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쌀쌀해지는 날씨, 간편하면서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취미생활로는 무엇이 있을까.
최근에는 꽃꽂이, 쿠킹클래스, 생활아트, 퀼트나 자수, 뜨개방, 가죽 공방 등 다양한 공방들이 유행이다. 원데이클래스나 정규 수업으로 배울 수도 있고 집에서 편하게 홈캉스를 즐기며 취미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 뜨개질은 겨울을 앞둔 요즘에 배우기 딱 좋은 취미로 패턴만 잘 익혀두면 들고 다니면서 카페나 여행 중 이동수단에서도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인천 연수2동 '푸른뜨개방'은 2000년 8월 28일에 오픈해 20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많은 이가 찾는 곳이다. 동네 주민들에게는 아지트 같은 곳이기도 하고 멀리 사는 이들에게는 뜨개질을 배우기 위해 찾아가는 곳인 이 뜨개방은 작지만, 취미생활을 배우면서 세상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기도 하다.
다른 곳에서는 별도의 강습료를 받거나 원데이클래스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푸른뜨개방'은 뜨개질용 실만 구입하면 입장료도 없고 강습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작품 한 개를 완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배울 수 있어 시간이 될 때나 필요할 때만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래서 '뜨개질'이라고 하면 사실 겨울 취미로 떠올릴 수 있지만, 사실 무더운 날씨에도 마 소재 등 가볍고 시원한 소재의 옷이나 가방을 뜨기도 한다. 올해에는 '베트남 가방'으로 알려진 라탄 가방 스타일의 코바늘뜨기가 유행하기도 했다.
여자친구를 위해 뜨개질을 배우러 왔다는 남학생부터 남자친구나 남편, 아이를 위해 뜨개질을 하고 싶다는 2030 직장인 여성들, 그리고 생활 소품이나 가족들의 옷을 뜨는 주부들이나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푸른뜨개방'을 찾는다.
요즘은 백화점이나 여행지에서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발견하면 직접 배워서 짜려고 하는 실속파 젊은이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생각보다 실값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정성이 들어가는 만큼 실은 질이 좋은 것으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이 뜨개질을 해온 사람들의 의견이다. 특히, 가방이나 가디건을 완성할 경우엔 안감을 덧대거나 모자에 털을 탈부착할 수 있게 주문을 넣어주기도 하고, 세탁 방법이나 보관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해줘서 구입한 것보다 품질이 좋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직접 짜서 입는 옷은 20년도 멀쩡하게 입는다고 한다.
만 18년 이상을 운영해온 '푸른뜨개방'의 홍영희 씨는 "어릴 때부터 뜨개질을 유난히 좋아했다. 나름대로 노하우까지 익히고 결혼 후 아이들도 다 키워 놓았는데 무얼 해볼까 고민하다가 영업을 시작했다. 수익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다"라고 전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 중, 나만의 슬로우 패션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주문제작도 가능하지만, 취미생활로 즐겨보고 올겨울에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한 코 한 코 떠서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로 준비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사진ⓒ 이민혜 기자
이민혜 기자 cpcat@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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