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과 판매 흥행의 궁합은?
여행 방송 따라잡기 상품 분석
2018-02-21 14:50:17 | 권기정 기자

 

 

공중파 TV와 케이블 TV를 막론하고 여행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여행을 주제로 하지 않더라도 드라마의 해외로케 촬영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방송에 나온 지역은 지속적인 노출이 보장된다. 공중파에서 방송되었더라도 이후 케이블방송을 통해 꾸준하게 재방송되기에 그 파급효과는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의 폭발적인 여행사랑은 TV프로그램에서 이들의 구미에 맞는 여행프로그램을 제작하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해외관광지를 촬영한 방송은 휘발성이 강한 컨텐츠인 영상이라는 것이 지속적인 지역 노출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1. 여행프로그램의 선풍적인 인기

 

현재 여행을 주제로 방송되는 대표적 프로그램들이다.

 

1. 걸어서 세계 속으로 KBS

2. 세계테마기행 EBS

3. 배틀트립 KBS

4. 정글의 법칙 SBS

5. 원나잇푸드트립 OLIVE

6. 짠내투어 TvN

7. 싱글와이프 SBS

8. 윤식당 TvN

9. 영상앨범 산 KBS

10. 알뜰신잡 TvN

11. 한국기행 KBS

12. 신서유기 TvN

13. 뭉쳐야 뜬다 JTBC

 

이외에도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도시어부>, <삼시세끼>, <트래블 메이커> 등 수많은 여행관련 프로그램이 편성, 방송되기도 하였다.

 

 

TV 여행 프로그램의 강세는 여행업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작년 11월에 하나투어에서는 온라인 여행박람회를 통해 2017년 10개 여행 트렌드를 발표했다. 그중 첫 번째가 TV속 여행이다. 여행을 소재로 한 방송이 대세로 <뭉쳐야 뜬다>, <윤식당>, <오지의 마법사>, <배틀트립>의 배경이 된 여행지의 인기가 급증했다. 최대 해외출국자수를 기록한 2017년에는 국민의 절반이 해외여행을 가는 추세에 맞물려 국내외여행을 소재로 한 방송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에도 이런 국내외여행의 선풍적인 인기로 인해 ‘욜로’(YOLO)로 대변되는 가치소비, 혼자 가는 여행(혼행)이나 즉시 가는 여행(즉행)같은 여행단어들이 뜨고 있다. 특히 ‘가성비’에 이은 ‘가심비’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더욱 가치소비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짠내투어>가 생기기도 했다.

 

 

2. 방송에 나온 여행지는 인기를 끌었을까? 

 

 

1) 윤식당 2 –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페네리페 섬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tvN <윤식당 2> 4화가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 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15.2%, 최고 시청률 18.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윤식당 2>의 촬영지는 대서양에 위치한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가장 큰 섬인 테네리페 섬(Tenerife)이다. 카나리아제도는 모로코 앞에 있는 대서양의 군도로 매년 많은 유럽인들이 방문하는 휴양지역이다.

 

 

현재 스페인-페네리페 섬을 가는 상품은 거의 대부분 자유여행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에서는 스페인-포르투갈 상품에 페네리페 지역을 넣어 판매하고 있다. 페네리페 섬은 소수의 자유여행객이 가던 지역으로 한국에서는 주로 신혼여행으로 방문하는 지역이었다. 보통은 지중해에 있는 클럽으로 유명한 이비자 섬이 오히려 더 알려졌다.

 

 

 

 

a. 모객률은?

 

 

페네리페섬을 가기 위해서는 스페인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를 경유해서 브엘링, 라이언에어 등의 저가항공으로 들어가야 한다. 스페인 섬 여행 상품을 준비한 이오스여행사의 강다영 마케팅팀 대리에 따르면 테네리페, 그란 카나리아, 이비자, 마요르카 등의 섬을 들어가는 상품 문의는 방송의 영향으로 늘었으나 실제 모객은 여행기간, 먼거리 등의 영향으로 아직까지는 저조하다. 페네리페 상품을 판매하는 하나투어, 웹투어, 인터파크, 온라인투어 등의 해당 상품 담당자들 역시 비슷한 대답을 했다. 문의는 늘었으나 비용이나 거리, 일정상의 문제로 실제 떠나는 사람은 얼마 안 된다는 이야기다.

 

 

테네리페를 방문하는 스페인 패키지상품을 출시한 노랑풍선은 출시된 지 얼마 안되어 아직은 모객이 되지 않아 출발할 수 있는 날짜가 극히 한정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이 되면 모객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페인+페네리페 출시한 참좋은여행도 홈페이지 상에는 모객 상황이 ‘0’으로 나온 날짜가 대부분이다.

 

 

자유여행으로 스페인을 방문하면서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그라나다, 톨레도, 세비아 등 유명여행지 관광과 함께 한정된 일정 가운데 페네리페 섬을 둘러보려면 추가로 최소 2박3일 일정이 필요한데 시간이 자유로운 일부를 제외하고 직장인의 경우 일주일에서 최대 10일 남짓한 여행 일정 중 섬 하나를 보기 위해 2박3일을 빼기에는 일정상의 부담이 있다.

 

 

페네리페 섬으로 개별여행을 가려고 해도 항공(2회), 교통, 입장료, 호텔, 식사 등의 비용이 1인 기준 220만~250만원 전후로 소요된다. 2명이 가면 500만원 선의 비용이 들어 비슷한 비용이라면 다른 곳을 더 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b. 테네리페 섬의 호텔비용은?

 

 

연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답게 많은 호텔들과 에어비앤비 숙소들이 산재해있다. 3성급의 호텔은 1박당 5~9만원대이며 4~5성급의 숙소는 20만원~40만원 대로 다양하다. 에어비앤비 숙소들도 1박당 7~8만원 대부터 집 전체를 빌리는데 10만원 대 등으로 역시 다양하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소를 예약할 수 있어 휴양지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c. 총평

 

 

한국의 여행사들이 내놓은 패키지 여행프로그램을 보면 기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상품에 페넬리페 섬을 추가해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테레리페가 가진 휴양지의 특성상 상품 담당자들도 단독으로 가는 것을 권하지만 휴양 지역이라 생각보다는 즐길 관광부분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렌터카를 이용한 개별여행이 한국인들에게는 가장 적절한 여행으로 판단된다.

 

 

2) 짠내 투어 TvN와 배틀 트립 KBS

 

 

짠내투어는 일본, 홍콩, 방콕 등 주로 동남아 위주로 목적지를 정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일본, 동남아등의 목적지가 끝나면 유럽 등으로 목적지를 확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짠내투어>의 ‘가성비 甲 + 스몰 럭셔리’ 라는 콘셉트를 유지하며 저렴한 제작비를 고려한다면 유럽 지역의 촬영은 시청률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유 여행지인 홍콩, 일본, 동남아 등의 지역으로 가서 촬영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 구성작가들이 열심히 조사하고 이것을 방송으로 녹여낸 공로가 매우 크다. <짠내투어>가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어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막방 투어’로 대표되는 여행지의 가성비 좋은 맛집을 고르고 숙소를 소개해주는 실용적인 점이 짠돌이 김생민의 캐릭터와 같이 출연하는 게스트들과 잘 어울린다. 일본의 경우 올해는 방일한국방문객 800만 이상을 바라보는 상황이고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여행프로그램이 인기를 지속적으로 끌 것이다.

 

 

 

 

<배틀트립>도 두 군데의 여행지를 비교해서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짠내투어>와 일면 유사한 점이 없지 않으나 경쟁이라는 대결구도를 이용해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자유여행 콘셉트의 방송내용은 유사성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2명이 짝을 이루어 가는 것은 오히려 여성끼리의 여행이나 커플 여행에 도움을 주는 내용이 더 많다. 그리고 가까운 지역을 벗어나 멀리 중남미까지 촬영을 하는 등 방송 자체의 스케일이 훨씬 크다고 느껴진다.

 

 

 

 

총평

 

패키지여행의 영역이 아닌 개별자유여행의 영역에서는 <배틀트립>과 <짠내투어>가 매우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기존의 정통적인 여행프로그램인 <걸어서 세계속으로> <세계테마기행> 보다 가볍게 볼 수 있고, 실용적인 정보가 많이 소개되어 오히려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소확행’이나 ‘워라밸’ 등의 트렌드와 맞물려 보다 건강하고 건전한 여행문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