO 총회(2015), 관광·항공정책 설명, 문체부, 제4차 국제관광협력포럼(관광교통), 한국문화관광연구원-한국항공대학교 MOU체결, 문체부-국토부, 관광·항공 정책 협의회 개최 등. 그러나 눈이 띄는 성과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박진서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워은 “개괄적인 방향으로 협력을 하기 보다는 하나의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을 가지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의견을 모으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프리미엄 관광 활성화 위해 검토해야 할 점
 

인바운드를 개선시킬 방법으로 프리미엄 관광이 대두되고 있다. (한방)의료관광·음식관광 등 휴양형 웰빙관광 활성화 모색등 중국·중동·러시아 VVIP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관광프로그램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VVIP 중에는 자가용 비행기를 소유한 경우도 많으며, 1억원 이상의 관광 상품도 구매 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FBO(Fixed Base Operator) 활용 및 추가 건립도 검토해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 활용도 제고돼야 한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SGBAC의 이용량이 저조해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SGBAC은 422억6000만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됐으나 한 달 평균 수익이 1000만원에도 못 미쳐 세금을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상 2016년 5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김포공항을 이용한 비즈니스항공기 운항 횟수는 1033회에 그쳤으며 이를 한 달 평균으로 따지면 61.8회, 하루 평균 2회에 불과하다. SGBAC 개항부터 2017년 9월까지 거둔 수익이 1억5000여만원에 불과하며, 지난 16개월 동안의 수익이 한 달 평균 1000만원도 안 됐다.

 

신 공항 개항…선제적 항공노선 확충 필요

 

국내 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신 공항 확충이 줄을 잇고 있다. 항공 업계는 이에 발맞춰 선제적인 노선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은 4단계 건설 사업을 통해 2023년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1터미널과 2터미널을 합쳐 연간 1억명의 이용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번째 활주로도 4단계 건설 사업을 통해 조성된다. 4번째 활주로가 마련되면 연간 항공기 운항 가능 횟수는 15만회 늘어난다. 김해 신 공항이 2026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에 있는 2개의 활주로에 1개를 추가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김해 신 공항의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 수용 인원이 완공되는 2026년에는 40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주 신 공항이 2025년 제주 서귀포 시 성산읍에 들어설 예정이며, 제 20 전투비행단 서산비행장은 민간 공항화가 확정돼 있다.

 

 

프리미엄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SGBAC 활용성 제고와 더불어 커퓨타임(야간운항통제시간)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커퓨타임은 항공기 소음 방지 및 군사보안을 위해 시행하는 제도로 원하는 시간에 출발 도착하기 어려워 항공사 수익창출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대구공항은 커퓨타임 축소로 큰 효과를 본 곳 중 하나다. 대구국제공항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이용객 350만명을 돌파했다. 대구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대폭 늘어난 것은 저비용항공사(LCC) 취항·커퓨타임 단축 등으로 항공 공급력이 확대되면서 노선 수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대구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모두 356만736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40.56%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국제선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국제선 이용객은 모두 150만4207명으로 전년도(68만4841명)에 비해 무려 81만9366명(119.64%)이나 급증했다.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시간이 늘면서 베이징, 상하이, 오사카, 제주 등의 노선이 추가로 생겼고, 노선 확충은 모객 효과로 이어졌다. LCC 취항 전인 2014년 중국 노선 3개, 주당 14편에 불과하던 대구공항 국제선은 지난해 7개국, 15개 노선, 주 236편으로 크게 늘었다.

인바운드 시장 주요 목표시장의 재편
 

여전히 사드배치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은 관광 및 항공업계. 긴 호흡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전과 같은 방법은 이제 한계가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시장에 대한 인바운드 의존도 완화 모색이 강구돼야한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 집중하며 인바운드 시장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한다.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메울 새로운 고객으로 무슬림이 주목받으며 동남아와 걸프만 아랍국가 협력기구(GCC) 역시 떠오르고 있다. GCC 회원국은 아라비아 반도 걸프 지역 6개국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이다.

 

방한 무슬림 중 중동·북아프리카인의 비중은 10% 미만이며 무슬림 인구 비중이 높고 방한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가 방한 무슬림의 약 45%를 차지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국가의 경우 전체 방한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보다 1인당 총 지출액이 3∼4배 많아 최근 주목받고 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관광객은 한국에서 1인당 평균 84만9282원, 말레이시아는 평균 79만6995원을 사용했지만, UAE 관광객은 246만8942원, 사우디는 315만7135원을 썼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방한 관광객 중 상당수가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방한 UAE 관광객 중 31%, 사우디아라비아 관광객 중 13%가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중동 무슬림 관광객은 전반적인 방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세에도 증가했다. 작년 중동 방한 관광객은 21만7538명으로 전년보다 12.4% 늘었다.

 

항공업계와 관광업계는 시장 다변화를 위한 관광객-항공여객 실태조사 및 분석 협력해야한다. 정보 및 통계, 정책 자료 공유, 정책 방안 도출 연구하며 관광-항공 수요예측 센터를 설립할 필요성이 있다.

 

관광·항공 상시협의기구 통해 정책 실효성 제고해야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위해선 관광-항공 상시협의기구 운영이 필요하다. 관광-항공 협력정책 실효성 제고를 위해 정부, 관광-공항공사, 연구원, 학계, 협회, 업계 모두가 참여해 관광·항공분야 각종 조사통계 및 정보를 교류해야 한다. 국가 및 지자체 관광·항공정책 추진 동향 분석과 관광·항공여객 중장기 수요 전망이 공동 협희 기구에서 이루어져야 관광·항공분야가 진정으로 상호 이해할 수 있다.

 

관광과 항공을 한데 묶은 협의기구가 설립된다면 해야 할일이 무궁무진하다. 신공항 건립 방향 및 조성시설 검토, 신규 항공노선 개발. 핵심 노선 공급력 확대. 외래객·외국항공사 유치 홍보마케팅, 환승관광 활성화 방안 검토. 관광·항공분야 연구 추진. 관광·항공업계 및 협회 의견 수렴 등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관광·항공·문화 복합 에어포트시티

 

공항은 단순히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공간이 아닌, 물류, 문화, 관광, 상업 등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한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러한 트렌드에 적극적, 전략적으로 대응하여 인천국제공항을 관광·물류·MICE 등 연관산업 성장의 기반이 되는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항공·문화 복합 에어포트시티(Airport City)로 만든다는 목표다. 공항 주변지역을 공항과 연계하여 개발하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성되면 공항지원기능이 강화됨은 물론, 새로운 항공 수요를 창출하고 시너지를 만들어 국가 및 지역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공항 내 쇼핑센터·마트와 공항주변 호텔·MICE시설 개발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마인공항 및 일본 하네다공항 등도 공항복합시설 개발이 한창이다. 에어포트시티는 항공이용객 외 일반 시민 및 어린이들의 공항 방문을 유도하면서 잠재적 항공수요 창출할 수 있다. 또 공항수익 창출 및 일자리 창출과 항공교통에 대한 친밀도 향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에어포트시티를 만들기 위해선 스톱오버 활성화, 음식관광 및 의료관광 등 프리미엄 관광프로그램 개발이 함께 진행돼야한다. 특히 스톱오버 활성화를 통해 인바운드 및 관광수입 증대시킬 수 있다. 단순 경유 혹은 통과 여객의 입국 유치를 통한 인바운드 및 관광수입 증대 기회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스톱오버 활성화를 위해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하여 싱가포르에서 환승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싱가포르에서 체류하는 경우 호텔 숙박료 50% 할인해주고 도심 무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공항공사·항공사·여행사 협력 증대가 필수다. 한진관광·대한항공·인하대병원 협력을 통한 의료관광 프로그램 운용 사례와 같은 항공사와 관광업계 상품 개발 협력 및 공동 마케팅이 추진돼야 한다.

 

 

안전 여행위한 두 가지 인식 제고 
 

항공보안법 강화에도 국민들의 항공기 불법행위 지속되고 있다. 기내흡연, 소란행위, 승무원 업무방해, 음주난동, 성희롱, 항공기 점거 등 만연하다. 민들의 항공기 안전사고에 대한 불감증 고착과 법원, 공항경찰 등의 불법 행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점이다.


특히 우리 국민의 항공여행 경험은 높아졌으나, 항공상식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 하네다 사고 당시 승객들 인터뷰 진술을 보면 “기다리라는 말만하고 문을 빨리 열어주지 않았다. 승무원들이 더 흥분해서 승객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탈출 후 승객들을 잔디밭에 한동안 방치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예기치 않은 위험상황이 발생했음에도 고객들은 승무원과 항공사에 기대하는 기대치가 높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처벌 강화와 국토교통부, 항공사, 공항공사, 한국관광공사에서 항공안전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 전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안전한 여행을 위해서 국민들의 인식 제고 뿐 아니라 기업의 인식제고 역시 필요하다. 항공분야 근로자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장시간 근로에 의한 업무집중도 하락 시 근로자 건강 악화 및 항공사고 발생 우려되기 때문이다, 근로시간이 길거나 업무량이 많은 근로자일 수록 부상위험이 61% 더 높으며, 주 60시간 근로 근무자는 주 40시간 근무자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률 4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주 55시간 근로 근무자는 30~40시간 근로자에 비해 어휘력, 기억력, 인지능력, 문제해결능력, 추론 능력이 현저한 수준으로 저하된다.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에 맞추어 휴식시간 보장 및 인력 충원이 매우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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