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패키지 인솔자의 명암 (1)
매주말 홈쇼핑방송에서는 멋진 현지 영상으로 여행을 가고자 하는 고객을 유혹하는 여행상품 방송이 한창이다. 단기간의 동남아 상품에서 크루즈 일정이 포함된 10일 넘어가는 유럽여행까지 다양한 상품이 나오는데 10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비장의 무기는 고객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든다. 이런 추세와 맞물려 2군 여행사의 대부분의 패키지 고객들은 홈쇼핑 고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패키지 여행에서 홈쇼핑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금요일 늦은 밤 홈쇼핑 방송이 시작되자 인근 채널을 돌려본다. 거의 대부분의 채널에서 여행방송을 한다. 화려한 여행의 영상이 고객을 유혹하고 있고 쇼호스트의 멘트를 들으니 절로 여행이 가고 싶어질 정도다. 해당방송이 나가면 전화문의가 2-3000콜은 기본이라니 여행사들이 홈쇼핑에 목을 메는 이유가 다 있다. 그런 이유로 유럽패키지 시장은 거의 대부분 홈쇼핑 고객이다. 그러나 상담과정에는 여행사직원과 전화로 상담이 진행되고 여행이 시작되는 공항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은 여행사직원도 아니고 홈쇼핑직원도 아닌 바로 인솔자.
이슈 1. 인솔자는 4대보험 적용이 안되는 프리랜서 신분
특히 유럽패키지여행에서 인솔자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보통 인솔자라 불리는 국외여행인솔자(Tour Conductor, TC 이하 인솔자)는 여행의 출발부터 귀국까지의 모든 여정을 함께하는 책임자다. 여행지마다 현지가이드 혹은 한국인 가이드가 나오기는 하지만 나오지 않는 지역에서는 가이드의 역할까지 하는 말 그대로 북치고 장구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바로 인솔자다. 여행지에서 고객접점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솔자의 위치가 바로 비정규직 프리랜서다. 일부 대형여행사에서는 4대 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나 그것도 정규직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일용직 프리랜서 신분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 인솔자가 많은 것은 여행사의 수익과 비용구조에 기인한다.
매년 관광관련 졸업자와 여행업계 종사자가 취득하는 국외여행인솔자자격증의 규모는 4000명~ 5000명 내외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숫자는 6000명 내외로 추측되고 있다. 패키지 수요가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부분은 바로 유럽지역이다. 채용 방식에서는 대부분 여행사가 공채 혹은 프리랜서 형태의 상시 채용으로 필요에 따라 인솔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럽 지역 인솔자가 대부분이다. 지역적 특성상 일본의 경우는 쓰루가이드로 인솔자와 가이드의 역할을 같이 하고 있다.
이슈 2. 인솔자의 철새현상을 탓할 수만 있을까?
6월부터 시작되는 성수기를 앞두고 이미 각 여행사마다 알음알음 인솔자확보작업이 한창이다. 매년 특정여행사로 인솔자 쏠림현상이 발생하는데 패키지 인원송출규모와 대우에 따라 쏠림현상이 심화된다. 그 원인은 바로 인솔자의 신분 때문이다. 인솔자는 프리랜서다. 즉 행사별로 계약한다. 그렇다면 전속인솔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각 패키지 여행사마다 적게는 10명 내외부터 300여명까지 전속인솔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속이란 의미는 해당 여행사의 여행행사를 주로 진행한다는 의미지 문서적으로 강제한 계약의 의미는 약하다. 대형여행사 마저도 성수기에는 인솔자 부족현상으로 안정적으로 인솔업무를 하지만 비수기에는 여행수요가 줄어 전속인솔자 위주로 출장을 배정한다. 전속이란 의미는 해당 여행사 소속으로 비수기에 출장을 우선적으로 받는다는 의미가 강하다.
경력인솔자의 경우 대부분 여행사에 소속된 전속인솔자 신분을 갖고 있지만 조건 따라서 일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여행사에서 인솔자 관리에 골머리를 쓰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여행사와 인솔자 사이의 강제적인 구속장치가 없으니 관리하기가 힘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슈 3. 불만사항이 발생한 인솔자는 퇴출되나?
여행상 불만사항이 발생하는 경우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인솔자관련, 두 번째는 가이드 관련, 세 번째는 행사 수배관련이다. 첫 번째로 인솔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분은 초보 인솔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인솔 미숙과 일정표에 없는 일정을 만들어 거객에게 옵션을 파는 것, 쇼핑 강요 그리고 불친절 등이다. 초보 인솔자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인솔 미숙인 경우 처음시작하기에 열심히하고 최대한 고객에게 친절하게 한다. 정이 많은 한국고객들의 특성상 처음에는 불만을 제기하다가 10여일 간을 같이 지내다 보니 인간적으로 친해져서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노력하는 것이 안쓰럽다는 이유로 인솔미숙에 대한 불만이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 없는 일정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경우는 여행사에 대한 제제가 크다. 그러나 일부 경력 인솔자 사이에서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다. 쇼핑 강요 역시 인솔자의 수익이 옵션관광 수익일부, 쇼핑 커미션 등이 대부분이라 수익의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유럽여행 인솔자들은 직접적인 쇼핑 강요를 하지 않는다. 불만사항제기를 피하기 위해 간접광고의 화법을 많이 쓰는데 일부 인솔자와 현지 한국인 가이드를 대상으로 불만사항이 나오는 상황이다. 네 번째 인솔자와 가이드의 불친절은 대표적인 사항이 고객에게 핀잔을 주는듯한 말투다. 무안한 고객은 인솔자나 가이드에게 질문을 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크고 작은 불만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인솔자들은 상대적으로 손님들에게 저자세를 취하기 마련인데 일부 인솔자들은 오히려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해당 여행사에서는 크고 작은 불만사항이 발생한 인솔자에 대해 일정기간 출장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의 강경책을 쓰고 있지만 이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프리랜서 신분인 인솔자는 출장정지 기간 동안 인맥을 이용해 타여행사의 출장을 가거나 휴식시간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출장정지를 그리 무서워하지 않는다. 아니면 아예 다른 여행사로 옮겨버리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있어 강경책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여행사의 담당자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1-2회 정도의 출장정지가 고작이다. 신입인솔자의 경우에는 인맥이 없고 출장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 다른 여행사 출장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신입인솔자들에게 타격이 크다. 실제로 신입인솔자에게는 불만사항이 적다. 기존의 경력자들에게는 1-2회 출장정지 등의 징계는 크게 타격을 주지 않고 그동안의 누적된 피로를 회복하는 휴식의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다.
▲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사진은 본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편집부 ttlnews@tt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