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자연·수공예… ‘세부 스타일’을 만나다
2015-11-12 22:35:54 | 임주연 기자

동남아 최고 인기 목적지인 필리핀. 70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섬 중에서도 세부의 매력은 독특하다고 자신한다. ‘세부=리조트’라는 편견은 버리자. 이제는 세부의 현지 분위기를 느껴볼 차례다. 시내를 둘러보다 호핑 투어까지 마치고 망고를 배부르게 먹으면서 탁 트인 세부 바다를 바라본다면.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01 자연과 하나 되는 스팟 & 액티비티

올랑고 섬
‘눈이 편안한’ 철새 휴양지


올랑고 섬(Olango Island)은 한 마디로 ‘자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120페소를 지불해야 하는 트라이시클(Tri-cycle)을 선착장에서 타면, 20분 후 명실상부 사진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인 철새 도래지에 도착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33종의 해변 식물들이 발목까지 차오르는 물 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중에 으뜸은 97종이 넘는 철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잠시 자연에 몸을 누인 철새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잠시 숨을 죽이는 것이 필수다. 철새는 전망대에서 200m가량 떨어져 있어, 전망대 망원경을 써야 볼 수 있다. 만약 철새가 날아오르는 장관을 관찰하고 싶다면 특정 시간을 먼저 알아보고 방문해야 한다.

날루수완 섬
“수영 못해도 스노쿨링 OK”


올랑고 섬에서 방카를 타고 1시간 가까이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게 느껴진다. 에메랄드 빛 바다가 눈을 호강시키기 때문이다. 바다 속까지 모두 보이지만 그마저도 깊게 느껴지지 않아, 걸어서 섬 사이를 오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 날루수완 섬(Nalusuan Island)의 스노쿨링은 다소 독특하다. 수심이 성인 허리까지 차지 않기 때문이다. 수심이 얕은 만큼 물고기 떼를 구경하기는 어렵지만, 스노쿨링 초심자도,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마음 놓고 바다에 빠져 탐험하게 된다. 건너 편 섬까지 걸어가고 싶은 마음도 뒤를 따라온다.

힐루뚱안 섬의 요트 호핑
예스투어의 독특한 ‘선셋 요트’


그간 필리핀 바다 위에서 ‘방카’로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는 ‘요트’로 더 분위기 있는 추억을 남기는 것은 어떨까. ‘스쿠버 다이빙 천국’ 힐루뚱안 섬(Hilutungan Isla nd)에서는 잔잔한 바다 속 다채로운 열대어들을 구경하게 된다.
하나투어의 세부 현지 협력사 ‘예스투어’는 힐루뚱안 섬으로 향하는 색다른 요트 호핑투어를 제공한다. 현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방카가 다소 단조롭다면, 요트에서는 일광욕과 내부 액티비티로 스노쿨링 포인트에 도착하기까지 40여 분의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게 된다. 갑판, 야외 2층 등 다채로운 구조와, 가라오케, 음향, 일광욕 등 액티비티로 요트 위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특히, 예스투어의 요트 호핑의 독특한 점은 오전이 아닌 오후 투어가 제공된다는 점. 점심식사 후 요트에 탑승하고 호핑투어를 즐긴 후 해질녘에 맞춰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요트에서 연인과, 친구와, 가족과 함께 노을을 바라보며 마시는 와인 한 잔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다.


>> 02 현지 공기 느끼는 시티 스팟

알레그레 기타 공장
“장인의 숨결이 물씬”


세부가 수제 기타로도 유명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알레그레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기타 제조 기술은, 1955년 알레그레 기타 공장(Alegre’s Guitar Factory)을 설립하면서 한층 자리를 잡게 됐다. 30명가량의 직원들이 분업을 통해 하나의 기타를 만드는 과정에서 각 장인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수제 기타뿐만 아니라 우쿨렐레나 기념품용 기타도 판매해, 하나 쯤 구입하고픈 욕구를 자극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기타는 절대 수출하지 않기 때문에 현지 알레그레 공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아바타 액세서리
전통 수제 액세서리 숍


자연 친화적인 세부의 분위기에 맞게, 아바타 액세서리(Avatar Accessories) 공장도 수제 제품만을 고집한다. 100명의 직원들이 나무 공정, 도색, 조립 등의 과정을 맡아 아바타 액세서리 하나를 완성한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다수이며, 공정을 거쳐 세부 본사로 보내진다. 아바타 액세서리 그룹은 지난 9월 홍콩에서 열린 ‘홍콩 패션 주얼리 쇼’에 참석해 세부 전통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본사 공장에 있는 숍에서는 아바타 액세서리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놓치지 않기를.

‘프로푸드’ 공장
세계 최대 망고 공장


‘필리핀’하면 자연스럽게 ‘망고’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필리핀 기념품으로 많이 구입하는 건망고가 이곳에서는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것은 생소한 사실이다. 프로푸드(Profood) 망고공장에는 8000여 명의 ‘수공업자’가 근무한다. 직원들은 선별 과정을 거친 망고 1개의 껍질을 벗기는 데 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또 완성된 각 상품의 박스에는 품질체크원의 사원 번호가 새겨져,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벌레를 막기 위해 공장 내부에는 나무가 허용되지 않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명만을 사용한다는 사실에서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어떻게 얻었는지 엿보게 된다. 투어 후 다양한 망고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기회는 덤으로 얻는다.

>> 세부에서 만난 ‘BEST’ 먹거리

‘레촌’ 새끼돼지 통구이


새끼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구워, 손님 테이블 옆에서 바로 발라준다. 듣는 것만으로는 다소 거부감이 일지 몰라도, 실제 요리를 보면 호기심이 먼저 고개를 든다. 돼지 껍질도 맛이 좋지만 소금을 발라 구운 탓에, 소금기가 많은 부분을 유의해서 먹는 게 좋다.

‘할로할로’ 필리핀식 빙수

일반적인 빙수와는 달리 진한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디저트다. 망고가 유명한 지역답게 망고 할로할로가 가장 인기가 있다. 필리핀의 무더위를 한 번에 날릴 비장의 디저트가 아닐까.

‘산미구엘’ 명실상부 전통 맥주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끼니 때 마다 주문할 수밖에 없게 된다. 국내에도 시판되는 맥주가 있지만 현지 음식과 함께 즐기면 두 배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필슨과 라이트가 한국인 입맛에 가장 잘 맞는다는 평이다. 현지인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얼음을 넣어 마시곤 한다.

 

임주연 기자 ttlnews@tt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