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겨울은 크리스마스의 로맨틱한 데이트처럼 더 없이 가슴이 설렌다. 거리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저절로 따라 부르게 되는 흥겨운 캐럴, 손을 맞잡은 가족과 연인. 볼거리와 이벤트가 가득한 홍콩에서 또 하나의 축제가 시작된다.
홍콩은 일 년 내내 겨울을 준비한 것처럼 더 없이 화려하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보기 위해 일부러 홍콩으로 여행을 올 만큼 도시 곳곳에는 연말연시를 위한 각종 장식들로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인다. IFC, 랜드마크, 하버시티 쇼핑몰은 카메라에 담고 싶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을 벌써부터 선보이고 있다. 쇼핑몰과 거리의 작은 상점까지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준비하는 선물들로 가득하고, 호텔과 레스토랑에서는 특별한 메뉴가 넘쳐난다. 홍콩은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가 가득한 ‘홍콩겨울축제’로 한창이다. 축제 기간 동안 화려한 옷으로 변신한 홍콩에서 잠시 일상을 잊고 동화 속의 나라에 온 것처럼 소중한 기억을 만들어갈 수 있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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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홍콩의 신세계, 올드타운 센트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동·서양 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진 올드타운 센트럴에서 새로운 홍콩을 발견해보자. 지난 156년간의 영국식민시대가 시작된 장소다. 영국군은 1841년 올드타운 센트럴 지역을 시작으로 홍콩을 점령했으며 아편전쟁 후 청나라와 영국 사이에 체결한 난징조약(1842)으로 홍콩 섬은 영국 지배 하에 들어갔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이곳은 홍콩과 영국, 두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색깔을 가지게 됐다. 영국 식민 시대의 시작이었고 이젠 트렌드를 이끄는 곳, 오래된 맛 집과 힙한 브런치 레스토랑이 함께 공존한다. ‘할리우드로드’를 따라 걸으면 홍콩 엿보기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최근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올드타운 센트럴은. 여행 내내 머물러도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미식과 쇼핑, 패션, 갤러리, 역사의 현장들, 화려한 나이트 라이프까지 모든 것이 이 지역에 몰려 있다. ‘홍콩 속의 홍콩’ 센트럴이라는 이름 값을 하는 곳이다.
특히 홍콩 포팅거 스트리트의 계단은 역사적 의미가 깊다. 1841년 시작된 영국 식민시절에 홍콩 노동자들은 항구에서부터 이 계단을 통해 영국군 거주지였던 언덕 위로 무거운 짐을 날랐다. 최근 MBC 미니시리즈 <20세기 소년소녀>에서 ‘한예슬’의 계단 장면에 나온 이곳은 홍콩의 건축법으로 과거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2. 새로운 일몰명소, 하버시티터미널 데크 (2017년 10월 말 개장)
홍콩 여행 중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화려한 야경이다. 그중 침사추이에서 바라보는 홍콩 야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침사추이는 극단적인 다양함이 뒤섞여 존재하는 동네다. 현재의 화려함은 물론 옛 시절의 고즈넉함까지 동시에 갖췄다. 침사추이를 다니다 보면 1980~1990년대 영화 ‘영웅본색’ ‘화양연화’ ‘중경삼림’ 등 홍콩 르와르 영화에 등장했던 배우들을 스치듯 만날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될 정도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최근 들어섰다. 바로 오션 터미널 위치한 하버시티다. 지난 10월에 공개된 4층짜리 하버시티 터미널 데크는 홍콩 유일의 일몰 전망대로 빅토리아항을 향해 돌출한 데크 4층에서는 야경 뿐 아니라 일몰까지 볼 수 있다. 특히 270도 파노라마뷰는 어디서든 홍콩의 야경을 무료로 바라볼 수 있다.
3. 압도적 비주얼, 이색 볼거리 익청빌딩
익청빌딩 (출처-최병일 작가 명기)
홍콩에서 요즘 사진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곳 중 하나가 익청빌딩(益昌大廈·Yick Cheong bld)이다. 영화 <트랜스포머4>에 등장해 알려졌는데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밤낮으로 끊이지 않는다. 2015년에는 탄 링프레이(Tan Lingfrei)작가가 촬영한 익청빌딩 사진으로 실제 이용 중인 건물 분야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ㄷ자 모양의 큰 주상복합 건물로 1층과 지하는 상가이고, 그 위에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가 있다. 이제는 홍콩에서 보기 힘든 낡은 건물 외관과 좁게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지하철 아일랜드 라인을 타고 타이쿠(太古·Tai Koo)역에서 내려 B 출구로 나가면 된다. 올해 개봉된 ‘공각기동대-고스트 인더 쉘 2017’의 메이저가 모토코의 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 메이저의 뒤에도 익청빌딩이 있다. 최근 소위 '인생샷'을 위해 관광객이 몰려 촬영 시 주민들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 에티켓이 요구되는 곳이다.
4. 홍콩공원에서 힐링, 록차티하우스의 애프터눈티
고층 빌딩 사이에 오아시스처럼 자리한 공원이다. 2만4000여 평의 부지에 연못, 폭포, 카페테리아 등이 있어 도심 속 휴식처 노릇을 톡톡히 한다. 공원 안에 결혼등기소가 있어 갓 결혼한 신혼부부의 야외촬영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호수와 마천루를 함께 담아 사진을 찍으면 멋진 풍경이 연출된다.
록차티하우스는 홍콩 공원 안에 자리한 찻집이다. 60여 종 고급 중국차가 있으며 옛날식으로 차를 마실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매일 신선한 재료로 만든 전통 중국식 딤섬을 맛볼 수 있어 인기다. 육류가 들어가지 않은 채식 딤섬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차 중에서는 스와토 피닉스 우롱차(Swatow Phoenix Ooolong)가 인기 있다. 방문하기 전 예약은 필수다.
5. 이국적 해변에서 휴식, 리펄스베이
깎아지는 산비탈에 고급 빌라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줄지어 있고 초승달처럼 굽은 백사장은 깊은 에메랄드빛 바다를 품고 있는 곳이 있다. 주말이면 뜨거운 태양 아래서 일광욕을 하거나 시원한 바다에 몸을 맡기는 관광객과 젊은이들이 넘치는 곳. 모나코의 몬테카를로 비치 같지만 실은 홍콩의 리펄스베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센트럴역 A출구로 나와 익스체인지 스퀘어(Exchange square)에서 스탠리행 버스를 타고 도심을 지나 산속을 20분쯤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탁 트인 바다가 나타난다. 화려하고 분주한 센트럴을 벗어나자마자 등장하는 숲과 바다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버스 2층 좌석에 앉아 느끼는 스릴은 덤이다. 수평선이 보이는 바다와 해안을 바라보고 있는 고급 주택가, 골프장 등이 도심과는 180도 다른 풍경으로 ‘여기, 홍콩 맞아?’ 하는 의문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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