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최근 항공사 이슈는 '오너리스크', '구조적 문제'인가
2018-07-20 12:35:39 , 수정 : 2018-07-20 12:40:25 | 김신철

[티티엘뉴스] 최근 벌어진 항공사 문제(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가루다항공)에 대해 여행업계에서 쉬쉬(?)하는것인지 아니면 자기반성의 부재인지, 의외로 조용하다는 것을 느낀다. 오직 이 문제는 그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만의 문제이며, 그들이 속해있는 여행업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빠진듯한 느낌이다.

이를 여행업계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는것이 아니라 강력한 미친 공룡과 홀로 싸우는 작고 힘없는 약자의 프레임만으로 지켜보니 참 안타까운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업계의 리더이신 분들과 업계의 똑똑한 선배들이 직접 나서, 이 문제들에 대해 밝히고 대응이 없는 것이 후배로써 너무나 안타깝다. 그러기에  몇가지 주제로 이러한 이슈를 고민 해봐야함을 토로해본다.

 


1. 최근 벌어진 문제는 '오너리스크'인가 아니면 '구조적 문제'인가


최근 벌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문제. 그리고 SK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검토한다는 기사 한줄 때문에 주가가 20% 정도 흔들릴 정도로 이 문제는 온전히 오너리스크로 프레임을 맞추어간다. 그런데 실제 이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가 오너리스크만으로 봐야 할 것인가? 조현아 부사장이 땅콩회항을 하고, 조현민 전무가 폭언을 하고 등등이 단순히 물 한 컵을 잘못 던진 부도덕한 오너의 문제인 것인가? 아시아나 승무원을 북조선의 기쁨조처럼 사랑해요 라고 시킨 개인적인 오너리스크에서 발단된 것인가? 사회가 발전을 한다는 건 그 구성원들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도덕, 양심, 제도, 법 등의 구조가 만들어진 사회를 말한다. 즉, 이 문제는 저 따위 사고방식을 가진 자들이 기업을 경영하게 하고, 이를 방지하거나 제지할 그 어떠한 제도적 구조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음을 증명하지 않는것인가?


2. 문제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달라져야 한다.
 

아무리생각을 해봐도, 이 문제는 “미친 공룡과 홀로 싸우는 작고 힘없는 약자”의 프레임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왜 항공업이 저따위로 독점적 위치를 가져야 하며, 왜 재벌이 한국사회에서 제왕적 지위를 누려야 하며, 그 자식들과 부인들은 왜 또 왕후나 공주님처럼 떠 받들여져야 하는 것인가?

왜 여행사들은 어찌됬던 항공사와 라인을 맺고, 줄을 대고 영업을 해야만 성공(?)이라는 단계로 가야하는것이며, 왜 랜드사들은 대형 여행사와의 라인을 맺고, 줄을 대고 영업을 해야만 성공(?)한다는 말인가? 여행업계의 절대 ‘갑'의 위치가 있던 항공사들은 블록과 요금이라는 2가지 양 칼을 쥐어 틀고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그 2가지 칼로 니들의 목숨줄을 끊어 놓을 수 있다라는 말도 않되는 상상속에서 말이다.


그리고 중갑 ‘갑’의 위치에 있는 대/중형 패키지 여행사들은 물량 몰아주기라는 방식으로 랜드들의 목숨줄을 쥐고 있다. 그 뿐만이겠는가?
현지에서 여행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이드'들은 또 어떤가? 여기에 '홈쇼핑'과 '소셜'등은 또 어떠한가?
홈쇼핑 광고를 위해 수천만의 돈은 항공사가 내는가? 여행사가 내는가?? 랜드들이 내는가? 도대체 왜 이런식의 업계구조를 가졌다는 말이냐?

 

여행업계의 팀장이라는 사람이 주요 업무가 항공사를 만나 블록을 받아오는 일이며, 랜드들을 불러 요금을 후려치는게 메인 잡이라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상품개발과 회사의 브랜드 따위는 업계 영업 팀장의 목표는 애당초 아니였다. 왜 이런 여행업 전반의 구조속에서 이 문제를 보지 않는것인지 아쉽다. 이러한 구조속에서 개인의 살아갈 수 잇는 방법이 과연 무엇이 있겟는가? 바로 그러니 여행사들은 끊임없이 항공사 세일즈를 접대하고, 그 수위는 더욱 공고해지는 것이 아닌가?


명절에 상품권 10만원짜리는 예의이고 우리 친하니 블록과 요금 지원으로 수천만을 벌게 해주었으니 상품권 100만원 정도쯤은 괜찮다는 자위..
그랬으니 나와 내 가족이 여행가는데 여행사들이 돈을 내주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 라고 생각하는 마인드. 여행사 직원이 휴가를 가는데, 여행사 직원이 관광청 팸투어를 가는데.. 왜 현지 랜드사 소장들이 공항까지 마중나와  패키지 여행사 직원들을 데리고 사라지는지? 도대체 상품 개발과 마케팅은 무슨 수로 하는 것인지? 이 불합리한 구조적인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3. 들어나지 않은 문제들 VS 법적인 문제들

현재 들어나는 문제는 크게 법적인 문제가 될 만한 '충분한 증거'와 '완벽한 사회의 공감'을 얻는 사건뿐이다. TV토론을 보면 대한항공의 갑질이 개인의 도덕적 잘못을 인정하지만, 사회적 법적인 구속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니까. 맞다. .
우리는 법치국가니까.

 

그런데 이렇게 드러난 문제들 말고, 감추어진 문제들은  드러나지 않은 문제들은 없는가? 왜 우리 모두는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는것인가?
이런 것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여행업계에 있어왔던 관례이니 당연한 것인가??

- 위 언급된 항공사를 이외에 지점장이 배임/횡령으로 사직을 한 사건들
- 여행사 내의 성추행, 성폭행 사건
- 여행사내의 팀장이 직원에게 폭행과 폭언
- 항공사가 여행사에게 폭행과 폭언
- 시즌마다 제공되는 명절 떡값은 왜 도대체 김영란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지
- 상품 개발없이 남의 상품을 복사해서 판매하는 거나
- 마케팅 지원이라는 명분하에 시행되고 있는 각종 지원들
- 노투어피로 힘들어하는 가이드들 등등등
 

사회적 약자인 개인은 항상 조직이라는 거대한 공룡에 부딪혀 홀로 힘들어해야만 하는것인가?

 


4.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워라벨을 판매하지만 워라벨이 없는 구조.

여행업은 '경험'과 '판타지'라는 무형의 물건을 판매하는 서비스업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워라벨이 맞는 삶, 그것이 여행업에 성장하고 발전하는 이유다. 하지만, 여행업에 있는 사람은 워라벨을 지키고 살고있으며..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최저임금과 노동시간을 지켜며 살아왔던가?
최근에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 출근시간만 있고 퇴근시간은 없는
- 휴가는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 회식은 많으나 소통은 없는 곳이 바로 이 업계아닌가?

 

옛 업계의 어른들은 이런 말을 했었다. '직원은 껌이다. 씹다 단물이 빠지면 버리면 되니까' 슬프지만 현실이었다. 여행업은 구조적으로 성수기/비수기가 극명했고, 사실 누구나 어느정도 일을 하면 업무파악이 쉽게 되는 일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실제로 여행업이 이따위인가??? 실제로는 역사/문화/사회/여행/사람/언어 등등의 매우 복잡한 것들을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윗 선은 리베이트와 접대로 라인을 맺어놓았고, 어차피 수익의 틀을 쥐고 잇으니… 굳이 상품개발과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것에 소홀히 했다.바로 이런 선배들의 업계의 문화가 고객의 니즈를 무시해온 나머지 지금 같은 여행업을 낳은 것은 아닐지?


5. 업계의 반성 목소리는 너무나 적어


최근 벌어진 사건들
- 대한항공 / 아시아나항공 / 가루다항공
- 가이드들의 파업 등등 이루 말할수 없이 많은, 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문제들
과연 이 사건들에 대해  왜 업계의 반성의 목소리는 없는것인가? 나는 KATA가 뭐하는 곳인지? 여행업협회가 무엇을 하는곳인지 모른다. 업계의 어르신이라고 하는 분들이 왜 이 문제들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자조적 목소리를 내지를 않는것인가? 이 와중에도 결국 갑질과, 불공정은 매우 은밀하게 진행중이다. 업계의 선배(항공사, 여행사, 랜드사, 관광청, 협희, 언론 등)이 업계의 비판과 반성이 절실할 때다.


6. 여행업 구조와 제도를 개혁해야

그럼 이 불합리한 구조는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가? 생태계는 자연스러워야 한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틀어막으면 않된다. 항공사가 절대갑의 위치에 잇었던 이유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였던가? 정권에서 돈을 벌라고 주어진 일종의 VIP 카드. 패키지 여행사들은 물량이라는 VIP카드를 가지고 랜드사를 쥐고있다. 공정하게 경쟁하면 모든 여행사와 랜드사가 행복해지는데 말이다. 사회적 강자과 약자가 서로 팽팽하게 맞서러면 약자는 서로 뭉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것이 두려워 삼성이 노조를 만들지 못하게 한 것 아닌가?

여행업에 노조가 있는 곳이 있는가? 여행업 자체도 “노조”가 있어야 한다. 여행업에 속한 일원이 문제를 느낀다면, 법적인 문제에 직면했다면 사회적 부조리에 부딪혔다면, 부당함을 당했다면, 공정함이 의심되면 함께 모여 싸울 조직이 필요하다.


7. 충분히 성공할 기회를 그리고 충분히 망할 기회를

 

사회는 공정한 룰이 있다면 성공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 만큼, 반대로 충분히 망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성공이 평등하다면, 실퍠도 평등해야한다.
즉 현재 크고 작은 업도 사회적으로 망해야할 충분한 사실이 있다면 잘 망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가루다항공 등등 잘못이 있다면 그 속에 일하는 직원의 보호도 중요하고, 그동안의 사회적 공헌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그 회사가 망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야한다. 바로 이런 것이 “잘 망하는 법”이며… 동시에 “또다른 새로운 새싹이 자라게 하는 토양”이 되는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꽃은 “노동을 통한 생산”이다.


8. 이번이 기회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슈들이 잠잠해지면..... 또 다른 이런 기회가 온다고 보는것인가? 지난 수십년간 있었던 갑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구조, 업계의 폐단은 또 다시 다른 모습으로 등장 할 것이다. 싹을 자를 수 없이. 더욱 은말하고 교묘하게. 하지만. 잘라도 잘라도 다시 자란다고.
'싹을 자르는일'에 소홀해서는 않되지 않겟는가? 이번이 어쩌면 가장 좋은 기회 일지도 모른다. 구조를 개혁하고, 스스로를 반성하고 달라질 마지막 기회!!

이 글을 보는 많은 업계분들은 자신의 자식들에게 "아빠, 엄마는 이런 더러운 구조속에서 잘 버티고 너희를 먹여살려왓다"라고 핑계를 댈수는 없지 않는가? 무슨 거창한 정의의식도 아니고, 노동의 투쟁도 아니고 그저 이 사회가 그저 이 업계가 조금은  더 공정했으면 한다.

공정하게 일하고, 열심히 노력한자가 성공하는 세상. 그래야 아이들한테 친구들과 잘 지내고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는가?

 

글 : 김신철 트래블포레스트 대표

정리 :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본 글은 티티엘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