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무드에 DMZ 등 안보관광 호재
2018-04-12 14:02:50 , 수정 : 2018-07-19 14:23:46 | 강지운 기자

[티티엘뉴스] 모처럼 남북 간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떠오른 관광지가 있다. 남북분단의 상징 DMZ를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분단의 상처는 DMZ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심에서도 분단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네이버 여행+가 DMZ 안보관광과 도심 안보관광 상품을 소개했는데 알지 못하는 정보가 눈길을 끈다. 네이버 여행+에 올라온 분단의 흔적을 정리했다.

◆ 꽃보다 DMZ…전년 대비 여행족 190% 급증 = 올 한 해 여행계 최대 키워드가 'DMZ'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남북 간 훈풍(薰風)이 국내 '안보관광'에 봄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4월 말에는 판문점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고, 이에 앞서 남북고위급회담도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여행족에 한국인 여행족까지 가세하면서 방문과 함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안보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 코스모진은 DMZ 인근 안보관광 문의가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두 달 새 전년 동기 대비 19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건 핫 스폿이다. 요즘 외국인들과 국내 여행족들이 관심을 보이는 곳은 과거 DMZ나 JSA, NLL과는 다른 '시크릿 플레이스'들이다.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아픈 역사 현장을 둘러보는 '다크(DARK) 투어리즘'이 활발하게 여행상품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북한과 군사분계선을 맞대고 있는 DMZ까지는 거리가 멀고 접근성도 떨어지면서 도심 속 코스가 새롭게 뜨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근교 '여의도 지하벙커' 인기 = 초근접 안보관광 핫 스폿은 여의도 지하벙커다. 2005년 당시 여의도 버스환승센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견됐는데, 기록은 없다. 위성 사진 대조로 1976년 말에서 77년 초에 건설된 것으로 확인되는 정도다. 용도도 불명확하다. 위치가 국군의 날 행사 시 대통령 사열대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박정희 대통령을 포함한 요인들 대피용 방공호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총 연수로는 40여 년에 불과하지만 한국만이 가진 격동의 세월을 방증하는 것도 흥미롭다. 휴전 상태로 팽팽한 긴장감 속에 살아온 남북 대치의 긴박함을 표상하는 곳으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이곳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서울시립미술관(SeMA)이 시설 운영을 맡으면서부터. 이름도 'SeMA 벙커'로 업그레이드됐다. 지하벙커 옛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미술관' 역할을 함께 하도록 재단장했는데, 요즘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족 방문 1순위로 꼽힌다. 지금은 3·1운동 99주년을 기념해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 기획전을 열고 있다. 

 

◆ 연희 104고지·김신조 루트도 눈길 = 연희산도 뜨고 있다. 연세대 근처에 있는 연희산은 높이 약 100m의 야트막한 언덕이다. 건물에 둘러싸여있는 이곳이 인천상륙작전과 서울 수복을 잇는 중요한 전투가 벌어진 곳. 한미 연합군이 인천에 무사히 상륙한 후 북한군은 서울 사수의 최후 방어선으로 연희산 104고지 일대를 요새화해 방어한다. 이에 한미 해병대가 공격을 감행해 3주간 밤낮 없는 혈전을 치른 끝에 104고지를 탈환하고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한 곳이 이 포인트다. 결과적으로 연희고지 전투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수도 탈환으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 작전 중 전사한 해병대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한 104고지 전적비가 인증샷 포인트다. 

 

새롭게 조망받고 있는 도심 안보관광지로는 김신조 루트를 빼놓을 수 없다. 1968년 1월 21일,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124부대원 31명이 한국군 군복을 입고 무장한 채 서울에 침투한 사건이 김신조 사건이다. 당시 124부대원들이 이용한 북악산 침투로는 41년간 군사통제구역에 묶여 있었는데 2010년 봉인이 풀리면서 '서울 속 DMZ' 핫 스폿으로 떠올랐다. 

 

강지운 기자 jwbear@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