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좀비 ‘맘비’도 여행하고 싶어요
맘비 프로젝트, 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크라우드펀딩대회 최우수상
한수연 커넥터스 대표, "유모차 엄마 위한 도시 나들이 정보 제공한다"
2017-11-27 21:54:01 | 편성희 기자

최근 육아 커뮤니티에서 유행하고 있는 말이 ‘맘비’라고 합니다. 맘(Mom)과 좀비(Zombie)를 합친 신조어인데요. 육아에 지쳐 좀비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빗댄 맘비. 



▲KBS <고백부부> 메이킹 영상 캡처

 

 

엄마들은 종종 자신들의 이름을 잊어버린다고 해요. "ㅇㅇ엄마", "ㅇㅇ야" 등의 호칭에 익숙해진 거죠.


눈 떠있을 때나, 잠 자고 있을 때나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찰나, 엄마는 애간장이 녹아듭니다. 119보다 빠르고 5분 대기조보다 신속한 엄마. 하지만 당신의 자존감은 사라진지 오래네요.


우리 아기가 불편할까 싶어 아가 띠를 허리에 감고, 기저귀와 아기 옷 한 뭉텅이 구겨 넣은 배낭 메고, 한 손엔 유모차를 끌고, 다른 한 손엔 시장바구니를 들고 가는 엄마들이 이런 생각을 순간순간 하는 건 죄가 아니지 않은가요.
 

 
 

엄마도 자유롭게 휴가를 내고 싶어 해요. 탁 트인 바다도 보고 싶고, 상쾌한 오솔길도 거닐고 싶고, 우연히 눈에 들어온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어가서 책도 읽고 싶어요.


하지만 그게 쉬운가요. 상상의 나래만 펼칠 뿐 아가 생각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사람이 엄마인걸요. 유모차 끌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어가면 아이가 울어댈까봐 눈치 보고, 아기 기저귀 가느라 눈치 보고···,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라도 받을까봐 노심초사합니다.

 


엄마의 마음은 엄마들이 가장 잘 알겠죠.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습니다.

올해로 엄마 4년차인 한수연 커넥터스 대표. 육아박사는 아니지만, 도시계획과 정보통신 융합 전문가 박사 과정(수료 상태)을 밟아가는 그녀가 자신을 포함한 맘비들의 해방구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Q. 맘비 프로젝트 추진 배경이 궁금합니다.

한수연 대표: 엄마가 되니까 엄마들의 고충을 알겠더라고요. 나들이, 여행 등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제가 육아생활을 시작하다보니 라이프스타일이 사라졌어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했죠. 저와 제 심정을 공감하는 남편, 다른 엄마들의 중지를 모아서 시작한 게 맘비 프로젝트였어요. 어떻게 하면 엄마에게 생활의 만족을 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계속 하고 있어요.

 
▲커넥터스는 Connect Urban space, Connect Us 라는 의미를 담았다.
 
 
 
Q. 맘비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과제를 '유모차 도시 나들이' 정보공유 플랫폼 개발로 삼았는데요. 

프로젝트에 공감한 분들이 건축, 도시계획, 컴퓨터공학, 디자인 등의 전공 분야에 속해 있어요. 유모차를 끄는 엄마를 여인답게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어요. 그래서 비전도 '유모차 맘들이 살기 좋은 도시가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삼았죠.
 
 

Q. 앱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유모차를 끄는 엄마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카페, 박물관, 관광지, 식당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특히 유모차가 다니기 편한 길을 안내해주고, 유아 편의시설이 있는지 체크해줍니다. 엄마들이 두 눈 부릅뜨고 검색하는 이벤트, 할인 행사 정보도 제공합니다.  
 

Q. 앱 UI만 보면 일반 정보공유 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엄마를 위한 정보만 볼 수 있는 게 특징이에요. 엄마들이 정보를 쉽게 검색하는 블로그에서도 엄마를 위한 정보가 큐레이션 돼 있는 경우는 드물어요. 육아카페, 맘카페 등 네이버 카페에서 질문을 하고 답을 기다리는 형편이에요. 특히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는 정보 중에는 검증되지 않고 업데이트 되지 않은 과거의 정보가 많아요. 잘못된 정보로 헛걸음을 할 때면 스트레스가 더 쌓입니다. 우리는 이런 엄마들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해주려고 합니다.
 


"한 예로 쌈지길에 엘리베이터 있나요? 라는 질문에 "없어요"라는 답변이 주르륵 달려요. 그런데 실제로는 있어요. 잘못된 정보에 엄마들의 스트레스는 더 쌓입니다."
 

Q. 공감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 수상실적이 화려한데요.

2017년도 한국관광공사 우수사업선정, 서울시 보행약자용 공간정보 구축사업 수주, 문화체육관광부 제 5회 문화데이터 활용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K-startup 투자퍼레이드 1위 등에 올랐어요. 최근에 관광중소기업 모의크라우드펀딩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일반 모의투자자들로부터 격려와 응원을 많이 받았어요.
 

"한수연 대표의 아이디어는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린 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크라우드펀딩대회에서 226명의 전문/일반 모의투자자로부터 2억800여 만 원의 가상 후원을 받았다."
 
 

Q. 상용화를 위해 보완 계획이 있나요.

모의크라우드 펀딩대회에서 "맘비 앱은 엄마들의 정보 공유수단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경로 공유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유모차가 다니기 편한 경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다니기 편하다는 것이죠.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정보도 담아서 업그레이드 할 계획입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사용자 리뷰 중

*민*  -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서 불편했던 것들을 잘 정리해서 가이드해주시니 넘좋아요~^^ 더 많은 정보 부탁해용."

*연지* -

"유모차 가지고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IARA *** -

"유모차 끌고 가기 쉬운 곳을 간편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아요!!^^ 보행약자들 위한 더 다채로운 서비스 기대합니다."

 

 

"여행은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장점이 있어요. 장거리 여행을 하기 힘든 유모차맘에게 도시 나들이 정보는 꼭 필요하지 않을까요."

 

유모차 맘을 위한 어번 트래블 스타일을 맘비 프로젝트가 실현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중소기업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을 발전시켜 상시로 기업을 모집한다.
 

문의= www.tourventure.or.kr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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