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ZOOM]뜨는 스페인 패키지 여행 (2)
스페인 시장 1월 한 달 570팀?
가이드 수급문제 심각
2017-02-15 04:05:27 | 김종윤 기자

[ISSUE ZOOM]뜨는 스페인 패키지 여행 (2)


스페인 시장 1월 한 달 570팀?

 

 [티티엘뉴스] 최근 홈쇼핑 방송을 보면 매주 빠짐없이 나오는 상품이 바로 스페인 상품이다. 겨울철 시즌에는 여름철 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상품인 8일 상품이 대세인데 150만 원 내외의 스페인 8일 상품이 인기다. 여기에 터키항공을 이용한 130만 원대 상품까지도 출시됐다. 스페인에는 10개 내외의 현지 한인여행사들이 있는데 현지 여행사들이 물려드는 수요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12월만 해도 스페인 전체에서 500여 팀 이상을 받았는데 1월에도 스페인 방문 570팀을 받았다는 소문이다. 현지 여행사에 따르면 11월부터 매월 100팀 이상씩 받아 소화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2017년 5월에는 포르투갈 파티마의 성모 발현 100주년 기념으로 이미 3월 출발 성지순례팀만 30팀 이상 예약을 받았다고 한다. 겨울철이 스페인의 관광 비수기이긴 하지만 반대로 추운 날씨를 피해 스페인을 방문하는 한국패키지 시장은 반대로 성수기이다. 이런 추세는 현지에서 많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가이드 수급문제 심각

 

 먼저 현지 가이드의 수급문제가 크게 대두하고 있다. 스페인 패키지여행의 대부분은 스루가이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일정은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나머지 스페인 전 지역을 마드리드에서 나온 가이드가 커버한다. 적게는 3일부터 5일 정도까지 한사람의 가이드가 스페인 지역을 안내한다. 또 그라나다-바르셀로나 구간이나 발렌시아-바르셀로나 구간, 마드리드-바르셀로나 구간은 가이드 없이 이동해서 바르셀로나에서 1박 혹은 2박으로 관광행사를 진행한다. 바르셀로나는 1일 전일투어 혹은 반일투어로 이뤄진다.

 마드리드 가이드는 크게 2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스페인·포르투갈만 커버하는 가이드와 여기에 모로코까지 커버하는 가이드이다. 여기에는 비자 문제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학생비자 혹은 무비자로 체류하는 가이드의 경우 스페인-포트투갈까지만 커버가 가능하다. 그러나 모로코를 다녀오는 경우 최소 학생비자 혹은 거주자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바르셀로나 가이드는 1일 투어가 대세라 현지 거주자들이 많이 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스페인 지역을 인솔자 스루가이드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최근에 팀이 스페인에 몰리면서 가이드 스케줄이 꼬이는 경우가 자주 생기고 있다. 마드리드를 제외한 지역을 첫 번째 가이드가 하고 마드리드와 톨레도 지역은 두 번째 가이드가 하는 상황이다. 소위 가이드 돌려막기를 하는 것인데, 이것이 발생하는 원인은 주로 모로코를 가는 일정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앞서 언급한 것 같이 가이드의 비자 문제가 크다.       
바르셀로나 역시 팀이 몰리면서 현지 거주자가 준비 없이 가이드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현지 가이드 책임자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일단은 가이드가 없으니 이 사람이라도 내보내라’는 마드리드 사무소의 종용 아래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기자가 접촉해 본 현지 가이드들은 “더는 팀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하면서 “팀이 오는 것이 더 이상 반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부족한 가이드 수급문제가 이미 고질병이 되었는데 처리해야 할 팀이 더 늘어난다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가이드 수급 문제는 여행의 질적인 하락을 불러온다. 또한 스페인을 인솔하는 인솔자 역시 스페인 전역을 가이드가 진행하다 보니 경험이 적은 인솔자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겨울철에는 일이 없어 팀을 배정받지 못한 고참 인솔자가 나오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바쁜 시즌에는 상대적으로 금전적인 수익이 적은 스페인 지역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초보 인솔자들이 나와서 진행을 하는데, 이로 인해 고객의 불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업무 미숙으로 공항에서 버스를 찾지 못해 헤매거나 스페인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도 발생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가이드들이 쉬지 못하고 나온다는 것이다. 한 달 동안 많은 팀을 받다 보니 마드리드 가이드 같은 경우는 팀이 이동하는 시간 하루 정도를 빼고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그라나다에서 팀을 보내고 바로 마드리드로 이동하거나 리스본 등으로 이동해서 다음 팀을 받아 행사하는 것이 부지기수다. 성대결절, 피로누적 등으로 가이드의 질적 하락을 불러오고 피로누적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가이드가 도난을 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 바쁜 일정으로 사무실을 들르지 못해 투어비, 인두세 등을 사무실에 전달하지 못한 채 도난당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투어피를 가이드가 가지고 다니면서 결제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스페인이 잘 된다고 하니, 터키나 동남아지역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가이드도 대거 스페인으로 넘어왔다. 여기에 가이드의 업무미숙 문제가 나타난다. 스페인 특성상 스페인어를 잘해야 하는 데 스페인어를 잘하지 못 하는 가이드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이 종종 발생한다. 스페인에 관련된 역사나 지리 등은 공부해서 단기간에 가능하지만 어학적인 문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가이드가 없다 보니 어학적인 능력이 부족한 가이드들이 기본적인 회화 정도만 공부하고 나와서 가이드를 진행하다 보니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랜드사에서 스페인에 송금하는 투어피를 인솔자가 전달해주는 문제도 있다. 겉으로는 송금 수수료와 송금에 걸리는 시간을 이야기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자금 거래를 숨기려는 현지 여행사들의 꼼수도 숨어있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문제로 편법적인 송금은 근절해야 한다. 인솔자는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 유럽 현지에서 소매치기와 강도들의 표적이 됐다. 심심치 않게 도난과 강도를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