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관광벤처 포럼을 이끄는 윤지환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교수로서 벤처를 창업한 경험과 학계인사로서 한국의 관광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입니다.
■ 관광벤처 포럼을 설립한 목적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스타트업과 여행기업이 포럼을 통해 만나서 자연스럽게 상생하고 도와주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지만 회사를 창업했다. 5년 전 창업한 (주)다비오라는 관광벤처기업으로 다비오는 국내 최초 다국어 글로벌 커스텀 지도를 공급하는 회사다. 현재 각국 관광청·지방자치단체·출판사·여행 잡지 등과 제휴해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전략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내 직책이다. 교수 중 관광벤처기업에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다. 하다보니 관광벤처 기업들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 관광벤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관광 벤처가 생각보다 폭넓다. 보통 여행이나 숙박에 IT를 접목한 것이다. 창업경진 대회 같은 곳을 가면 벤처에 관련된 사람들이 구성된 심사위원을 한다. 그러나 관광벤처업체에 대해 심사를 하려면 관광업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사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관광업에 대해 이해가 없으면 어렵기도 하다. 관광벤처이긴 하지만 관광산업을 모르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뛰어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이디어는 신선하지만 여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일반인도 마찬가지로 여행과 관광을 잘 안다고 생각해서 여행벤처에 전문성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업종이나 마찬가지지만 깊이 들어가면 엄청난 전문성이 필요하다. 좋은 플랫폼만 만들었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상품을 공급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산업전반에 대한인식과 노하우 없이 쉽게만 생각하는 오류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새로운 사업에 대해 대기업도 하고 싶지만 잘 모르기도 하고 투자 금액의 문제도 관건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생존하지 못하고 2~3년 내 없어지는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봤다.
■ 스타트업의 생존가능, 즉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는 조직이다. 기업이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많은 스타트업의 시작이 아이디어가 좋으면 상을 받고 받은 상금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꾸려가는데 1-2년이 지나다보면 자금이 고갈된다. 요즘 대세가 플랫폼 비지니스인데 플랫폼은 광고비즈니스가 아니다. 플랫폼에 많은 광고를 넣으면 많이 느려지고 반대로 광고를 배제하면 이후 수익이 없다. 즉 아이디어는 있지만 수익모델이 전무하니 투자 단계에서 투자를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는 무료이다. 어디서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스타트업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데 수익에 대한 고민에서 대부분 막힌다. 예를 들어 가이드 투어를 하는 스타트업에서 매출이나 수익이 정체가 되니 결국 기존 여행사가 하는 모델로 가는 것을 보지 않았나. 수익이 안 나오니 기존 여행사의 모습으로 가는 것이다. 결국 수익성의 문제가 크다.
■ 관광스타트업이 정부 지원금에 목을 메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 지원은 어느정도가 적정한지?
보통 처음 상금으로 시작을 한다. 1-2년은 버티지만 정부지원금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또한 스타트업이 진행하는 정부 프로젝트는 초기단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내 회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페이퍼 워크가 많다. 정부지원금이나 프로젝트는 초기에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닌 것 같다.
■ 학계가 실무에서 가지는 한계가 있다. 이론과 실무가 가지는 괴리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모든 학계와 대학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이다. 특히 호텔관광학과는 실무적인 지식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많이 부각된다. 서울시내 4년제 관광학과 출신들이 호텔, 여행, 관광이 좋아 보이고 향유하는 것이 좋아 전공을 택하는 입장이다. 취업을 하게 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으로 변하기에 여기서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실제 서비스보다는 기획이나 마케팅 파트에서 일 하기를 원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다. 상품기획이나 전략기획쪽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현장 실무위주로 가르치면 학생들이 원하지 않고 서울의 4년제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실무, 현장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것은 딜레마다.
가능하면 현장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해왔다. 강의를 할 때 실무적인 내용을 많이 녹여서 한다. 그러면서 벤처 창업을 같이 진행하면서 차이나는 부분을 극복하고 있다. 또한 호텔관광업계의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취업 후 업계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업종으로도 많이 이동한다.
■ 현재 관광공사 등은 내국인의 국내 여행과 외국인의 국내 유입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해외여행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지 않나?
연간 2300만명이 출국하는 통계를 보면 해외 여행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정부의 입장은 한국을 외국에 마케팅하기 위한 것이다. 관광공사는 본연의 설립취지에 충실히 일하는 것이다. 반대로 아직까지도 내국인의 해외여행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다.
문제는 안전이다. 많은 해외여행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까지는 정부에서는 이것에 대해 많이 신경쓰지 못한다. 예전에 ‘해외여행 안전 플랫폼’ 작업을 하다가 중단된 적이 있다. 지도기반의 어플 인데 여기에 안전과 여행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해외여행시 자국인의 안전을 위해실시간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여행은 인간의 기본권이다. 욕구이기도 하고 나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서비스를 해야 한다.
■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간 경계가 소멸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관광산업이 나아갈 방향성은?
얼마전 4차 산업혁명과 관광에 관해 자문을 한 적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는 이번 선거 때 적극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결국 융복합을 새로운 용어로 포장한 것이다. 앞서서는 6차 산업이라는 용어도 있었다. 4차 산업은 처음에 다보스 포럼에서 나온 말인데 모든 용어가 4차산업으로 포장되고 있다. 새로운 것과 융복합 접목되는 것이 바로 바로 4차 산업의 핵심이다.
4차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를 볼 때 관광을 소비하는 입장과 제공하는 입장에서 봐야 한다. 1차 산업혁명 이전에는 가내수공업이 위주로 여가와 일이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장이 생기는 등 산업혁명 이후에는 일과 여가가 구분이 되었다. 그리고 과학기술이 발전되면서 여가와 일이 합쳐지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바로 디지털 노마드, 재택근무 등이 바로 그런 거다. 여가와 일이 어느 정도 일부 직업군에 따라 다르지만 합쳐진 경우가 많다.
4차 산업이후에는 과학기술의 발전, 자율주행카 등의 현실화가 되면 운전 하지 않고 이동하는 시간동안 여가로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엘론 머스크의 하이퍼 튜브 같은 것을 보면 비행기 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동에 소요되는 것이 줄어든다. 4차 산업이 완성되면 일보다는 여가가 늘어난다. 모든 사람이 일하지 않을 거라미래학자의 주장이 있다. 많은 사람이 일하는 것을 자동화로 구현하고 합리적으로 분배하면 많은 사람의 여가가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4차 산업으로 여가산업이 많은 발전을 할 거라고 예상한다.
트랜드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3-4년부터 트랜드에 대해 강의하는데 매년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사례들이 바뀌고 있고 바뀐 것들을 업데이트 하면서 계속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연구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계속 보면 과연 이런 것이 언제 될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4년전에 언급했던 이야기들이 현실화 되었다. 특히 엘런 머스크에 대해 인상적으로 생각하는데 그의 혁신적인 사업의 발전속도를 보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여가 관광등이 그다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전공자도 마찬가지고 과학기술을 도입을 해서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이 의외로 적다. 실제로 과학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상당히 적다. 구글 지도 같은 것도 여행의 혁신이다. 앱 등을 이용해서 여행에 접목한 것이 있다.
■ 2016년 기준 외래관광객 1724만 명, 내국인 출국자 2238만명을 기록한 한국관광의 성과와 문제점은?
양적 증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 생각할 것은 질적인 문제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것이 좋은 것이냐? 라는 질문이 생긴다. 정부는 숫자에 연연하는데 강남구의 예를 들어보면 여기에 많은 관광객을 버스에 태워 풀어놓으면 현지 거주자들이나 일하는 사람들이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을 좋아하겠냐는 것이다. 벽화마을도 마찬가지다. 적은 인원이 오더라도 소비가 크고 질좋은 상품을 향유하는 여행객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원치 않는다. 무조건 관광객수가 많이 온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고퀄리티 상품이 있어야 한다. 과거처럼 무조건 양으로만 승부하는 것은 이제는 아니다.
■ 관광공사 토론회에서 동북아 프리트래블존(Free Travel Zone) 구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동북아를 구성하고 있는 한중일 3개국 간 여행자유화지역을 만들자는 것이 주요내용인데 그것을 통해 외래관광객 3000만 명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동북이 프리 트래블 존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그동안 한중일 벨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이야기다. 매우 이상적이고 좋은 이야기다. 오히려 북한 여행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남북통일 이후에 관광산업의 역할이 이 부분이지 않을까 한다.
■ 국내 호텔의 경쟁력과 개선 방향
우리나라 호텔산업은 나라에 비해 규모가 작다. 우리나라 특급호텔들은 외국계 프랜차이즈가 들어왔다. 특히 지방은 서울 부산 제주 이외에는 괜찮은 호텔이 없는 실정이다. 규모가 작아서 경쟁력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자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체 브랜드의 성과가 전무하다. 브랜드는 있지만 내부는 달라진 것이 없다. 프랜차이즈로서의 가치가 없다. 외식산업에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간판만 단 것이 불과하다.
최근에는 오피스텔이 레지던스로 변경되면서 객실이 많이 공급되었다. 중저가 호텔이 부족한 상황이었다가 최근에 많이 늘면서 오히려 적자를 보게 되었다. 시장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객실공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을 바로 에어비앤비다. 호텔이나 레지던스 같이 구체적인 통계를 잡을 수 없는 객실이 갑자기 늘어났다. 에어비앤비와의 경쟁은 마치 실체가 없는 유령과 경쟁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전세계 객실공급 규모에서 상위권이다. 호텔업계가 모르는 경쟁자가 나와서 영업하는 것인데 기존 업자들은 법으로 막고 싶었다. 우버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 택시업계에서 막았지만 에어비앤비는 막을 수 없다.
중저가 호텔, 모텔의 소유주가 직접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형태라 실제 소유주들이 여기에 신경 안쓴다. 평창 올림픽 같은 메가이벤트를 진행 할 때 호텔아나 선수촌 짓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집이나 숙박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호텔운영자 입장에서는 에어비앤비는 생각지도 못한 경쟁자들이다. 기존 호텔사업자들에게는 감당이 안되고 있다.
그리고 호텔등급제에 대한 것이다. 등급제는 전근대적이다. 고객들이 평가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고객이 유니크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면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숙박업소들이 있는데 많은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평가하는 기준을 줄 수는 있지만 정부의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정부의 편리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등급제는 사실 소비자에게는 와 닿지 않는다. 체험 경험 부분은 점수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안전을 위해서 건축기준에 맞게 평가하는 것이 맞다. 서비스를 포함해서 평가해서 수치화 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싶다.
■ 국내 항공 산업에 대한 의견?
저가 항공사의 증가, 더불어 여행의 수요도 증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저가항공에 대한 안전에 대한 문제 요즘은 싸면 된다 라는 생각이 강하다. 소규모 항공사의 경우 운항편이 연착되면 나머지 운항편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원하는 시간에 돌아오기가 어렵다.
■ 한국인의 휴가문화 개선점?
작년에 여가문화 자문회의에 간적이 있다. 한국의 여가문화는 일본을 벤치마킹하였다. 일본이 여가를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하였다. 우리나라 여가 및 휴가 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교육계이다. 여가를 골고루 확산하고 싶지만 사람들이 7월말 8월초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교육 즉 모든 학원들이 이때 쉰다. 기업이나 다른데서는 휴가 일정이 조정가능하다 그러나 학원에서는 조정 불가. 입시에 목을 메는 상황에서 학원의 영향력이 크다. 부모가 조정이 가능해도 아이들을 놓아두고 다닐 수 없다. 교육계와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기업 휴가문화는 예전과 변경되었다. 이제는 학원문제가 크다. 이것은 매우 비공식적인 거다 이게 딜레마..., 그 누구도 해결 할 수없는 상황이다.
■ 정부주도의 관광정책의 허와 실?
민관에서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많이 창출되고 있다. 정부에서 할일은 자꾸만 틀을 만들어 육성을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도움만 주면 된다. 지원하고 나서 요구하는 서류들이 너무 많다.
▲ 관광벤처포럼 대표 윤지환 경희대 교수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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