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 조선시대 충무공 이순신, 근대에는 전복으로 유명세를 떨친 전남 완도가 이제는 우리나라 및 세계를 대표하는 해양 치유 도시로 거듭날 준비에 한창이다.
'해양 치유 산업'이라는 거대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신우철 완도군수가 있다. 해양생물 박사로 전남 수산기술사업소장과 전남 해양수산과학원장을 지냈던 그는 완도군의 100년 먹거리로 천혜의 해양 자원을 활용한 '해양 치유 산업'을 택했다.
▲신우철 완도군수가 10월26일 서울 주요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완도군 해양 치유 산업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양 치유'는 다소 생소한 슬로건이다. 신 군수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상당수가 해양 환경 보존의 의미로 '해양 치유'를 인식하고 있었다"며 "완도군이 추진하는 해양 치유 산업은 완도를 찾는 방문객이 완도의 청정 해양기후와 해수, 해풍, 해조류, 해산물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게 하는 데에 목적을 둔 해양·바이오·웰니스·관광 등의 융복합산업이다"라고 말했다.
신 군수는 일찌감치 완도를 해양 치유 산업의 대표 지역으로 눈여겨 봤다. 2014년 제37대 군수로 당선되면서부터는 해양 치유 산업의 청사진을 그렸고, 해양수산부 및 해양 치유 산업과 관련이 있을 법한 정부 관계 부처마다 청사진을 소개했다. 2017년 해수부 선도 지자체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돼, 현재(39대) 1조원의 사업비를 들이는 100년 먹거리 산업으로 '해양 치유 도시 구현'의 꿈을 실제화하고 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전남대학교 대학원 해양생물 박사로 2013년 전남 해양수산과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제37대부터 39대까지 완도군수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11월24일 공식 개관하는 완도 해양치유센터는 해양 치유 산업의 '청해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들게 한다. 신 군수는 "해양치유센터는 완도군 해양치유단지 마스터 플랜의 첫 번째 키"라고 소개했다. 해양치유 프로그램 운영 및 개발, 해양치유 전문인력 양성 및 치유자원 공급·관리, 지역주민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완도 해양치유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곳이라는 설명이다.
총 16개의 테라피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해양치유센터는 올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을 통해 체험자들에게 '해양 치유'의 의미를 알리면서 그들의 가감 없는 피드백을 통해 보완 단계를 거쳐 공식 개장 준비를 마쳤다.
해양치유센터 1층에 들어서면 폴딩 유리 너머 햇살에 반짝이는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아시아 최초로 친환경 해변 인증인 '국제 블루플래그'를 받을 정도로 산소 배출량이 도시의 5배 이상 발생하며, 모래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재질로 유명하다.
▲딸라소풀(위)에서 본 명사십리 해수욕장(아래)
이제 본격적으로 치유를 받아본다. 1층 딸라소풀에서는 프랑스 전통 해수 치유요법인 ‘딸라소 테라피’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받을 수 있다. 바다를 뜻하는 딸라소와 치유를 의미하는 테라피를 합쳐 만든 이 테라피는 해수가 구조적으로 체액과 유사성이 있어 면역력과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프랑스 라 보나르디에르 박사와 르네 퀸톤 박사 등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일반화 했다.
1층에서는 딸라소 테라피 외에도 완도의 특산물인 비파, 미역, 다시마, 톳의 추출물로 만든 청정 해조류를 이용한 '해조류 거품 테라피'와 '해수 미스트', '머드 테라피'를 받을 수 있다.
2층에서는 이용자 개인의 상태를 파악하여 맞춤형 테라피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해양 치유의 진수를 체험한다. 측정실에서 이용자의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하여 전문 테라피스트들이 해수풀과 해조류 머드랩핑, 바스테라피 등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테라피를 받은 후에 다시 측정한 결과치를 보며 한결 나아진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해양치유센터 외에도 완도에서 해양 치유를 받은 곳들은 많다. 청정 해변에서 맨발 노르딕워킹과 별빛을 바라보며 명상을 할 수 있고, 필라테스 및 다양한 스포츠·레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청산 해양치유공원(사진 ▲)에서는 해저지반 90% 이상이 맥반석으로 된 완도 해변이 주는 선물인 머드(Mud)를 바르며 피부상태를 개선하고 시각, 청각, 후각, 촉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테라피를 받을 수 있다. 또 서편제를 비롯한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 유명한 청산읍의 곳곳을 거닐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그곳에 있는 범바위(사진 ▲)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氣)가 세다는 곳으로 입소문을 탔다. 자석 성분이 있는 범바위 근처에 가면 나침반이 제각각으로 움직여 배가 근처에 갈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유명 정치인들을 종종 볼 수 있기도 한다"고 현지 주민은 귀띔했다.
770여 종의 난대수종이 있는 완도수목원에서는 피톤치드‧음이온을 듬뿍 받을 수 있다. 수목원 둘레길을 걸으며 순간순간 불어오는 해풍에 실린 피톤치드‧음이온을 맞는 상쾌함, 도심 생활에 찌든 이들에겐 더 없는 해양 치유의 장이다.
완도수목원은 국립 난대수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으로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전국 난대림 면적의 35%(3456ha)를 차지하는 완도는 지자체 중 가장 넓은 난대림을 보유하고 있다.
신 군수는 해양치유산업을 12개 읍·면으로 확산해 명실상부한 해양치유산업 대표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번 해양치유센터를 포함한 해양치유단지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완도군 자료 발췌
해양치유단지 조성에 대한 기대효과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완도군 3만 명 일자리 창출로 인구 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치유 목적으로 100만 명 방문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인근 지자체 연계 동반 성장, 4조2000억 원의 경제유발효과, 1천만 명 관광객 유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난제도 있다. 신 군수는 민간 투자 유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조 원 사업비 중에 민간투자 유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업계획에 들어있는 5성급 호텔·리조트, 레지던스, 골프테마파크 등에 대한 민간투자를 적극 유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 군수는 "해양 치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완도가 생긴 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전국 최적의 해양치유 지역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과거 장보고가 글로벌 해상 무역의 중심지로 완도를 역사에 남긴 것처럼, 신 군수 역시 꿈을 이룬다면, 완도를 세계적인 해양 치유 산업 중심지로 역사에 남긴 완도의 인물로 평가 받을 전망이다.
완도=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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