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따라 여행하는 신서유기 여정 ③ 사오정
‘사오정’이란 용어가 쓰리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정년도 갈수록 짧아지면서 나온, 시대상에 대한 자조적인 표현의 45세 정년, 사오정 인생 소리가 술잔을 기울이게 한다.
정정하게 백수(白壽)를 누릴 정도로 의학이 발전하고 있는데 45세 청년은 할 일이 줄어드는 시대다. 하지만 우울하게만 생각하지는 말자.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정리하면 새로운 인생의 문을 발견할 수도 있다.
동서양의 여행자들은 중국 시안(西安)에서 새로운 시대를 발견했다. 실크로드의 시작지인 시안은 고대 유럽으로 통하는 출발지였다. 유럽인 역시 시안을 통해 미지의 동양세계에 발을 들였다.
#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작
<장건, 출처=바이두>
시안 하면 장건이 떠오른다. 장건은 실크로드를 닦은 개척자로 통한다(사진: 장건 조각상). 장건도 본래부터 개척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게다. 초원, 사막, 광야에서 흉노의 군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보니 안전하고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루트를 발견했을 것이다. 조각으로 남아있는 장건의 눈을 바라보면, 개척자의 혼이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
시안에는 당나라 황실 원림인 화청지(华清池)가 있는데 현존하는 최대 규모의 정원이라고 한다. 고대부터 수려한 풍경과 양질의 지하온천수로 역대 제왕이 사랑한 곳이다. 이곳은 특히 당(唐) 현종(玄宗)과 양귀비가 사랑을 나눈 곳으로 유명하다. 흥경궁 공원도 현종과 양귀비의 정분이 묻어있는 장소다. 그들은 목단꽃을 사랑해 흥경궁 곁에 심어 놓았다고 한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흥경궁은 장안성 3대 궁전 중의 하나다. 꽃향기에 취해 애틋한 옛 연인을 추억할지도 모르겠다.
‘시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진시황릉 병마용갱(秦始皇陵兵馬俑坑)이다. 시안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약 40km떨어진 곳에 있는 병마용갱은 진시황의 지하궁전이다. 진시황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사람으로, 불멸의 생을 꿈꾸며 사후에 자신의 무덤을 지키게 하려는 목적으로 흙을 빚어 병사들을 만들었다. 세계 8대 불가사의에 등극할 만큼 거대하고 웅장하다. 이토록 불멸을 꿈꾸던 권세가도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었는지 진시황릉에 묻혔다. 병마용갱은 사후에 그를 지키지 못했다. 진시황의 이루지 못한 소원을 엿보는 시간, 인생의 끝을 다시금 의식하는 순간이다.
<팔로군의 항전 행보, 출처=위키피디아>
시안은 한국 독립운동사와도 관계가 있다. 중일전쟁, 우리로 말하면 항일독립운동 시기에 중국 독립운동을 벌인 팔로군의 주요 거점 중 한 곳이 시안이었다. 팔로군은 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이 많은 영향을 줬다는 얘기가 들린다. 먼 곳 시안에서도 대한민국을 알린 한국인의 이야기가 들린다.
당시 항일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팔로군서안변사소기념관(八路軍辨事處紀念館)에 가면 팔로군의 활동과 유적들을 볼 수 있다.
# 뭉친 피로를 푸는 마사지
'중국하면 마사지'라고들 한다. 한국보다 월등히 저렴한 가격으로 여독을 풀 수 있어서, 패키지나 자유여행이나 출국 전 반드시 들러야 할 코스가 됐다. 주로 패키지에서는 발마사지가 포함되고, 전신마사지는 추가요금을 더 내야 하는 식이다.
중국 한방에서는 발이 신체의 모든 기관과 통화는 관문이라 여긴다. 그래서 전신마사지는 발마사지부터 시작하는데, 발마사지로 30~40분을 보낸다. 발을 마사지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발에 이어 팔→다리→몸통→얼굴 등으로 마사지를 받는다. 고급 마사지 가게에서는 마사지가 끝나고 2시간 가량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현지인 상대 마사지 가게에선 발마사지 60분은 60원, 전신마사지 70분은 70원이다. 고급 마사지 가게는 전신마사지 90분에 108원 정도로, 옵션을 붙이면 추가요금이 더 발생한다.
[TtLnews 임주연 기자] hi_ijy@tt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