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사 대비 양민항은 저평가
양민항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양민항 기업 가치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장 항공사들의 기업가치를 보면 양민항이 얼마나 저평가돼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요 금융 선진국인 미국, 일본, 독일 주요 항공사들의 기업가치를 보면 양민항이 얼마나 작은 회사 인지 확인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받는 항공사는 미국의 델타항공(DL)이다. NYSE(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델타항공의 최신 주가는 36달러 정도로 한화 4만 원 정도다. 대한항공과 주가로는 1만 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시가총액(이하 시총)은 272억2000만 달러로 30조 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의 시총이 2조2000원임을 고려하면 델타항공이 대한항공의 10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델타항공 종업원 수는 8만5000명 수준이다. US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이 합병해 외형으로 가장 큰 항공사가 된 아메리칸항공그룹은 직원이 11만8500명에 시가총액은 190억1000만 달러(약 20조 원)에 달한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탈항공이 합병해 생긴 유나이티드콘티넨탈홀딩스(UCH) 시총은 152억 달러로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대비해서는 기업 가치가 낮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미국의 전통 LCC(저비용항공사)로 인정받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기업가치가 대형항공사들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 항공사의 시총은 226억5000만 달러로 델타항공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기업가치를 받고 있다.
일본 ANA(NH)는 약 10조, 일본항공(JL)은 약 12조8000억 원의 기업가치로 거래되고 있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독일항공(LH)은 독일증시에서 시총 6조3600억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절대적인 수치는 시가총액과 주가가 이야기해 주고 있지만 살펴보아야 할 점은 성장 잠재력과 저평가 수치다. 기업의 장부가치를 말해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과 기업의 수익성을 비교할 수 있는 PER(주가수익비율)을 보면 미래를 어느 정도 점칠 수 있다. PBR과 PER은 낮을수록 기업의 저평가 상태가 심화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 1분기 실적 기준으로 PBR은 1배 정도로 글로벌 항공사 대비 중 가장 낮다. 이는 과도한 주가하락으로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의미다. 미국 국적사들의 경우 델타항공은 최근 결산 기준으로 2.3배, 아메리칸항공은 4.35배 등 2~4배 수준의 PBR을 보여주고 있다. ANA와 일본항공 역시 PBR이 각각 1.23, 1.37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보다는 높다. 최근 유럽 테러 문제로 주가 하락이 깊었던 루프트한자가 1배 이하의 저평가를 받고 있을 뿐이다.
PER의 경우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이 평균 5~10배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실적 충격으로 인해 정확한 계산이 어려울 정도다. 확실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글로벌 항공사 대비 저평가되어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고, 이러한 낮은 주가는 양민항에게 오히려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어두운 터널 끝… 양민항 상승 채비 중
최악의 항공 업황을 지나고 있는 양민항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최악의 상황이 양민항에게는 향후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고, 그룹사 문제 등 당면한 해결과제는 결국 어떻게든 풀리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정체됐던 기업 실적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항공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3233억 원으로 깜짝 실적을 보였다. 2분기 실적도 어렵지 않게 2500억 원 수준을 넘나들 것으로 예측된다. 3분기 역시 성수기 호실적 영향으로 4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비수기 4분기 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추가하면 대한항공은 올해 총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0년 이후 대한항공이 연간 연결 영업 실적으로 1조 원을 달성한 적은 최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17년과 2018년에도 무난히 영업이익 1조 클럽을 수성할 것이라는 게 투자 업계의 관측이다.
툭하면 대규모 마이너스 분기실적을 내놓던 아시아나항공도 올해는 기대감이 크다. 1분기 587억 영업흑자를 달성했고 2분기 280억 원 수준의 아쉬운 실적이 예상되지만, 3분기에는 1000억 원의 높은 영업실적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연간 추정 실적은 2280억 원 수준으로 4년래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양민항의 투자지표도 대거 호전될 확률이 높아졌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며 암울한 모습을 보였지만 2014년에 3.32%, 지난해 7.65%에 이어 올해 9.15%의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는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1.7%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올해 4%까지는 오를 것으로 전망돼 긍정적이다.
양민항의 자회사인 LCC들의 선방도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성 향상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한다. 진에어의 경우 저비용항공사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장거리 포지셔닝에 성공하고 있고, 지난해 하와이에 이어 올해 호주 케언즈(Cairns) 노선까지 뛰어들며 LCC 중장거리 포지션을 선점하고 있다.
올해 10월 취항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서울의 경우 일본 주요 간선 노선과 동남아 노선 등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최악 이후의 기대감은 차트상으로도 기술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초 주당 2만2000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두 번 바닥을 치고 최근 급하게 올라 주당 3만 원대 회복에 성공하는 모습이고, 이후 3만5000원대를 뚫으면 큰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지점에 와 있다. 기술적으로 짝궁둥이 형태의 반등을 보이는데 이러한 형태의 주가 흐름은 향후 큰 주가 상승을 예시하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상승은 더욱 가파르다. 아시아나항공 주식은 연초 4500원까지 하락했다가 5000원까지 다시 올랐지만 이후 다시 급락했다. 하지만 7월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쌍끌이 매수가 들어오면서 주가가 단기간 30% 가까이 급등했다. 현재 주당 가격은 5600원으로 연중 최고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긍정적인 점은 기관들의 주도로 저가 매수세가 활발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외국인들도 주가 상승에 편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상당한 수준의 상승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대내외 악재와 그룹사 리스크가 상존해 있지만 양민항의 기업영속성과 극복 의지를 본다면, 충분히 현재보다는 높은 수준의 기업가치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TI
양재필 기자 ryanfeel@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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