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제로에 기 융자 상환유예 거절··· 사각지대 업주는 폐업 고민 중
2020-04-26 22:59:41 , 수정 : 2020-04-27 01:13:26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말 뿐인 긴급 지원이라는 여행업자들의 볼멘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매일 같이 "산업의 정상화, 기업을 살린다"는 기조로 지원책을 발표하지만, 실상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여행사들이 예상보다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 대출 위주 기업 지원··· 사장은 생계 걱정

 

많은 여행사들이 긴급 보조금 지급이나 기 융자금 상환 유예 등의 실효성 있는 구제방안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사 대표는 "정부가 40조원 상당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계획을 밝혔지만, 대부분이 대출 형태의 지원 아닌가. 순수 지원금을 주더라도 고용을 유지해야한다고 하는데, 막상 지원금 액수보다 고용 유지비가 더 든다. 매출이 0원인 상황에서 지원금 얼마 받았다고 빚 내서 고용을 유지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수입이 전무하여 생활고에 시달리는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도 외면할 수 없다. 최근 지방 모 여행사 대표의 자살 사건 등에서도 볼 수 있듯, 현재 업주들을 지원하는 정책은 거의 없다. 노랑우산, 고용보험 등을 내고 있었던 사업주들은 코로나19바이러스 쇼크로 인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받아도 휴업, 휴직을 통한 고용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사업주가 내는 고용보험은 '폐업'을 해야 실업급여를 받거나 교육훈련비를 지원 받는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 여행사 사장은 "폐업만 하지 않았지, 사무실도 내놓고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있다. 해당 업종에서는 이미 휴직, 휴업 상태인데 정부의 융통성 있는 지원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다른 여행사 대표는 "실업수당, 청년수당 등 근로자에 대한 지원정책은 발표하면서도 정작 사장들에 대한 지원은 들을 수 없었다. 업체가 사라지면, 결국 근로자도 없어지는 거 아닌가.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근로자, 사업주 차별하지 않고 지원하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 기 융자 상환유예 절실 

 

특히 이미 3개월 여 수입이 전혀 없는 여행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여행업계는 기존에 받은 대출금을 상환할 여력 조차 없는 '백척간두' 같은 상황이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무부서로서 서울시관광협회 등에서 담당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융자는 코로나19바이러스(COVID) 확산으로 인한 타격과는 상관없이 상환해야 하는 것도 해당 업주들의 고민거리다. K여행사 대표는 "어떻게든 버텨보려는 상황이다. 폐업만 하지 않은 상황인데,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융자 상환 유예도 은행에서 거절당했다"며 정부의 유연한 지원을 요청했다. K여행사 대표 외에도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융자를 받은 업체들들이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융자 상환 유예를 원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 긴급 지원 취지 맞는 유연한 행정 필요

 

22일 접수를 마감한 '서울형 여행업 위기극복 프로젝트'는 신청마감일 기준으로 935개사만 지원하며 예상치를 크게 하회해, 1000곳 여행사에 500만 원씩을 지원하기로 한 골자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신청업체 중에도 시가 요구하는 서류를 다 제출하지 않은 업체도 있어서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28일 심사를 진행하면서 심사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업체를 제외하고 업체를 선정, 발표하고 추후 추가적인 공모 유무를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신청을 포기한 G여행사 대표는 "수입이 없어서 직원은 유급휴가를 주고, 난 콜센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경리 업무를 보는 직원도 그만둔 상황에서 해당 서류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소상공인증명원 등은 생전 처음 들어봤다"며 "수십여 개의 서류 준비와 사업계획서 작성이 '긴급 지원금'이라는 취지에 맞는 건지 서울시가 현명하게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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