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 센트비, 여행 환전시장 진출
2019-04-02 21:40:06 | 편성희 기자

[티티엘뉴스▶트래블인사이트] 지난해 2869만 5983명의 해외 출국자가 외국에서 쓴 신용카드 금액은 192억 2000만 달러(약 21조 원)였다. 여행 목적으로 환전하는 액수 규모도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7년도 금융소비자리포트에는 20~59세까지의 금융거래 소비자 중 37.8%가 1년에 1회 이상 환전했고, 여행 목적의 최대 환전 가능액인 미화 1만 달러 이하(같은 날짜, 같은 사람 기준)로 환전한 이도 27.1%에 달했다. 최근 핀테크 기업 센트비는 해외여행객이 현지에서 환전할 때 환전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력으로 여행 환전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최성욱 센트비 대표와 직접 만나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현지 화폐 환전 베타 서비스 출시

웹에서 신청하면 확인 즉시 수령

기존 은행 환전수수료 1/2 수준

4월중 베트남·필리핀 베타 서비스

 

 


▲최성욱 센트비 대표

 

센트비를 소개해달라.


2015년에 설립된 해외 송금 전문 핀테크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지난 4년간 17개국에서 센트비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누적 송금액은 2000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 거주자들이 본국에 송금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부터는 내국인, 특히 해외여행객들이 환전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센트비 앱

 

설립 취지가 궁금하다.


IT 개발자, 블록체인 전문가, 외환 전문가 등 세 명의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손잡고 혁신을 위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외환 송금 서비스 사업을 하려던 건 아니었다. 당시 정상용 고문은 비트코인으로 해외 송금 또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흥미를 갖고 연구하고 있었다. 그와 관련해 나는 외환 쪽에서 모델링하고 정부 규제 등의 정책 흐름을 주시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2015년 6월, 외국환거래법을 개정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타이밍이 좋았다.


 

지난 5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영화 ‘매트릭스’를 빗대어 말하자면, 지난 5년은 매트릭스 밖의 세상을 알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다. 교육을 받고 회사를 다니는 등 정형화된 삶에서 구조적 편의와 문제 해결을 위해 뛰쳐나왔다. 그리곤 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시리즈B 투자 유치까지 성공했다. 이젠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힌다. 어떤 점에서 가능성을 봤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 또는 해결할 점이 있으면 도전하는 식으로 성장한다. 보통 여행객들은 여행을 할 때 환전도 많이 하고 신용카드도 많이 쓴다. 특히 해외는 우리나라만큼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많아서 현지 화폐를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충분히 환전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추가로 환전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나도 그럴 때면 ATM에서 추가로 환전을 하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했는데, 둘 다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고 여겼다. 센트비의 외환 송금 시스템을 활용하면, 여행객이 현지에서 환전하는 수수료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거란 계산이 섰다.

 

 


보통 환전은 은행이나 은행 앱에서 하지 않나.

 

특히 요즘 은행들은 환전 우대율도 잘 쳐주던데. 은행이 말하는 환전 우대율은 환전수수료와는 개념이 다르다. 환전 우대율은 환전수수료를 더한 금액에서 할인해주는 비율이다. 은행 벽이나 외환은행 사이트에 보면 매매기준율을 볼 수 있다. 은행, 증권사들 간에는 매일 그들끼리 거래하는 환율이 따로 있다. 그곳에서 정해진 환율을 기준으로 개별 은행들은 매매기준율을 다시 정한다. 각 은행은 여기에서 환전 수수료(외화현찰매매 스프레드)를 붙인다. 송금의 경우에는 제고가 없다 보니까 위아래로 1달러만 바꿀 때마다 1% 가량 수수료를 붙인다. 그런데 환전의 경우에는 제고가 있다 보니까 위아래로 2% 정도씩 수수료를 붙인다. 그런 다음 환율 우대율만큼 할인해준다. 이미 덧붙인 금액에서 환율 우대율만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달러만 환전하는 게 아니라 현지 통화로 또 바꿔야 하지 않나.


그래서 더 큰 문제가 생긴다. 달러에서 현지 통화로 바꾸면 환율이 추가로 붙는다. 특히 해외에서 환전한다면, 환율은 더 높아진다. 해외에서 돈이 부족하면 ATM에서 출금하거나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출금 시점과 결제 날짜가 다를 걸 고려한 은행이나 카드사는 보수적으로 환율을 더 높게 정한다. 단계가 복잡하다 보니 수수료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센트비는 은행, 신용카드사보다 낮출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 국가 별로 또는 서비스 별로 수수료 차이가 조금씩은 다를 텐데, 보통 환율에서 2~3%가 붙었다고 한다면, 센트비는 절반 이하로 수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인터뷰를 진행 중인 최성욱 대표와 편성희 발행인(티티엘뉴스 & 트래블인사이트)

 

 

센트비로 환전은 어떻게 하나.

 

필리핀, 베트남을 말하면, 주요 여행지의 쇼핑센터(픽업센터) 등 돈을 찾을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그곳에서 센트비 웹서비스(PC·모바일 가능)로 신청하면, 코드(트래킹 넘버)를 생성 받는다. 그것을 보여주면 은행에서 돈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신청해도 되고, 현지에서 신청해도 된다. 신청하고 입금한 것을 시스템에서 확인하면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다.

 

 

현지에서 환전할 때 더 도움이 되겠다.

 

우리나라에서 출국하기 전에 환전하는 분이 있는데, 그 영역은 시중 은행들이 다 하고 있지 않나. 물론 국내 환전도 시중 은행보다 수수료 경쟁력이 있지만,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요했다. 그 영역을 여행객이 현지에서 안전하면서도 수수료도 낮추고 간편하게 환전할 수 있는 서비스로 봤다.


 

픽업센터에서 외국어 소통이 어려워서 찾지 못하는 여행객이라면 어떻게 하나.

 

사실 말을 안 해도 환전할 수 있다. 센터에 생성 받은 코드를 적는 종이가 있다. 해당 코드를 적고, 여권을 제출하면 현지 화폐를 받는 방식이다. 국가 별로 시기가 다르겠지만, 올 하반기에는 QR코드 인증도 가능하게 서비스 편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돈이 오고 가는 문제라서 민감한 문제다. 시스템 오류 등으로 인한 사고는 없었나.

 

지난 5년간 외국인 근로자나 유학생 학부모, 수출입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 때 국가별로 CS담당자를 따로 두고, 매뉴얼을 정해서 송금 부분에서 고객에게 불편이 생기면 즉시 응대해 왔다. 현지 환전 서비스는 한국인 여행자가 고객인 점이 다를 뿐이지만, 그럼에도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없진 않을 거라는 전제하에 한국인 CS담당자들을 배정했다. 또 전화, 카카오톡 등 다양한 대응 채널을 준비했다.


 



환전한 돈이 남으면 환전한 은행에 갖다 주면 우대 서비스를 해준다. 센트비는 어떤가.

 

동전이나 지폐 등이 남으면, 원화로 바꾸거나 가상 지갑(Wallet)에 보관해서 다시 가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성 중이다. 하반기에는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예정이다.

 


여행사, 항공사, 관광청 등과 협업할 의향이 있나.


여행사, 항공사 등 여행객을 상대하는 채널과는 언제든지 소통의 창구를 열 생각이다. 주한 외국 관광청들과도 협업할 수 있지 않겠나. 센트비는 송금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이미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네팔, 캄보디아, 인도, 미국,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주요 은행에서 돈을 수취할 수 있다. 글로벌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와도 지난해 파트너십을 맺었고, 올해 초에는 삼성페이와도 협업하고 있다.

 


현지 환전 서비스는 언제 공식 론칭하나.

 

우선 4월 중순부터는 베트남, 필리핀에서 PC·모바일 웹서비스(베타)를 론칭할 예정이다. 6월 중에는 앱까지 연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홍콩도 상반기에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인터뷰=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사진·영상=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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