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ZOOM]뜨는 스페인 패키지 여행 (1)
[티티엘뉴스]스페인 패키지여행 시장과 개별·자유여행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대표되는 서유럽시장의 인기가 조금은 하락하는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스페인이 뜨고 있는 것인데, 아무래도 계절적인 요인이 크다.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는 겨울철에도 낮 기온이 15℃ 내외로 온화한 날씨, 그리고 서유럽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로 인해 관광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오랜 기간 이 땅을 지배해온 이슬람문화와 기독교문화가 공존한 이종교배의 문화를 가지고 있어 다른 유럽지역에 비해 다양한 문화유적들이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잘 아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타레가의 아름다운 기타연주로 대표되는 스페인의 기타음악은 스페인에 대한 로망을 더욱 크게 만든다. 스페인은 우리나라의 5배의 국토 크기를 가지고 있어 한나라 일주를 하기에 좋은 지역이다. 스페인 상품을 살펴보면 스페인 일주 상품, 여기에 포르투갈을 엮어 스페인·포르투갈 일주 상품, 모로코를 엮은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상품, 남부 프랑스를 엮은 스페인·포르투갈·남부 프랑스 상품, 중동계 항공사를 이용해 공항대기시간에 두바이 시티투어를 결합한 상품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않은 스페인 북부지역, 순례자의 길을 둘러보는 상품 등이 있는데 고객이 선택하는 대중화 된 것은 스페인을 한 번에 다 보는 상품들이다. 여기에 포르투갈과 모로코까지 엮어서 둘러보는 상품이 스페인 상품 초창기부터 인기가 있었던 상품이다.
유럽의 서쪽에 있어 상대적으로 긴 항공시간이 스페인 상품의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국적기의 직항노선은 대한항공의 마드리드 주3회가 전부다. 올해 4월 말에 대한항공에서 바르셀로나 주 3회 취항이 확정되어 직항노선의 양 날개를 달아 스페인관광이 더욱 편해질 전망이지만 아직까지 스페인행 대부분 항공은 외항사가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등으로 대표되는 중동계 항공사와 루프트한자, 핀에어, 러시아항공 등의 유럽계 항공사, 터키항공 등이 스페인을 취항하고 있다. 중동계 항공사는 9시간여 비행시간에 2~3시간의 대기, 혹은 두바이 시티투어 후에 7시간여 비행 등 총 16시간 비행으로 스페인에 간다. 유럽계 항공사는 11시간 정도의 비행시간에 2~3시간의 이원구간 비행 등 총 14시간 정도의 비행시간이 걸린다. 직항은 13시간 정도면 스페인에 도착한다.
패키지여행 상품의 구성으로 봤을 때는 일반적으로 유럽계 항공사가 출발 당일 밤 시간에 스페인에 도착해 1박을 하고 다음날부터 관광을 진행한다. 상대적으로 여행의 피로도가 감소된 상태에서 관광할 수 있어서 유리한 편이다. 그동안 저가 유럽 패키지여행 상품의 대명사로 알려진 터키·그리스 상품이 터키 지역의 테러, 이스탄불 축구장 테러, 터키주재 러시아대사 피살 사건 등 각종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여행 시장에서 완전히 맥을 못 추고 말았다. 이후 서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페인이 대체지역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패키지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물론 자유여행객의 움직임은 다른 것으로 분석이 되었으나 스페인이 그리스·터키의 대체재로 떠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꽃보다 할배’ 같은 방송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보이긴 하지만 실무자들의 이야기로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한항공의 바르셀로나 취항 영향은?
대한항공은 기존 주 3회 마드리드 직항에 이어 오는 4월 28일부터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을 주 3회(월·수·금요일) 본격 운항한다. 블록을 배정받았다고 알려진 패키지 여행사 3~4곳은 이미 바르셀로나 직항과 마드리드 직항편을 이용하는 남유럽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대한항공이 전세기를 통해 소위 ‘간’ 본 지역으로 연간 35만여 명의 수요가 뒷받침되면 충분히 탑승률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 바르셀로나 취항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스페인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기존 인천-마드리드 직항 노선에 이어 바르셀로나 직항이 생기면 그동안은 일정구성이 마드리드 인·아웃으로 편향되었지만, 바르셀로나 직항 노선이 생기면서 다양한 상품구성이 가능하다. 외항사 고객 수요를 흡수해 전체 스페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여기에 터키 테러와 불안한 국내정세로 인해 고전 중인 터키여행자 수요까지 넘어가 남유럽의 인기는 전년 대비 더욱 늘어날 거라고 전망하는 시각이 있다.
반면에 현지에서는 대한항공 바르셀로나 직항이 취항한다고 해도 그리 폭발적인 수요의 증가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기존 외항사들 일부가 2017년 상반기 한국출발 비행기의 기종을 기존보다 작은 것으로 기재 변경한 것을 들면서 “전체적인 볼륨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즉 기존 외항사의 수요를 대한항공에서 끌어오는 수준일 거라는 전망이다.
또한 일부 외항사들의 기재 변경으로 편당 한국출발 기준 30~50석 규모가 줄어드는데 외항사의 전체적인 로드율 조정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항공사의 수익률 증가를 위해서 로드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전략대로라면, 예전 같이 비행기에 빈자리가 있어 여유 있게 가는 일이 없어질 전망이다. 이미 일부 항공사를 제외하고는 서울 출발 항공기의 자리는 거의 만석으로 채워지고 있고 항공사는 패키지보다는 일반승객을 더 받겠다는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바르셀로나 노선 취항을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이미 2016년 바르셀로나 전세기를 두 차례 진행한 바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바르셀로나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역시 현재 장거리용 기재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으로 무리하게 바르셀로나 취항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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