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대한민국이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 사흘, 제주공항은 그야말로 난리였다. 특히 항공편 연기, 취항 불가 등의 문자서비스도 받지 못한 LCC 고객들은 지우고 싶은 추억이 생긴 셈이다.
주요 매체에서 보도한 것처럼, 국적기인 대한항공(KE)과 아시아나항공(OZ)의 문자서비스 및 고객대응은 준수한 편이었다. 반면 저비용항공사들은 여행객들에게 대기표를 나눠주고 줄을 세우는 등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그간 LCC의 주장은 대체로 다음과 같았다. "비용이 저렴하니 서비스 종류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 태국에서는 에어아시아X가 이륙시간이 늦어지자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국에 내린 폭설로 인해 인천공항에서도 항공편의 이륙시간이 미뤄졌고, 태국에서 인천으로 회항하는 항공편 역시 이륙을 지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에어아시아X는 항공스케줄이 변경됨과 동시에 고객의 핸드폰 번호, 이메일 등으로 안내문자를 보냈다. 기자처럼 에어아시아X를 이용한 김 모씨는 "이륙 전날에 문자를 받았다. 또 기내에 올랐을 때에도 승무원이 일정 지연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한국에 도착하는 시간이 두어 시간 늦어졌지만 에어아시아에 만족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에어아시아의 홍보대사는 대한민국의 대표 축구선수 박지성이다. 에어아시아는 박지성이란 이름으로만 한국인 이용률을 높이려고 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박지성을 홍보대사로 쓴 만큼, 한국인의 정서와 마음을 읽고자 노력한 에어아시아의 마케팅 전략과 서비스 노력의 일면이 위기때 드러난 셈이다. 반면 한국을 본거지로 하고 있는 LCC는 에어아시아보다도 한국인을 알지 못한 항공사로 비난 받을 조짐이 보인다.
머지않아 에어서울이 한반도 하늘을 누비게 될 것이며 50인승 소형 비행기까지 등장한다. 수많은 LCC들이 춘추전국시대에서 살아남을 방법이 이번 폭설로 한 가지는 드러난 것 같다. 위기대응 및 고객의 마음을 공부하는 노력을 한국 LCC에 기대한다.
태국=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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