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 News] 여권 소지자가 사전 비자 없이 방문 가능한 목적지 수를 기준으로 전 세계 여권의 인기 순위를 나타내는 ‘헨리 여권 지수’가 최근 재미있는 결과를 내놓았다.
현재 진행 중인 2020 도쿄 올림픽의 영향으로 인해 일본은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의 독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헨리 여권 지수 순위에서 무비자/도착비자 점수 193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싱가포르가 무비자/도착비자 점수 192점으로 2위를 유지했으며 한국은 191점으로 독일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유럽 여권의 우세는 헨리 여권 지수의 16년 역사상 상위 10위권에서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일본, 싱가포르, 한국 등 아시아 3개 국가의 우세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새로운 표준이 됐다.
그러나 최고 점수를 받은 국가의 여권 소지자가 현재 실제 이용 가능한 여행 접근성을 살펴보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일본 여권 소지자가 접근 가능한 목적지는 80개 미만(71위인 사우디아라비아 여권과 동일한 수준)이며 싱가포르 여권 소지자는 75개 미만의 목적지(74위인 카자흐스탄 여권과 동일한 수준)에 접근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평가되는 국가들은 우울한 전망을 낳고 있다. 영국과 미국은 2014년에 여권 파워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었지만 여전히 매년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공동 7위를 기록한 상태이다.
이론적으로 볼 때 영국과 미국 여권 소지자는 전 세계 187개 목적지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여행 금지 상황에, 영국 여권 소지자는 여행 자유도가 70% 이상 급락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개 미만의 목적지에만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지수 상에 나타난 우즈베키스탄과 동등한 수준이다. 한편, 미국 여권 소지자는 전 세계 이동성 면에서 67% 감소해 전 세계적으로 61개 목적지에 접근 가능하다. 르완다의 여권 파워와 비슷한 수준인 것.
이번 지수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일본의 경우 자국 여권 소지자는 무비자로 접근 가능한 목적지가 193개국이다. 불과 26개에 불과한 지수 최하위의 아프가니스탄 국민과는 엄청난 차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라 이러한 여행 자유도의 격차는 2006년에 지수 발표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크게 벌어진 상황인데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홍덕 기자 Hordon Kim, International Editor (hordo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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