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의 화려한 재조명 ‘뭉쳐야 뜬다’
2018-02-28 14:48:11 | 권기정 기자

 

 

중장년의 전유물로 여겨진 패키지 여행이 여행 방송과 더불어 재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저가상품, 쇼핑강요, 힘든 여행의 상징처럼 되어있던 패키지 여행 상품이 홈쇼핑과 예능방송에 힘입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JTBC의 ‘뭉쳐야 뜬다’ 는 1년 넘게 방송되면서 시청률 4% 후반대 이상 꾸준하게 나오면서 여행업체 입장에서는 일일이 고객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방송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또한 패키지 여행상품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자유여행객의 대다수를 점유하고 있던 2030 여행객이 패키지 상품에 눈을 돌리면서 패키지 상품 판매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 하나투어에서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의 경우 전년 대비 33% 성장율을 기록했다고 밝히고 있다.

 

 

 

 

 

패키지의 오해를 불식시키다.

 

 

그동안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는 기준은 기존에 오프라인 매체인 신문광고에서 홈쇼핑 방송으로 변했고 여기에 온라인 시장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메신저의 활발한 이용도 중장년층의 여행상품 선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20-30대가 주류를 이루는 개별자유여행객의 증가세도 주목할 만하다.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패키지 여행사의 대부분의 모객실적은 홈쇼핑에서 나온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동남아 상품 은 보통 3-5000콜 정도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실제 전환율은 2%대로 매우 낮긴 하지만 홈쇼핑 상품이 끝난 다음에도 후반 모객에 힘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소규모 모임 등에서 여행상품을 정할 때 대표자가 상담을 받은 후에 카카오톡으로 상품 링크와 설명을 공유하는 경우도 많다. 즉 기존의 전화, 내방상담이 주류를 이루었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특히 모바일로 급속하게 모객방법이 변하고 있다.

 

 

작년 (2017년)에는 TV 예능 방송에서 자유 여행을 소개하는 ‘배틀트립’, 패키지여행을 함께 떠나는 ‘뭉쳐야 뜬다’, 인문학 여행을 소재로 한 ‘알쓸신잡’, 힐링 여행 ‘윤식당, ‘오지의 마법사,’ ‘효리네 민박’ 등 다양한 테마의 여행을 소개하며 여행에 관한 다양한 형태와 방법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행지 소개의 대부분이 ‘먹방’이 주류를 이루기는 하지만 여행의 특성상 관광지와 먹는 것이 중요하기에 ‘먹방’ 의 인기에 이어 ‘여행 방송’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해졌다. 특히 여행방송의 영향으로 방송의 배경이 된 여행지의 인기가 급증하는 등 여행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컸다.

 

 

여기에 JTBC에서 방송하는 ‘뭉쳐야 뜬다’ 는 패키지 여행을 테마로 하나투어에서 후원하는 예능방송이다. 김성주, 안정환, 김용만, 정형돈 등의 출연진과 매번 합류하는 연예인게스트 그리고 일반인 참여자까지 12명 내외의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화면에 보이지 않는 연출, 카메라맨, 조명, 오디오 등 스테프 까지 합치면 약 30여명 이상의 규모가 움직이는 작지 않은 규모이다. 하나투어가 이 모든 것을 제작 지원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결정이었지만 지금은 하나투어를 알리는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뭉쳐야뜬다’는 어느 면에서 보면 홈쇼핑보다 오히려 시청자가 신뢰하는 프로그램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실제 패키지 여행프로그램을 따라가는 일정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뭉쳐야뜬다의 성치경 CP는 “뭉쳐야 뜬다 와 같이 패키지 여행을 이용하는 예능이 없었고 멤버들의 합이 좋다” 라고 밝힌바 있다. 이어 “여행에 충실한 예능이라 시청자들이 좋아해 준다 ” 며 새로운 형태의 패키지 여행, 다양한 패키지 여행의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하였다.

 

 

또한 여행을 소개하는 TV홈쇼핑 채널은 쇼핑프로그램의 특성상 여행상품을 소개하는 쇼핑호스트(쇼호스트)는 해당 상품의 장점 만을 주로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소개하는 자료 화면 역시 1년 중 가장 멋진 시기의 화면을 주로 내보낸다. 물론 영상은 거짓이 아니다. 소비자들도 그것은 알고 있지만 한겨울에 가도 한여름의 푸르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이끌어낸다.

 

 

 

 

여행상품의 진화

 

 

뭉쳐야 뜬다는 하나투어에서 발표한 2017 10대 여행트랜드에 충실한 프로그램이다. 물론 뭉쳐야 뜬다가 먼저 방송되기는 했지만 ‘TV속 여행’이라는 콘셉트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물론 실제 패키지 여행과는 똑같지 않지만 패키지 여행을 콘셉트로 하는 여행상품은 많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시각변화의 효과를 주고 있다. 패키지여행에 대한 의식의 개선은 분명 크게 다가왔다. 여행검색 엔진 카약에 따르면, 한국인의 여행 결정과 예약에는 여행 관련 방송과 영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21~45세 성인 남녀 2100명을 대상으로 ‘2017 여행중독 지수’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로 어떤 상황에서 여행을 예약하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47%의 응답자가 ‘여행 방송 혹은 영상 시청 중’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또한 하나투어 내부적으로도 패키지여행을 콘셉트로 한 ‘뭉쳐야 뜬다’ 프로그램이 패키지여행 수요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상대적으로 자유여행 수요자들인 20, 30대의 패키지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추석연휴가 있었던 2017년 10월달에는 20, 30대 패키지여행 수요는 전년 대비 51.54%나 증가했다. 20, 30대는 2017년 3월(46.50%), 4월(33.70%), 5월(42.00%) 등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패키지여행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여행을 선호했던 젊은 층들의 패키지여행에 대한 인식변화를 엿볼 수 있는 수치들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전체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20, 30대 패키지여행이 전년 대비 증가율이 뚜렷하다"며 "2017년 봄부터 20, 30대 수요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볼 때 '뭉쳐야 뜬다'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 TV속 여행

여행을 소재로 한 방송이 대세로 ‘뭉쳐야 뜬다’, ‘윤식당’, ‘오지의 마법사’, ‘배틀트립’의 배경이 된 여행지의 인기가 급증했다.

2. 테마여행

맛집 탐방이나 레포츠 등 일상 속 취미와 연계한 여행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너의 이름은’, ‘고독한 미식가’ 등 인기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지를 이른바 ‘성지순례’하는 이색 테마상품도 화제가 됐다.

3. 셀럽투어

특정분야의 스타나 전문가와 함께하는 테마여행으로 하나투어의 경우 스타셰프 오세득, 최현석과 함께하는 식도락 여행, 이봉주 선수와 국제 마라톤 대회, 베드민턴 여행에 참가하는 여행 등 다양한 셀럽투어가 진행됐다.

4. 배낭 속 인문학

‘알쓸신잡’, ‘어쩌다어른’ 등 인문학과 여행을 접목시킨 교양 프로그램이 화두에 오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투어 등의 여행상품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5. 혼행

1인가구가 많아지며 혼밥, 혼술은 물론 혼자 가는 여행도 인기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1인 패키지 여행객은 최근 4년간 평균 45%씩 증가했고, 1인 항공권을 예매한 고객도 같은 기간 동안 평균 27%씩 증가했다.

6. 즉행

‘즉행’은 즉흥적으로 계획해 떠나는 여행을 뜻하는 신조어다. 즉행족은 출발일이 임박한 특가항공권이나 특가여행상품을 발견하면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날 준비가 돼 있다. 하나투어가 해외여행객 21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즉행족은 전체의 21.8%에 달했다.

7. 1% 여행지

프라이빗 아일랜드에서 휴양을 즐기거나 남극 빙하 탐험을 하는 등 1% 여행지를 골라 최대한 럭셔리하게 해외여행을 즐기는 ‘욜로족(YOLO)’이 증가했다.

8. 모녀여행

2030 여성들과 50대 여성들의 여행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엄마와 딸 단둘이 떠나는 모녀여행 붐이다. 온천, 단풍, 스파, 야경, 쇼핑 등 모녀가 함께 즐길 만한 여행 콘텐츠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9. 맞춤여행

맞춤여행은 여행상품의 구성요소를 여행객이 직접 선택하는 DIY(Do It Yourself)여행 서비스다.

10.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여행인프라는동남아, 일본 등 한층 다양한 대상들로 범위를 넓히게 되었고,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여행의 매력을 전하는 TV예능프로그램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한국은 국가별 관광 경쟁력 순위가 2년 전보다 10계단 오른 전세계 19위를 기록하는 등 인바운드 여행의 매력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홈쇼핑보다 낫다? 

 

 

하나투어가 2017년도 상반기(1월~6월)의 20대~30대의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의 전년대비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봄 시즌에는 전체 패키지 증가율보다도 더 높은 비중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방영되고 있는 패키지 여행 소재의 TV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패키지 여행의 장점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나투어 마케팅팀에 문의한 결과 ‘뭉쳐야 뜬다’ 상품이 동사 타 상품보다 유의미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분명 방송에 영향을 받았다. 하나투어 대리점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상담시 ‘뭉쳐야 뜬다’ 에 나온 상품을 이야기하면 상당수의 손님들이 이해한다 하고 밝혔다.

 

 

유럽지역을 전문으로 하는 해외 여행인솔자들도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을 동시에 밝혔는데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현지에서 하는 선택 관광을 방송에 노출하여 선택관광 설명이 수월했다는 점을 이야기 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음악회 같은 경우는 그동안 말로 설명하기에 부족한 측면이 많았는데 영상이 공개되면서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편해져 선택관광을 하는 고객의 비율이 늘었다고 하였다. 반면에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실제 패키지 투어에서 시간 문제로 외부만 보는 경우, 간단한 설명 후 자유시간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방송에서는 내부 입장과 자세한 설명을 해서 ‘우리는 왜 안해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 난감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곳이 체코의 성비투스 성당 등이었다. 보통 성당 내부 입장 후 설명하고 나오는데 ‘뭉쳐야 뜬다’ 에서는 일반 패키지에서 들어가지 않는 성당 뒷부분까지 들어가 설명을 해서 인솔자와 현지 가이드가 난감해 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홈쇼핑보다 제작비등은 많이 들지만 한번 만들어놓은 콘텐츠는 여러모로 파급력이 크다. 동유럽 - 오스트리아, 체코 등이 포함된 패키지 여행 진행시 전에는 인솔자들이 ‘꽃보다 누나’ 편을 많이 틀어주었지만 요즘은 ‘뭉쳐야 뜬다’를 단체가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틀어준다고 하였다. 보다 현실적인 측면과 실제로 패키지 여행과 같은 코스를 보여주기에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한다.

 

 

 

만연한 여행상품의 배끼기

 

현재(2018.1월기준)까지 1회 방콕 파타야부터 2회 중국 장가계, 3회 일본 규큐, 4회 스위스, 5회 베트남 하롱베이, 캄보디아 앙코르왓 6회 싱가포르 7회 라오스 8회 호주 9회 일본 홋카이도 10회 미국 하와이 11회 캐나다 12회 동유럽 13회 베트남 다낭 14회 일본 오사카 15회 대만 16회 국내 남해안 17회 아프리카(남아공, 짐바브웨) 가 방송되었다. 여행상품 자체가 한 회사의 독점 상품이 되지 않는 탓에 경쟁업체들이 많이 베끼고 있다.

 

‘뭉쳐야 뜬다 스위스’ 상품의 경우 일반적인 패키지여행 일정이 아닌 개별여행의 성향이 많이 반영된 일정이었다. 해당 지역 촬영을 협찬 해준 스위스 관광청이 노출하기 원했던 일정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융프라우로 대표되는 획일적인 스위스 일정이 아닌 스위스의 아름다운 곳곳이 많이 노출되었다. 방송 직후까지도 하나투어에서 해당 상품을 출시하지 못했는데 얼마 후 거의 비슷한 일정으로 참** 여행에서 해당 지역 상품을 출시하였다. 이런 경우가 상당히 비일비재하다. 포털사이트에서 ‘뭉쳐야뜬다’ 여행을 검색해 봐도 하나투어 대리점 뿐 만 아니라 모*투어 대리점에서도 해당 키워드를 가지고 광고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뭉쳐야 뜬다 여행상품은 하나투어에서도 중고가 상품에 해당된다. 클래식 혹은 품격상품에 해당하는 상품으로 유사 상품보다 가격이 비싸다. 저가 상품을 탈피하고자 중고가 상품으로 세팅하여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는 데 타업체에서 가격은 저렴하게 유사한 일정으로 출시하는 행위에 대해 대리점들에서도 볼멘소리들이 나온다. 하나투어 직원에 따르면 내부적으로도 상품을 베끼는 이런 상황에 대해 불만이 크다고 하였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는 말을 하면서 여행시장의 파이는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다 차려놓은 밥상에 공짜로 수저를 얹는 행위에 대해서는 매우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품의 베끼기 문제는 어제 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여행사에 기자가 직접 물어보았다. 하나투어가 아닌 다른 회사의 대리점에 가서 뭉쳐야 뜬다 상품 갈 수 있냐는 질문에 거의 비슷한 내용의 상품이 있다고 다른 여행사의 여행상품을 권했다.

 

 

 

 

하나투어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던 뭉쳐야 뜬다가 시청률 4% 후반대를 기록하면서 1년째 순항하고 있다. 본방 이외에도 재방송의 시청비율도 높게 나타났고 4명의 출연자와 연예인 게스트 그리고 일반인 출연자들이 나와 패키지 일정과 거의 비슷하게 진행해서 시청자들이 여행선택할 때 도움을 준 점은 분명 잘된 기획이다. 촬영 후 일반출연자들이 힘들었다는 후문이 들리는 것을 보면 한정된 시간동안 방송분량을 촬영해야 하는 부담감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잘 키운 방송 하나가 10개 홈쇼핑보다 효율이 높은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방송이면에 나타난 동종 업계의 베끼기 경쟁은 지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