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코로나19로 전례없는 시기가 이어지면서 여행 패턴이 확연히 달라졌지만 근거리 여행지와 잊혀있던 여행지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다.
부킹닷컴이 올여름 여행 패턴을 파악한 결과 지난 6월 1일에서 8월 31일까지 한국인들이 여행한 평균 거리는 전년 동기 대비 69%가량 감소했으며, 이는 63%가량 감소한 전 세계 평균 여행 거리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인 여행객들은 작년 여름 예약 한 건당 평균 2757km의 거리를 이동했으나, 올여름 평균 거리는 서울-부산 간 왕복 거리인 850km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 한국인 여행객들의 합산 여행 거리 중 국내 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9%에 달하며, 11%에 머물렀던 전년 동기 대비 수치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에는 한국인 여행객 중 단 12%만이 로드트립을 떠나고자 했으며, 캠핑 여행을 원하는 이들도 18%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고 붐비지 않는 곳에서의 여행이 꾸준히 화두인 가운데, 최근 소위 '언택트' 관광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한국인들은 아름다운 풍광이나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는 자연으로의 여행을 통해 한국의 매력을 재발견했다. 이에 따라 로드트립 및 캠핑 여행지의 인기 또한 급상승하며 여행 유형에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온 바 있다.
실제로 올여름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행한 여행지 리스트에는 강원도 홍천, 양양, 동해, 속초와 경기도 양평같이 해변이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여름 외곽지역들이 유난히 각광받긴 했지만,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기존의 국내여행 전통 강자들은 여전히 국내여행객들의 발길을 끌며 최다 예약(top booked) 여행지 리스트의 상위 순위를 지켰다.
서울은 올해 여름에도 최다 예약 여행지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도심 속 휴가가 인기였다. 또한, 제주 서귀포와 부산 등도 최다 예약 여행지 리스트에서 서울을 뒤따르며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임을 증명했다.
숙소 유형의 경우, 국내 여행객들은 전년 대비 펜션 등 홀리데이 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호텔은 그 뒤를 이어 올여름 국내 여행객 사이에서 가장 유행한 숙소 유형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와 같이 올해의 특수 상황으로 인해 여행 패턴이나 여행지 선택 양상은 대대적으로 변화했지만 여행에 대한 욕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이러한 여행 로망을 대개 멀리 있는 여행지에서 실현하곤 했지만, 올해는 가까운 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경향을 보였다.
2019년 말에 실시한 2020 여행 트렌드 조사에서 한국인 응답자들이 아름다운 해변(51%)과 북적이는 도시(60%)로 떠나는 여행을 꿈꾼다고 응답한대로 지난 여름 한국인 여행객들은 강원도의 해변을 가거나, 집과 가까운 도심에서 휴가를 보냈다.
아르얀 다이크(Arjan Dijk) 부킹닷컴 부사장 및 CMO는 “지금과 같은 전례 없는 시기에 사람들의 계획과 우선순위는 바뀌었을지언정, 이번 조사를 통해 사람들의 여행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2020년 여름은 여행지에서의 추억, 여행을 통해 끈끈해지는 관계와 행복한 순간 등, 여행에서 오는 행복은 거리에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히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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