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용의 전설, 필라투스
2016-02-24 14:30:16 | 권기정 기자

용이 사는 산 필라투스


유럽의 신화와 전설을 보면 용의 전설이 자주 나옵니다. 용은 보통 악의 상징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용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오랜 휴양지인 루체른 인근에는 여러 산이 있는 데 그중 천국과 지상의 중간계라 불리는 험준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필라투스 산이 있습니다. 필라투스는 용의 산, 용의 전설을 가지고 있는 해발 2132m 높이의 산입니다.


▲ 필라투스 올라가는 기차에서 본 전경


필라투스 산을 가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루체른에서 20여분 기차를 타고 알프나흐슈타트(Alpnachstad)역으로 가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것이 필라투스 역입니다. 필라투스에서 만나게 되는 빨간 산악열차는 필라투스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악열차로 세계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철도입니다. 무려 48도의 경사를 올라가는 철도라니 대단합니다. 이 철도는 필라투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재미를 줍니다.

 


▲ 필라투스 기차역


푸른 호수와 하늘 그리고 산의 하얀 눈과 대비되는 빨간색 열차를 타고 정상인 PILATUS KULM까지 올라가는데 40여분정도 소요됩니다. 기차역에 보이던 녹색의 풍경들이 점점 올라갈수록 돌과 눈이 보이는 거친 산의 풍경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호기심이 점점 커집니다. 덜컹거리는 기차의 진동과 경사로를 계속해서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바뀌는 풍경, 저 멀리 내려다보이는 광경들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산악열차의 특성답게 열차가 톱니바퀴를 이용해 올라갑니다. 덜컹덜컹 거리는 기차의 진동은 가슴을 점점 뛰게 만듭니다.


▲ 경사진 철로를 올라가는 기차

 

정상에는 두 개의 호텔이 운영 중입니다. 필라투스 쿨름 호텔(Hotel Pilatus-kulm)과 벨뷰 호텔(Hotel Bellevue)입니다. 필라투스 쿨름 호텔(Hotel Pilatus-kulm)은 1890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산악 호텔로 루체른 주(Canton)의 보호 건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산위의 성 같은 호텔의 외관은 인간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호텔 내부는 오래된 호텔이지만 오래된 전통과 현대적인 느낌이 좋습니다. 객실에서 보이는 산의 풍경은 너무나 호젓합니다.


▲ 필라투스 쿨름 호텔(Hotel Pilatus-kulm)
 

산위에서 하룻밤을 자는 경험을 한다면 한밤중에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고 조용한 가운데 자연과 대화를 살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산 정상이라 변덕스러운 날씨덕분에 주변의 풍경이 수시로 바뀝니다. 구름없이 맑은 날에는 알프스산의 영봉들과 루체른 호수가 저 멀리 보입니다. 필라투스산이 19세기부터 유럽 부호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였다는 사실이 절로 이해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필라투스에는 멋진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퀸 빅토리아 레스토랑인데요 고풍스러운 내부장식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야외에는 나무 의자와 식탁이 놓여 날이 좋을 때는 이곳에서 식사가 가능합니다. 이곳에서는 은퇴하신 할아버지들로 구성된 밴드가 있어 스위스 전통음악을 연주합니다. 음악을 듣다보면 여행지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됩니다.


▲ 레스토랑 내부
 

추천 일정

1. 루체른에서 알프나흐슈타트까지 1시간 유람선을 타거나 기차 이동
2. 알프나흐슈타드에서 최대경사도를 자랑하는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기
3. 내려올때는 크리엔스(Kriens)방향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기

 


▲ 케이블카

필라투스 산 이름의 유래


필라투스 산(사진)의 이름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명령한 폰티우스 필라투스(본디오 빌라도) 총독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 명령한 당시 이스라엘 땅을 관할하던 시리아 총독인 폰티우스 필라투스(본디오 빌라도)가 그 주인공인데요. 전설에 의하면 유태인의 왕으로 있던 헤롯 아그리파 1세(AD 41-AD 44)1의 중상모략에 의해서 AD 36년 본국으로 송환됩니다. 로마로 끌려들어간 폰티우스 필라투스는 티베리우스 황제의 명으로 자살을 권고 받게됩니다. 그런 이유로 로마로 소환되는 길에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죽은 필라투스의 시신이 버려진 로마의 강이 해마다 범람하자 유해를 수습해 다시 묻은 곳이 필라투스 산 정상의 호수라는 말이 전해집니다. 다른 전설에는 영혼을 떠돌던 필라투스의 망령이 자리 잡은 곳이 이곳이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자 필라투스 산은 수시로 천둥번개가 치는 공포의 산으로 바뀌었고 스위스 사람들은 필라투스(빌라도)의 악령 탓이라 믿게 되었다지요. 16세기에 루체른의 성직자들이 방문한 뒤 그 호수는 메워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1400년대에 필라투스 산에 사는 용에 대한 목격담도 전해지면서 1509년에 루체른에서는 공식적으로 용의 존재를 인정했다고 합니다.

권기정 편집부장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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