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해장국서 순대국 향기 느꼈다
2017-07-26 14:31:15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도시에서 살다보면 주변에 24시간 문을 여는 고마운 영업집들이 있다. 지금은 흔하지만 24시간 편의점부터 24시간 밥집, 24시간 카페, 24시간 햄버거가게 등등 집에서 나가는 수고만 하면 이들의 수고로움이 나를 편하게 해준다. 우리의 야식문화도 '배달'이라는 것과 결합하여  치킨, 족발로 대표되는 메뉴들을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술꾼들에게 혹은 술이 고픈 사람들에게 콩나물국밥은 매력적인 음식이다. 술을 마시며 콩나물 해장국을 먹으면 술이 덜 취할 것같은 믿음을 준다. 술로 아픈 속을 해장국으로 풀러왔다가 해장국의 맛에 다시 술을 먹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니 말이다.

 

■ 콩나물 국에서 순대국의 향기를 느끼다.

 

봉천동, 서울대입구역에 있는 콩나물국밥집 '완산정'은 술꾼사이에서도 유명한 집이다. 콩나물국이 술을 부르는 바로 그런집,  안주류로는 홍어회와 홍어무침, 홍어찜 그리고 보쌈, 골뱅이무침, 파전, 도토리묵등 다양한 안주류를 갖추고 있다. 밤에는 일부 안주가 내부 인원등의 문제로 안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콩나물해장국을 먹으러 갔다가 안주를 보고 다시 술이 땡기기 일쑤이다.

 

뜨거운 온도 탓에 잠을 못이룬 밤 12시 25분, 기자는 완산정을 찾았다. 이곳의 콩나물해장국은 우리가 흔히 아는 맑은 국에 수란과 오징어가 들어간 전주식 콩나물국과는 다르다. 비주얼은 잡탕같은 느낌, 콩나물에 김치넣고 끓인 그리 호감가는 모양은 아니다. 콩나물해장국에 새우젓과 들깨가루를 넣어 먹는데 들깨 가루때문인지 마치 순대국을 먹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반찬이라고는 시어빠진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된장에 무쳐낸 고소한 나물까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맛에 한여름밤에 이곳을 찾아 땀을 뻘뻘 흘리며 먹게된다. 한끼 잘먹으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에 즐거워진다. 더운 날씨탓에 차가운 음식만 계속 먹다가 혓바닥이 델 정도로 뜨거운 음식을 먹으니 속이 편하다. 밤에도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로 고생을 했지만 콩나물 해장국을 먹은 밤은 유난히도 잠을 편하게 잤다. 이게 바로 이열치열인가 싶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