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토마무는 애정 가득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골드카드로 겨울 낭만 만끽
2015-11-19 18:11:26 | 편성희 기자

겨울하면 눈이다. 함박눈 내리는 날엔 그냥 설레는 맘으로 뛰어놀고 싶다. 연인과의 로맨스 또는 가족의 애정확인은 눈이 주는 선물이다. 혼자서 소복이 눈 덮인 길을 걸으며 종교건축물을 보면, 인생을 돌아보는 숭고함마저 느낀다. 일본 홋카이도 토마무산은 이 3박자를 두루 갖췄다.

신치토세공항에서 한 시간 반여 남짓 셔틀버스로 이동하는 길은 고즈넉하다. 찻길 주변으로는 온통 눈으로 덮여있다. 수해 전 국민의 마음을 아련하게 한 <러브레터>의 설원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다. 유민이 출연한 일본영화 <신설국>을 본 사람이라면 더욱 연상하기 쉬울 듯하다.
  
 


▲더 타워 호텔은 36층의 초고층 호텔로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단조로운 풍경에 지루함을 느낄 찰나, 토마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 도착했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스키·스노보드 애호가라면 버킷리스트로 꼽는다. 일명 ‘샴페인 파우더’로 불리는 설질(雪質)은 리조트를 30년째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만들었다. 눈을 움켜쥐면 이내 부서지는 듯하다. 눈발에 덮인 옷을 손으로 툭툭 털어내면 옷은 언제 눈에 젖었냐는 듯 물기 하나 남아있지 않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총지배인 사토 다이스케 역시 “세계에서 스키장으로 유명한 지역을 답사해봤지만, 이곳만큼 눈이 좋은 곳은 없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공간도 넓다. 아니, 광활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해발 1239m, 970m의 토마무산 두 봉우리를 이용해 25개의 슬로프를 만들었다. 난이도도 다양해 상급자와 초급자 모두가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한가롭게 스키와 스노보드를 탄다. 체력이 달려서인지, 실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장난을 치고 싶어서인지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악동의 모습에도 그냥 여유로운 미소를 띨 뿐이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설원을 누비는 자유를 만끽한다.

산 중턱 평지에는 스노모빌과 래프팅 보트, 바나나보트가 눈발을 해치며 질주한다. 설피를 신고 등산하는 ‘화이트피크닉’도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서의 묘미다. 등산 도중에는 ‘라푸’라고 부르는 통나무집에 들른다. 차 한 잔과 불에 구운 마시멜로를 입에 넣으면 피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하산은 짜릿한 속도전이다. 눈썰매를 타고 인솔자가 이미 만들어 둔 썰매 길을 따라 거침없이 내려간다.

 

 


▲ 화이트피크닉 도중에는 통나무집에서 달콤한 마시멜로와 차 한잔으로 몸을 녹일 수 있다.


서로 이리저리 부딪히고 넘어지고 일으켜주면, 없는 정도 생기는 게 인간지사 아니던가. 마침 해도 저물어가고, 추위는 슬며시 방한복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다. 이제는 따뜻한 물에서 몸도 마음도 녹일 시간이다. 리조트에 있는 미나미나 비치는 전체 길이 약 80m, 가로 폭은 약 30m인 일본 최대 규모의 파도풀장이다. 수영장 가장자리에는 기포 욕탕(자쿠지)이 있어, 공기 거품에 몸을 맡기고 담소를 나누기에 좋다. 온천욕을 즐기고 싶으면 수영장 옆에 있는 노천탕(기린노유)을 이용하면 된다. 탕을 뿌옇게 뒤덮은 온천 증기사이로보이는 밤하늘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별이 가득하다. 노천탕을 남녀혼탕으로 만들지 않은 건 설계자의 계획된 의도인지 실수인지 헷갈린다.

밤이 깊었지만, 여전히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의 한 곳은 불야성이다. 얼음으로 만든 ‘아이스빌리지’의 조명이 어둠을 밝힌다. 아이스빌리지는 겨울에도 일부 기간에만 운영한다. 얼음건축물이 녹지 않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웬만큼 추위에 강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아이스빌리지 초입부에 있는 대여소에서 두툼한 방한 외투를 걸쳐야 활동하기 편하다.
  


▲ 아이스빌리지 칵테일바
 

아이스빌리지에는 투명한 얼음 잔에 오색영롱한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칵테일바, 이색 결혼식을 진행하는 아이스 채플, 스케이트장, 얼음 미끄럼틀 등이 있다. 칵테일 한잔 하고 채플에서 결혼식 체험 또는 기념식을 하는 커플에게 밤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질 법하다.

한편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예술가의 혼과 영성도 깃들여 있다. 물의 교회는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예술혼이 깃든 건축물이다. 숲과 물, 그 사이에 세운 십자가의 의미는 보는 이마다 각각 다르게 느껴질 터다. 잠시나마 인생을 회고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장소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가 궁금하다

Q. 한국에는 아직 생소한 감이 있다.
A. 한국인은 정보수집에 능하고 유행에 민감하다. 설질, 수질 좋고 분위기 연출하기에도 최적인 장소를 놓칠 리 없다. 지난해 겨울에만 2500명의 한국인이 리조트를 찾았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한국사무소 황명준 대리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예약률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Q. 스키·스노보드 장비를 갖고 일본까지 가기에는 너무 귀찮다.
A. 겨울 일상복만 챙겨오면 된다.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골드카드’라는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를 제공한다. 골드카드를 이용하면 모든 장비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골드카드 하나만 있으면 리조트의 모든 프로그램과 부대시설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 골드카드보다 혜택은 적지만 미나미나비치, 기린노유, 리프트권, 아이스빌리지, 눈썰매, 물의 교회 관람, 식사를 제공하는 스노우카드도 있다.

Q, 호시노리조트 토마무는 겨울에만 갈 수 있나.
A. 1년 내내 개관한다. 4월부터 11월까지는 골프, 산악자전거, 카누, 래프팅 등 계절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구름바다는 이 기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히다카, 토카치 산맥에 운해가 둘러싸일 때면, 마치 바다와 섬을 보는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산 정상부근에는 테라스가 있어 구름바다 위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Q. 호시노리조트 토마무에 가는 방법은.
A. 인천~신치토세(삿포로) 구간은 대한항공(KE)이 아침·저녁으로 1일 2회 운항한다. 진에어(LJ)와 티웨이항공(TW)은 매일 운항한다. 부산~신치토세 구간은 대한항공이 주 3회,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매일 운항한다. 인천~아사히카와 구간은 아시아나항공(OZ)이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신치토세공항에서 호시노토마무 리조트까지는 차량으로 약 한 시간 반, 아사히카와공항에서는 한 시간 40여 분 걸린다.
 

취재 협조=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한국사무소 (02-752-6262, www.tomamuresort.co.kr)

<일본 토마무=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