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후불제 여행사인 투어컴의 크루즈부분인 투어컴크루즈(주)가 지난 2월7일 첫 출항 하루전 2월 6일 취소하는 일이 일어났다.
7일 11시경에 인천항을 모항으로 출발하려던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가 출발 하루를 남기고 오후 3시경 취소됐다. 알려진 원인은 투어컴크루즈(주)가 잔금 10억 원을 이날까지 납부하기로 했는데 납부하지 못했다. 상해를 출발해서 인천항으로 오던 코스타 세레나호는 공해상에서 더 이상 운항하지 않고 회항을 했다. 코스타 세레나 호는 일주일이 지난 2월 13일 오후 5시 현재 중국 상해 인근에서 정박한 것으로 홈페이지 상에 나타났다.
▲ 출처 코스타 크루즈 홈페이지 ( http://www.costacruise.com/eu/costa_serena.html#1 )
투어컴크루즈(주)는 2016년 후불제 여행사를 표방하는 투어컴 여행사의 새로운 법인으로 크루즈 사업을 위해 설립된 회사이다. 투어컴크루즈(주) 를 설립한 후 본격적인 크루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후불제 여행사 투어컴의 6만여 명 회원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면 승산이 있을 거라는 판단이 있다는 업계의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크루즈 사업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첫 번째 행사인 로열캐러비안 크루즈의 퀀텀호가 불발되면서 업계는 투어컴의 모객능력과 업무능력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투어컴 크루즈는 지난 12월 코스타 크루즈의 세레나 호를 차터(전세)형식으로 운항하겠다고 밝혔고 2월 7일, 14일, 17일, 23일 4항차에 대해 모객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코스타 크루즈 세레나 호가 로열케러비안의 불발로 인한 대체 운항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불과 2개월을 앞두고 4항차에 대한 모객이 가능하겠냐는 우려였다. 업계의 예상처럼 투어컴크루즈는 모객 마감일이 임박할수록 할인과 각종 이벤트를 열어 덤핑을 치다시피 해서 모객을 시작했다.
업체에서 한 모객은 6000여 명 수준이지만 1항차에 실제로 환불을 통해 나타난 모객은 1915명 수준이고 취소 후 이중 약 80% 정도가 환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 항차별로 총 정원이 3700명, 총 1만2000명 정원 중 절반 정도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모객숫자 역시 의문시 되고 있다.
투어컴크루즈는 결국 상품판매 부족으로 인한 자금 유동성 악화로, 임차한 크루즈 선사에 나머지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투어컴크루즈 측에 따르면, 모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과 코스타세레나와 계약한 각 항차별 개별 계약이 아닌 2월의 4항차 일괄 계약한 것이 원인이 됐다. 이는 유동성 악화를 불러와서 4항차 모두의 계약금 중 일부를 납부하지 못하여 일어났다.
▲온라인 카페인 중고나라에 올라온 크루즈 모객 이미지 (출처 중고나라)
온라인 카페인 중고나라에는 모객을 위한 글들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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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에 공격적으로 모객하던 투어컴크루즈는 파격적인 할인가를 내세웠지만 실제 모객은 절반에도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불을 기준으로 실제 모객 고객은 1900여 명 수준이었다는 추산이다. 여기에 후불제 고객까지 합치면 투어컴크루즈의 모객 현황은 1항차 약 1900명, 2항차 800명, 3항차 1300명, 4항차 2000명으로 6000여 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 또한 정확하지 않아보인다.
문제는 기존 모객도 문제지만 Ad투어, 팸투어 등 덤핑 판매에서 여기에 연관된 여행사들도 문제이다. 또 한국 시장에서 크루즈 선사의 조건은 앞으로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이번 운항 불발 사태로 투어컴크루즈는 코스타 크루즈를 상대로 환불소송을 할 거라는 소문이 들린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아보인다.
한달여 동안 운항을 못해 손실을 입은 코스타 크루즈 측은 중국 출발의 새로운 일정을 만들어서 중국시장을 상대로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모객이 쉽지 않아보인다. 투어컴크루즈의 5월달 크루즈 전세선의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보인다. 이번 사태로 투어컴 크루즈의 모객능력이나 자금능력에 확신이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투어컴크루즈가 보유한 6만 명 후불제 회원이 10% 이상 여행에 참여한다면 승산이 있을거라 봤지만 결국 실제 모객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한국에서 크루즈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반증이다.
▲코스타 세레나호 (자료 출처 코스타크루즈) 코스타 세레나호는 배수톤수 11만4500톤으로 최대 3780명이 수용 가능한 규모의 크루즈다.
이번 취소 사태로 보면 기존의 상조회사나 후불제 회사들이 원가가 들어나지 않는 크루즈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주된 이유가 나타난다. 이번에 나온 코스타 크루즈의 상품가를 봐도 대강을 알 수 있다. 연간 한국에 방문하는 크루즈 인구를 200만 명을 목표로 하지만 대부분이 중국계가 대부분이고 그들은 쇼핑과 카지노에 관심이 많아 공해상에서 합법적으로 카지노와 쇼핑을 즐기기 위해서 크루즈를 이용한다. 국내 크루즈 인구는 3만~4만 명에 불과한 현실을 봤을 때 한국에서 단독으로 한국인을 위한 크루즈를 운항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시기상조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루즈가 전세선 형태로 운항하는 것보다는 한중일 크루즈처럼 한시적이라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크루즈 노선이 정착되어야만 한국의 크루즈 관광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며, 일부 회사들의 무리한 크루즈 전세운항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크루즈 선사들도 검증되지 않은 업체와는 전세선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존에 진행하던 업체까지도 앞으로 계약상 조건 강화로 피해가 예상이 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크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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