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대담] 아시아가 여행산업을 선도하는 이유
기술혁신과 ICT가 만든 축의 이동
2018-09-12 18:28:44 | 양재필 기자

[티티엘뉴스▶트래블인사이트] 전통적으로 ‘테크 허브'(Tech Hub)나 ‘핫스팟'(Hot Spot) 등 혁신을 이끌어 나가는 장소라 하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런던, 혹은 베를린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초 중반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가성비 높은 상품 생산국’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나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아시아 신흥 국가들은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의 선봉에 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먼 애커로이드(Simon Akeroyd) 아마데우스 아태지역 기업 전략 및 사업 개발부 부회장 

 

애커로이드 부회장의 역할은 아마데우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파트너십을 파악하고, 선도적인 여행 기술 창업 커뮤니티 창출을 위해 여행 분야 신생 기업의 성장을 돕고,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을 하는 Amadeus Next를 이끌고 있다. 


>2005 년 Amadeus Asia Pacific 방콕 합류 

>1992 년 Amadeus France 입사, 재무 및 관리 회계 분야 직무 수행 

 

 

 

아시아 여행객의 부상 


서비스 기반 경제로 전환한 아시아 신흥 국가들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GDP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2018~2019년에는 약 6.5% 성장이 전망되며, 계속해서 세계 연간 경제 성장의 절반 이상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경제와 더불어 아시아 지역의 부(富)가 증가하며 중산층이 늘어났다. 여행업계는 이러한 변화의 수혜자가 됐으며, 아시아는 이제 세계 시장에서 여행 강자가 되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관광 시장이 되었고, 2020년에는 여행객 5명 중 2명이 아시아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속화되는 아시아의 혁신 역량 


아시아의 혁신 역량 가속화는 여행업계의 디지털 전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시아는 기술 발전을 위한 여러 중요한 부분에서 이미 앞서 있다.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상위 10위권 국가 중 네 곳이 한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국가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평균 접속 속도를 자랑한다. 


지난 6월 한국은 LTE보다 20배 빠른 5G 주파수 경매를 마쳤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목표를 3월까지 이루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5G 시험인증 표준이 완성되고, 5G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12월 1일이 되면 5G 관련 장비와 단 말기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또한 2022년까지 최대 규모의 5G 시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까지 전 세계 5G 접속의 40% 이상을 점유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 기업들은 진정한 ‘모바일 우선주의’를 취하고 있다. 아시아의 클라우드 인프라 유지비가 서양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도 아시아가 성장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기술 또한 기업가 정신과 함께 아시아에서 다수 등장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전 세계 특허 신청 중 47% 이상이 아시아에서 나온 점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는 북미와 유럽을 합한 규모에 버금간다. 

 

스타트업과 상생하는 아마데우스 

 

이러한 이유로 아마데우스는 트래블테크(여행기술) 스타트업 커뮤니티인 ‘아마데우스 넥스트 포 아시아퍼시픽’(Amadeus Next for Asia Pacific)을 만들었다. 아시아에서 ‘차세대’ 여행 기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혁신적인 여행 스타트업으로부터 배우기도 한다. 


아시아는 연구 개발(R&D) 투자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매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 (WIPO)가 발표하는 세계혁신지수에서 한국은 상위권이다. 기업 연구 역량, 기업 수행 연구·개발, 상위 3대 글로벌 기업의 평균 연구·개발 지출, 고등교육 등록률 등의 4개 세부지표에서 2위로 평가됐다. 중국도 2020년에는 R&D 투자액이 미국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ICT 솔루션 기업인 화웨이는 직원 17만 명 중 40%가 연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반면 유럽 기업인 아마데우스는 인도 방갈로르에 직원 1800명 규모의 R&D 센터를 가지고 있다. 

 

▲사이먼 애커로이드(Simon Akeroyd) 아마데우스 아태지역 기업 전략 및 사업 개발부 부회장 

 

스스로 혁신해야 하는 아시아 

 

아시아의 성공은 시장 수요에 대한 대응력에 달렸다. 향후에 이 부분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서양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 아시아에서 큰 의미가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아시아는 그들만의 독특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해야만 한다. 


그러한 혁신의 한 예로 여행 및 경비 관리 회사인 바오쿠 온라인 (宝库差旅管理)이 있다. 2016년 미국을 앞지르고 현재 3000억 달러 이상의 규모를 갖춘 중국 비즈니스 여행 시장에 부응하기 위해 사스(SaaS) 솔루션을 최초 개발한 회사들 중 하나가 바오쿠다.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도 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싱가포르 항공사 크리스플라이어(KrisFlyer)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월렛(모바일 결제 서비스)을 개설했다. 멤버십을 통해 크리스플라이어 마일리지로 제휴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기업 '고 글로브'(Go Globe)는 관광, 여행, 서비스업을 총망라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행 업계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가 어디서 나타날지 알 수 없지만, 아시아가 기술혁신의 한 가운데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기술 혁신에 대한 아시아의 관심과 노력은 상당히 압도적이다. 


독특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서 아시아 지역의 기민함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아시아의 기술 환경은 기존 시스템에 구애받지 않으며, 기술 지식이 풍부한 중산층의 등장에 힘입어 여행 혁신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대담·정리=양재필 기자 ryanfeel@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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