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여름휴가 전망] 여행 욕구는 한없이 높지만 실행은 미지수
2020-07-27 13:53:24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이번 7월 말에서 8월 초 국내여행을 계획하는 비율은 전년과 유사하나, 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실제 다녀올지는 불확실하다는 응답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발 시기나 목적지를 정한 비율은 늘었으나 실제로 숙박/교통 등 여행상품을 구매한 비율이 줄었다. 즉, 소비자는 여름휴가 여행을 가고 싶어 하지만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을 방증하고 있다.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를 통해 올해 1박 이상의 7말8초 여름휴가 계획을 지난 3년간 추이와 비교했다. 이 분석에는 여름 극성수기 직전인 6월 4주~7월 2주(총 4주, 2019년 이전은 6월 3주~7월 2주) 조사결과만 반영됐다.

■ 여름휴가 계획, 국내는 유지 해외는 대폭 하락


지난 3년간 여름휴가 기간 국내여행 계획보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세였으며 특히 여름 극성수기인 7말8초(7월 4주~8월1주)의 여름 계획률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해왔다. 해외여행 선호의 영향도 있지만, 근거리·단기간·저비용이 주된 이유였다.


코로나19는 여름휴가 계획을 크게 바꿔놨다. 올해 6월 3주~7월 2주 응답자의 국내여행 계획보유율은 73.8%로 전년 동기('19년 74.4%)와 큰 차이가 없었다. 출발 예정일을 7말8초('20년 7월3주~8월1주)로 한정했을 때의 계획률은 26.8%('19년 27.7%)로 역시 큰 변화는 없어 하락세가 멈춘 모양새다.

반면 해외여행 계획률은 '20년 5.9%로 전년의 1/7 수준이며, 7말8초로 특정할 경우 1.8%로 미미한 수준이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음에도 국내여행 수요가 전년과 비슷한 것은 코로나 이후 숙박여행에 대한 거부감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여행 계획의 감소는 주로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살펴봤다. 여성('20년-'19년 -2.5%p(포인트))이 남성(+1.1%p)보다, 40대(-7.1%p)·50대 이상(-2.3%p)이 30대(+7.5%p)·20대(+1.8%p)보다 더 크게 줄었다.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점, 여름휴가 기간 국내여행 주 소비층이던 40대는 크게 줄고 해외여행을 선호하던 30대가 늘어난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가족구성으로는 영유아/초등자녀를 둔 가구(80.4%)가 가장 높았으며, 중고등 자녀를 둔 가구는 극성수기 이후의 계획이 많았다.

 

 


▲그래프1: 여름휴가 기간 국내여행 계획

 

■ 올해 초 극성수기는 7월 4주... 계획 실행은 불확실


올해 국내여행 출발계획은 7월 4주에 가장 높았고(17.0%), 다음은 8월 2주(13.0%)였다[그림2]. 올해 광복절은 토요일로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유사했다. 조사시점에 8/17(월)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기 전이어서, 그 효과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

'20년 국내 여름휴가 계획에서 주목할 점은 불확실성이다. 올해 7말8초 국내여행 계획자 중 교통/숙박 상품을 구매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4.5%로, 전년 동기대비 5.7%p 줄었다. 반면 목적지만 정함(13.8%)은 4.3%p 늘어 계획의 구체성이 크게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심리적인 욕구는 예년과 큰 차이 없지만, 현실적인 결정은 미루고 있다. 불확실한 여행계획은 조그마한 사건·사고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래프2: 국내 여름휴가 출발점유율 및 계획 

 

■ 7말8초 최고 인기 여행지는 강원 속초...상위 15곳 중 강원 8곳


7말8초 여행의 목적지는 강원(28.4%)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제주(11.1%), 전남(9.8%)이 뒤를 이었다<7말8초 국내여행지 점유율표 참조>.

전년 동기에 비해 ▲서울(-3.1%p) ▲제주(-1.3%p) 등 타인과의 접촉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은 떨어지고, 전북(+2.7%p) ▲경남(+1.7%p) ▲충북(+1.4%p) 등 도심지와 벗어난 지역일수록 인기가 높았다. 코로나19로 근거리·단기간 트렌드가 더욱 강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시/군으로는 강원 속초가 7.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 강원 강릉이 5.1%로 뒤를 이었다. 강릉은 지난해 속초를 제치고 1위에 올랐으나 1년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3위 전남 여수(2.6%), 4위 강원 고성·경기 가평(각각 2.5%)이 5위권에 들었다.

 

 

 

상위 15개 기초자치단체 중 강원이 8곳, 경남 3곳, 경기 2곳, 전남과 충남이 각각 1곳씩 포함되어 강원의 압도적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남의 경우 부동의 1위 통영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거제시와 남해군에 추월당했다. 각 지자체마다  인근 지역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다.

작년 전국 1, 2위를 했던 강원도 강릉과 속초는 금년 자리바꿈을 했고, 전국 5위 경남 1위였던 통영시는 도내 거제시와 남해군에 밀려 전국 14위 도내 3위로 떨어졌다.

강릉의 하락은 속초·고성의 상승으로, 통영의 쇠락은 거제·남해의 약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릉은 바가지요금 보도, 통영은 식도락 인기의 하락, 케이블카 요금 인상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7말8초 국내여행지 점유율표

 

이에 따라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5월 연휴 여행 계획이 전년의 2/3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름휴가 여행 의향은 많이 회복되었지만 여행 계획의 불확실성이 높음에 따라 실제 시행은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여행하는지, 여행지 감염상황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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