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500만 시대. 우리나라 전체 가구 가운데 네 집중 한 집은 구성원이 한명 뿐인 ‘싱글족’이다. 이처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혼자 삶을 즐기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 혼밥(혼자 먹는 밥)∙혼술(혼자 마시는 술)은 이미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이제 1인 생활문화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는 ‘나홀로 여행족’도 크게 늘면서 여행업계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에서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해외항공 예약 DB를 조사한 결과 혼자 항공권을 예약한 인원이 전년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여행객 중 무려 36%가 나홀로, 1인 여행객들로 이는 3명 중 1명꼴인 셈이다. 특히 명절은 가족 단위로 연휴를 즐기는 경우도 많지만 긴 연휴를 활용한 ‘나홀로 여행족’ 또한 많아지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기간 해외항공 예약자 중 36%가 나홀로 여행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 여행은 동행자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장점. 하지만 나홀로 여행은 항공, 숙소, 교통 등 A부터 Z까지 결정해야 할 것들이 태산인데다 모든 상황을 스스로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크고, 안전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최근 나홀로 여행 트렌드는 개별자유여행에서 가이드가 있고 함께 움직일 일행이 있어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패키지 여행, 세미 패키지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혼자 해외 패키지 여행을 예약한 여행객 수는 연평균 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근에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동행자들끼리 함께 여행을 떠나는 ‘테마여행’도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 받고 있다. 일본 도쿄 건담 투어부터 캐나다 알버타 렌터카 로드트립, 고양이 여행, 한도시 심화투어 등 색다른 테마여행을 통해 인맥 형성은 물론 관심 분야 정보 공유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인터파크투어에서 내놓은 테마여행 패키지 ‘먹go찍go’의 예약인원 별 비중을 보면 2014년까지는 2인 이상 예약 고객이 51%였으나 2015년에는 1인 예약 고객이 55%로 오히려 역전됐다.
그렇다면 나홀로 여행족이 사랑하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인터파크투어가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해외항공 예약DB를 분석한 결과 나홀로 여행족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는 일본 도쿄, 중국 상해, 일본 오사카, 홍콩, 영국 런던, 태국 방콕 순으로 집계됐다. 10위 권 내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비교적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단거리 지역이 대다수 자리매김했다.
상위 순위에 포함된 도쿄, 오사카, 홍콩, 방콕, 타이페이, 싱가포르 등의 도시를 보면 자유여행을 즐기는 나홀로 여행족들은 쇼핑이 편리하고,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는 여행지를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에 어렵거나 관광지간 거리가 먼 여행지는 나홀로 여행족들에게 패키지 상품과 자유일정이 포함된 세미 패키지 상품이 인기가 많다고 인터파크투어 측은 설명했다. 그 결과 지난 해 패키지 여행상품을 나홀로 예약한 고객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미주 지역이었으며, 뒤이어 유럽∙일본 순으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한편 나홀로 여행족이 매년 크게 증가하면서 여행사별 이들을 겨냥한 여행상품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인터파크투어는 다양한 테마의 ‘먹go찍go’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오는 2월 23일 출발하는 아이슬란드 6박 8일 상품(449만원)은 현재 방영 중인 ‘꽃보다 청춘’처럼 아이슬란드 핵심 지역을 아우르는 상품이다. 총 16명으로 구성되며 유명 여행작가 노바(박성빈)가 함께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감성 사진촬영법 등을 배우고, 아이슬란드 대표 온천 블루 라군, 거대 협곡 폭포 굴포스, 오로라 헌팅 투어 등 알찬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이외에도 ▲2월 10일 출발 ‘두바이 럭셔리 Vacation 3박 5일’(박성빈 멘토, 169만원) ▲3월 5일 출발 북해도 ‘설경을 담은 홋카이도 사진여행 3박 4일’ (박성빈 멘토, 125만원) ▲3월 25일 출발 ‘크로아티아 소도시를 찾아서 8박 10일’ (박성빈 멘토, 259만원) 등이 있다.
이런 테마형 상품은 일반적으로 전문 여행작가가 가이드로 동행하여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서 자유일정도 가능해, 진정한 ‘따로 또같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특히 혼자 방을 쓰는 나홀로 여행족의 경우 싱글 차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큰데 여행사에서는 고객이 원할 경우 비슷한 연령대인 동성 여행자와 한 방을 잡아줘 추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올해에는 큐슈 올레길&반딧불 축제, 고양이 애호가를 위한 히로시마 여행을 비롯해 패션, 스포츠, 서브컬쳐 등 좀 더 색다른 테마형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주연 기자 hi_ijy@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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