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아직도 낮에는 30도를 오르내리지만, 9월은 가을 기운이 완연하고 농작물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며 계절의 분기점에 든다는 추분이 들어 있어 본격적인 가을을 느끼게 한다. 9월하면, 학생들에게 가장 신나는 수학여행의 계절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 마냥 신났던 수학여행. 그 시절 설레던 추억을 회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수학여행 시즌인 9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볼만 한 곳의 테마는 수학여행의 재발견이다. 그땐 미처 몰라봤던 가치와 매력을 발견할 수학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9월에 가볼만 추억의 수학여행 코스 6곳
추천 여행지는 ▷추억하는 궁궐, 경복궁(서울 종로구) ▷추억 따라갔다가 신세대 감성 담아 온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경기 용인) ▷수학여행의 추억이 방울방울, 속초 설악산 흔들바위(강원 속초) ▷그땐 미처 몰랐던 수학여행지의 진면목,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충남 공주) ▷다시 쓰는 수학여행기,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경북 경주) ▷친구야, 추억의 수학여행 떠나자! 여수 오동도(전남 여수) 등이다.여행지 방문 시 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 여지가 있으므로 개방여부·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를 사전에 관련 지방자치단체 누리집, 관광안내소 등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 보자.
●추억하는 궁궐 ..... 경복궁
▲(서울)근정전과 박석(서영진 촬영)
경복궁(사적)은 추억과 어울린다. 전각 지붕에는 애틋한 사연이 내려앉고, 교복 대신 한복을 입은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마당을 채운다. 궁은 서울로 수학여행에 나선 학생들의 단골 방문지였다. 경복궁은 조선왕조 5대 궁궐 중 최초로 건립했다. 박석을 깐 근정전(국보) 마당에 서면 인왕산과 백악산(북악산)이 한눈에 담긴다. 궁중 연회를 베풀던 경회루(국보)는 1960년대에 스케이트장으로 쓰였다. 연못 앞 수정전(보물)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집현전이 있던 자리다. 왕비의 숙소인 교태전, 대비의 거처인 자경전의 굴뚝도 보물로 사랑받는다. 향원정(보물) 너머 건청궁은 고종이 머물던 가옥으로, 국내에서 처음 전기가 들어왔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불탔고, 흥선대원군이 중건을 주도했으나 일제강점기에 다시 훼손되는 시련을 겪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화요일 휴궁), 관람료는 어른 3000원이다(만 24세 이하·65세 이상 내국인 무료).
▲(서울)경회루(서영진 촬영)
경복궁 신무문을 지나면 청와대 정문과 연결된다. 청와대 본관 내부와 옛 관저, 녹지원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북악산 남측면 탐방로가 올봄 개방됐고, 한양도성 백악구간은 백악마루와 청운대를 거쳐 숙정문, 혜화문까지 이어진다. 윤동주 하숙집 터, 인왕산 수성동계곡(서울기념물)이 있는 서촌 옥인길도 정겨운 휴식을 선사한다. ▷위치 : 서울 종로구 사직로 ▷문의 : 경복궁
●추억 따라갔다가 신세대 감성 담아 온 .....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용인) 조선시대 캐릭터 연기자와 민속촌 방문객이 흥겹게 손바닥 인사를 나누고 있다(채지형 촬영)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는 단골 수학여행지로, 많은 이에게 추억을 안겨줬다. 전통을 현대 감성으로 포장해 오래된 공간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한국민속촌은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조선 시대 캐릭터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민속 퍼레이드 〈얼씨구 절씨구야〉도 추가했다. 야간 개장과 함께 멀티미디어 공연 〈연분〉을 선보인다. 한국민속촌 이용권은 어른·청소년 3만 2000원, 어린이 2만 6000원(놀이 기구 이용 포함)이다. 에버랜드도 추억에 신세대 감성을 입혔다. 1950~1960년대 미국을 모티프로 한 아메리칸어드벤처의 ‘락스빌’이 인기다. 방탄소년단이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으로,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긴다. 에버랜드 대표 정원 ‘포시즌스 가든’과 회전목마 ‘로얄 쥬빌리 캐로셀’은 사진 명소다. 화려한 야간 퍼레이드가 시작되면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에버랜드 입장료는 날짜와 시간에 따라 다르다.
▲(용인)민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연기자들. 방문객들과 소통하며 흥미를 돋는다(채지형 촬영)
용인에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있다.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이 2023년 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장욱진 화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욱진 가옥(국가등록문화재)과 조선 시대 교육기관인 용인향교(경기문화재자료)도 들러보자. 추억을 더듬고 새로움을 충전하는 여행이 완성된다. ▷위치 : 경기 용인시 기흥구 민속촌로(한국민속촌) /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에버랜드) ▷문의 : 한국민속촌 / 에버랜드
●수학여행의 추억이 방울방울 ..... 속초 설악산 흔들바위
▲(속초)흔들바위 뒤로 보이는 울산바위(정철훈 촬영)
강원도 속초는 예나 지금이나 수학여행 명소로 통한다. 설악산을 품고 동해에 접한 고장이니, 수학여행에 이보다 맞춤한 곳이 또 있을까 싶다. 속초에서도 설악산 흔들바위는 단골 수학여행지다. 누군가 그랬다. 여행의 힘은 추억을 공유하는 데서 나온다고.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수학여행은 그 어떤 여행보다 가슴속에 또렷이 각인될 수밖에 없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흔들바위를 찾아가는 길이 여전히 설레는 이유다. 흔들바위는 설악산 자락에 터 잡은 계조암(繼祖庵) 앞 와우암(臥牛岩) 위에 있다. 100여 명이 함께 식사할 만큼 넓어 식당암(食堂岩)이라고도 하는 반석 끄트머리다. 공처럼 둥근 바위가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선 모습이 꽤 인상적인데, 흔들바위가 유명한 건 손만 대도 굴러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이 장면 때문이다.
▲(속초)설악산의 명물인 흔들바위(정철훈 촬영)
케이블카를 타고 5분이면 닿는 권금성은 흔들바위만큼 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설악산성이라고도 부르는 권금성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해발 800m 부근 화채능선 정상부에 있다. 한국전쟁 때 함경도에서 피란한 이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아바이마을과 우리나라 최초의 해변 대관람차 속초아이가 있는 속초해수욕장도 함께 찾아보기 좋은 곳이다. ▷위치 : 강원 속초시 설악산로 ▷문의 : 속초시청 관광과
●그땐 미처 몰랐던 수학여행지의 진면목 .....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공주)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이정화 촬영)
집 떠나 친구들과 한방에서 자고 노는 것만으로 설레던 학창 시절 수학여행. 장기 자랑이나 캠프파이어, 베개 싸움의 추억은 선명하지만, 관광지와 유적에 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세월이 흘러 가치를 발견한 그때 그곳을 찾아 충남 공주로 간다. 공주는 백제가 첫 도읍인 한성을 고구려에 뺏기고 옮겨 세운 두 번째 도읍으로, 옛 이름은 웅진이다. 공주 여러 곳에서 찬란한 백제 문화의 흔적을 볼 수 있는데,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사적)이 대표적이다. 무령왕릉은 1971년 여름 송산리 5호분과 6호분 배수로 공사 중,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삼국시대 왕의 무덤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정확히 알려진 곳이다. 문화재청의 영구 비공개 결정에 따라 전시관에서 무덤 구조와 유물 모형을 관람한다.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명절 당일 휴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실제 유물은 가까운 국립공주박물관에 있다.
▲(공주)5, 6호분과 무령왕릉이 부드러운 능선을 이룬다(이정화 촬영)
무령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을 관람한 뒤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공주 시내를 조망하며 공주 공산성(사적)을 걸어보자. 무령왕릉과 왕릉원, 공산성은 부여와 익산의 유적 6곳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레트로 감성 넘치는 제민천과 원도심을 누비는 재미가 쏠쏠하고, 계룡산 갑사와 동학사도 빼놓을 수 없는 추억 속 수학여행지다. ▷위치 : 충남 공주시 왕릉로 ▷문의 :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관광안내소)
●다시 쓰는 수학여행기 .....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수학여행 단체 사진 인증 명소인 청운교 및 백운교(김수진 촬영)
대한민국 수학여행 1번지 경주로 떠나보자. 수학여행 대표 코스 불국사(사적)부터 시작이다. 우뚝한 범영루를 중심으로 동쪽에 청운교와 백운교(국보), 서쪽에 연화교와 칠보교(국보)가 자리한다. 계단 형태로 만든 다리라는 점이 특이한데, 수학여행 때 단체 사진을 찍던 청운교와 백운교는 지금도 불국사 인증 사진 명소다. 대웅전(보물) 뜰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석탑이자 국보인 다보탑과 삼층석탑(석가탑)이 있다. 동쪽의 다보탑은 특수한 탑 형태를, 서쪽의 석가탑은 일반적인 형태를 취한다. 다보탑은 일제강점기에 사리와 사리장치가 사라졌고, 기단 돌계단 위에 있던 돌사자도 넷 중 하나만 남은 상태다. 석가탑에서 발굴된 유물은 2018년 개관한 불국사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불국사와 세트 코스인 석굴암 석굴(국보)은 토함산 중턱에 화강암으로 지었으며, 본존불을 중심으로 여러 부조를 조각했다.
▲(경주)대한민국 수학여행 대표 코스, 경주 불국사(김수진 촬영)
신라의 천년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눈에 보는 국립경주박물관도 빼놓으면 안 된다. 금관총, 황남대총, 천마총에서 나온 국보·보물급 유물을 상당수 전시한다. 신라 시대 고분군 대릉원(사적)에서는 내부 관람이 가능한 천마총과 거대한 쌍분인 황남대총이 포인트다. 선덕여왕 때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 첨성대(국보)는 야경이 신비로운 관측대다. ▷위치 : 경북 경주시 불국로(불국사) / 경주시 석굴로(석굴암) ▷문의 : 불국사 / 석굴암
●친구야, 추억의 수학여행 떠나자 ..... 여수 오동도
▲(여수)자산공원에서 바라본 오동도(정은주 촬영)
완행열차나 시외버스 타고 수학여행 가던 때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여수 오동도는 추억의 장소다.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뀐 세월에도 울창한 숲과 해안은 여전히 아름답다. 오동도는 방파제를 따라 10~15분 걸어가거나 자전거, 동백열차 등을 이용하면 편하다. 방파제를 지나 산책로가 시작되고, 동백나무 숲에 들어서면 순식간에 주변이 어두워진다. 가느다랗게 비치는 햇빛과 청아한 새소리, 달고 시원한 실바람… 걸음을 뗄 때마다 학창 시절에 느끼지 못한 매력을 발견한다. 해안 절벽으로 이어진 갈림길에선 확 트인 바다와 갖가지 절경을 만난다. 섬 정상에는 1952년 처음 불을 밝힌 오동도등대가 있다. 전망대를 관람한 뒤 맞은편 야외 찻집에서 동백꽃차를 맛보며 쉬자. 추억에 젖게 하는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다. 푸른 신우대와 나무줄기가 둘로 갈라진 모습이 꼭 닮은 ‘부부나무’도 눈길을 끈다. 숲길과 해안 절벽을 둘러보려면 한 시간 이상 걸린다.
▲(여수)수학여행 때 걷던 길을 가족들과 걷는다(정은주촬영)
2010년에 개장한 이순신광장에는 위풍당당한 이순신 장군 동상과 원형에 가깝게 재현한 거북선이 있다. 꿈뜨락몰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기념사진도 찍어보자. 거북선대교 아래 낭만포차거리가 있다. 어둠이 깔리면 거리는 북적이고 흥겨운 분위기가 흐른다. 친구들과 둘러앉아 기울이는 술잔에 낭만이 배어난다. ▷위치 : 전남 여수시 오동도로 ▷문의 : 여수시청 공원과 오동도관리팀
▶자료 제공 : 한국관광공사
정리 =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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